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번 전시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주신 분들 작업실을 방문했다.

사진이나 책을 택배로 보낼 수도 있으나, 인사드릴 겸 찾아 나선 것이다.

사전 연락도 없이 ‘금보성아트센터’ 금보성관장 부터 찾아갔다.

마침 2층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하던 일손을 멈추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차 한 잔 하는 자리에서 내년부터 처음처럼 다시 시작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글작업만이 아니라 갤러리 운영 등 모든 면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금보성씨는 하루에 세 시간 정도만 자고, 모든 시간을 작업에만 몰두한단다.

수면 시간이 부족해 차만 타면 잠에 빠져들 정도로 바쁘게 살지만,

곳곳의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작가들 격려하는데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새해부터 금보성에 어떤 대변신이 일어날지 기대되었다.

 

그 다음 날은 과천에 있는 ‘진인진출판사’ 김태진대표를 만나러 갔다.

그 역시 사람이 방문한 것도 모른 채 일에 파 묻혀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가까운 식당부터 찾아갔다.

한 달 전에 따라가 본 적 있는 ‘풍경’이란 밥집인데, 유기농채소만 고집하는데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사무실에 다시 올라와 커피 한 잔하며, 내년에 출판할 인사동 사진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인사동을 찾아다니며 생각을 모울 작정이라고 했다.

나 역시 독자들이 관심가질 만한 책이 되도록 출판사 의향을 따를 것이며,

출판사에서 편집방향을 정하게 되면 재촬영하더라도 그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만들어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쓰레기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김태진씨 모친이 편찮아 마음고생이 심하단다.

그 날 '진인진출판사'에서 발행한 도시문화연구서 ‘서울 산책’과

‘경복궁옆 송현동 살리기’ 책 두 권도 선물 받았다.

 

새해에는 ‘금보성아트센터’와 ‘진인진출판사’에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2021.9.29

보름 동안의 전시를 언제 끝낼지 걱정했으나,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골목 담벼락에 내건 ‘노숙인, 길에서 살다’ 전시 현수막은

비와 ‘유목민’ 취객들이 흘린 막걸리로 노숙인 옷처럼 때가 묻고 얼룩져 버렸다.

 

'유목민' 골목 전시가 끝나면 당사자들도 볼 수 있는 서울역광장으로 옮겨 가야 할텐데,

세탁해도 탈색이 안 될지 모르겠다.

 

그대로 보관한다면 간접 고난의 잔재까지 남는 의미야 있겠지만,

그 현수막은 전시가 끝나면 당사자에게 돌려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찍힌 분들에게 사진을 뽑아 주긴 했으나 대개 구겨져 버렸거나 잊어버렸단다.

사진 한 장 보관할 곳 없는 그들의 처지를 감안하여 손수건처럼

주머니에 접어 넣을 수 있도록 현수막 사진을 잘라 주기로 한 것이다.

 

전시가 시작된 후 매일 같이 전시장 방문한 분들 모습을 기록했으나

술독에 빠져 사진을 정리해 올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페친 분들은 새로 만든 Naver의 ‘인사동 이야기‘ 블로그를 통해 그간의 소식을 알릴 수 있었으나,

’인사동 사람들’ 블로그가 Daum의 갑질로 정지된 걸 모르는 많은 분들은

오랫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아 신상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안부를 물어오는 분까지 있었다.

 

어쨌든 그간의 소식을 올리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쓰린 속을 부여안고

26일과 27일 이틀간의 사진이나마 정리해 올림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지난 26일은 ‘만종’을 기록하는 사진가 노은향, 이석준, 지은숙, 민성진씨를 비롯하여

이완교, 이정환, 성유나, 심보겸, 김헌수, 권해진, 최치권, 한선영씨등 많은 사진가들이 다녀갔으나

인사동을 돌아다니느라 뵙지 못한 분도 여럿 있었다.

 

연출가 기국서씨와 배우 정재진, 이명희씨 등 연극인들은 일찍부터 ‘유목민’ 골목을 장악했고,

발렌티노김, 한상진, 이태호, 최석태, 정비파, 박상희, 김도수, 변성진, 김기수, 박찬종, 편근희,

장의균씨등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그리고 가족으로는 조창호, 정주영, 김소현이 다녀갔다.

