조성제씨는 자연생태환경을 기록하는 환경사진가다.

30여년 전, 아타 김을 비롯한 여러 명이 함께 했던 부산의 사진동아리에서 조성제씨를 처음 만났다.

그 후 흐르는 세월에 묻혀 소식이 끊겼는데, 10여년 전 환경사진가란 이름을 걸고 당당하게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탱하기 어려웠던 사진작업의 한계를 일찍 알아차려 한동안 사업에만 전념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을 갖춘 후 계명대 사진영상디자인과와 계명대학원 사진전공 석사과정을 거치는 등 사진에 전념해 왔다고 한다. 그 노력의 결과로 “습‘, ’주남판타지‘, ’람사르총회 특별전, ‘WHITE SPACE', 영국’AM갤러리 초대전’, ‘동서미술상 수상 기념전 등의 전시와 세 권의 사진집을 출판하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마음속에 간직한 사진의 열정을 다시 불태워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한 것이다.

그는 ‘봉암 갯벌’과 ‘주남저수지’에 이어 ‘우포늪’의 생태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어 왔다.

기록에 앞서 우리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알리는 파수꾼 역할도 톡톡히 해 온 것이다.

초창기 작업은 자연환경의 생태적 리얼리티를 기록했겠지만, 2006년도부터는 희뿌연 안개에 덮인 수묵화 같은 늪지 풍경을

촬영해 왔다. 안개로 가려진다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나 천년의 전설 속으로 회귀한다는 뜻도 있을게다.

그리고 이번에 보여 준 그의 작업은 대상의 기록에서 한걸음 나아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몽환적 전설 속으로 끌어들이는 독특한 맛이 있다.

사진 기법에 의해 우포늪의 이미지들은 흐릿하게 쓸려 나간다. 아득한 천년의 세월 속으로 다시 끌어들이기도, 점쳐지지 않는

미래로 이끌기도 한다. 그의 말처럼 늪은 가늠할 수 없는 가능성과 비밀을 내포한 곳이자 다양한 생명을 품은 곳이다.

그 베일에 가린 신비의 전설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천년의 전설 우포’ 사진전은 12월1일부터 31일까지 창원에 있는 송원갤러리(055-274-2066)에서 열리고 있다.

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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