 

27일 문 닫기 직전에는 김태진씨와 아들 햇님이가 찾아왔다.

‘메밀란’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 날은 손녀 주려고 처음으로 인사동에서 풍선 피리와 반지 사탕도 샀다.

장난감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손녀 하랑이 재롱에 누적된 피로가 눈녹듯 녹아버리네.

 

자리를 만들어 준 '진인진출판사'대표 김태진씨에게 그 고마움을 전한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1일 개막된 정영신의 ‘장에 가자’ 사진전이 10일간의 일정을 잘 마무리했다.

 

그동안 전시를 하면 아는 분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거나 여러 통로로 알려왔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예전과 달라 별도의 초대를 하지 않았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때라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가 있어 페이스 북으로만 알렸다.

 

그래서인지 인사동과 관련된 오래된 지인들이 많이 빠졌다.

그러나 전시 작품을 보러 오거나 책을 구입하기 위해 들리는

순수한 수요층이 많았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성과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을 찾아주시거나,

책을 구입하는 등 성원해 주신 많은 페친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덕분에 ‘장에 가자’ 책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17일부터 전시가 마무리된 20일까지 방문한 분의 모습과 전시장 풍경이다.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전시장에 들린 분들을 모두 기록하려 했으나, 미처 빠트린 분도 많았다.

받은 것만큼 돌려 드린다는 다짐으로 꼼꼼히 챙겨왔으나 말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 17일은 사진을 찍기 위해 뒷걸음질 치다 턱에 걸려 뒤로 넘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넘어지며 오른 손으로 바닥을 짚었는데,

오른 손에 잡혀있던 카메라가 바닥에 부딪혀 렌즈가 망가져 버렸다.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몸은 별로 다치지 않았다.

카메라를 놓았다면 그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텐데, 욕심이 일을 키운 셈이다.

 

니콘AS센터에 갔더니, 단종된 카메라라 렌즈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혹시나 알 수 없어 카메라는 두고 왔으니, 이젠 사진도 찍을 수 없게 되었다.

정영신씨 카메라로 가끔 찍었지만, 총 잃은 병사에 다름아니다.

 

정오 무렵에는 ‘눈빛’의 이규상대표가 전시장을 방문하여

김남진관장과 함께 충무로 ‘뚝배기집’에서 미역국을 먹었다.

그 날 이규상씨로부터 듣게 된 따끈한 소식은 홍대부근에 개장한

‘예술산책’ 책방에다 고객을 위한 작은 갤러리를 만든단다.

그 곳에서 정영신의 ‘장에 가자’전을 다시 열자고 했다.

 

시나리오 작가 최건모씨는 불광서점에서 사인회를 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 것 저 것 가리지 않고 책 판매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작정이다.

 

그날은 짐 때문에 차를 끌고 나와, 온 종일 주차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충무로는 타 지역보다 주차비가 비싸 전시장을 지키고 싶어도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동자동으로 이동하여 빈자리에 차를 세우고 모처럼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컴퓨터 켜기가 무섭게 예술감독 안애경씨가 전시장에 들렸다는 연락이 왔다.

 

차를 두고 지하철로 달려갔는데, 인사도 나누기 전에 차 빼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안애경씨가 주차한 곳까지 태워 주었는데,

손님에게 굳은 일을 시키는 부담을 안기고 말았다.

 

다시 전시장으로 돌아오니 에니메이션감독 주흥수씨와 화가 유준씨가 전시장을 찾아왔다.

주감독과 만날 약속은 일찍부터 한 터라 저녁식사라도 함께 할 작정이었으나,

약속이 겹쳐 잔시장을 비울 수가 없었다.

 

뒤늦게 나타난 조준영교수와 저녁식사를 하러 갔으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차 때문에 술 한 잔 마실 수도 없었는데, 하루 종일 저 놈의 차가 내 발목을 잡았다.

 

전시기간 동안 동자동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 내가 없는 사이 다녀간 분도 많았다.

사진가로는 헤이리에서 ‘갤러리 움’을 운영하는 권홍, 이경희부부를 비롯하여

제이 안, 양시영, 윤성광씨가 다녀갔고, 화가 전인경씨와 전인미, 조경석, 심금숙, 심경애, 김인숙,

문금희, 박상문, 조한곤, 류순이, 강선준, 한동일, 김지욱, 이창수, 박성득, 이경애. 정진택,

박경애, 유현동, 한승훈, 김순남, 채재웅, 김욱수, 권병준, 조영기, 조용모, 정혜령씨 등

많은 분들이 전시장을 다녀갔더라.

 

그 이틀 날은 사진가 김수길씨와 이민씨를 전시장에서 만났는데,

김수길씨는 어디가 아팠는지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아마 이화마을 빨래줄 전시를 치르느라 힘들었던 모양이다.

 

늦은 시간에는 고향 후배인 사진가 하재은씨가 찾아왔다.

요즘은 페북에 통 보이질 않아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그 사이 목동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등 바쁜 일이 많았단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던 앱숀 프린트기도 처분했다고 한다.

 

하재은씨는 한 때 외국 시장을 주제로 작업을 했으나,

지금은 고향의 사계를 집중적으로 기록한다고 했다.

그 날 드론으로 공중 촬영된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고향인 영산의 가을이 그토록 아름다운 줄은 미처 몰랐다.

 

지난 19일은 공윤희씨와 최석우씨가 찾아 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최석우씨가 전시장 바로 옆에 있는 일식집으로 가자는데, 평생 일식집은 처음이라 망설여졌다.

유별나게 일본을 싫어해 그동안 일본여행은 물론 스시집 마저 철저하게 외면했지만,

손님의 배려를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음식 값이 비싸기는 해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정영신씨 말에

한 번도 데려가지 못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전시가 끝나는 20일은 정오 무렵에야 전시장에 나갔는데,

아들 조햇님과 ‘진인진출판사’의 김태진 대표가 와 있었다.

아마 정의당 동지로서 가까운 사이 같았다.

 

김태진씨는 ‘장에 가자’ 책 내용이 좋아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분에게

선물할 책을 여러 권 구입해 와서 서명을 받아 갔다.

많은 책을 구입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작품까지 한 점 사주었다.

인사치레만이 아니라 고향을 그립게 하는 정감도 한 몫 한 것 같았다.

 

이번 전시의 작품판매는 곽명우씨가 사간 작품에 이어 두 번째인데, 너무 고마웠다.

여지것 살아오며 많은 전시를 치러 왔으나, 손해 보는 줄 알면서도 치루는 병중의 큰 병이다.

경제적 손실보다 그 곳에 쏟아 붓는 공력 또한 여간 아니기 때문이다.

난, 전시를 열어준다고 해도 한사코 손사래를 쳐 왔으나, 정영신씨 경우는 달랐다.

어렵사리 책을 내준 출판사 사정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사진집으로 대중성을 갖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지만,

이 책은 따뜻한 이야기 거리가 담겨있어 대중성에 기대 걸만도 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사는 정이 그리운 때라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것 같았다.

 

출판사의 주도면밀한 접근으로 일단은 출판 몇 일만에

재판에 들어갈 정도로 잘 팔리는 책으로 낙점 되었다.

 어쩌면 이 전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뒤 이어 사진가 이동준씨와 강정효씨가 나타났는데,

제주에서 온 강정효씨는 다음에 전시할 작가였다.

남태영씨의 도움을 받아 작품 철수에 들어갔는데, 액자가 없으니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저녁에 전시를 끝낸 기념파티를 ‘뮤아트’ 김상현씨가 마련한다는데,

점염병이 기승을 부려 지인들을 마음 편히 초대할 수도 없었다.

 

아무튼, 전시를 추진한 김남진관장을 비롯하여

도움준 많은 분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사진: 정영신 / 글: 조문호

 

'장이 가자' 책을 소개한 신문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blog.daum.net/mun6144/5805

 

 

 

 

 

 

광화문 집회의 코로나 확산으로 다시 인사동에 찬바람이 일고 있다.

지루한 장마가 끝날 기미를 보이자 모처럼 인사동거리가 활기를 찾았으나 며칠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9일 오후 ‘진인진출판사‘ 김태진 대표와의 약속으로 인사동에 갔다.

인사동 거리부터 한 바퀴 돌았는데, 인파를 셀 수 있을 정도로 거리는 한산했다.

한산한 곳이 비단 인사동만은 아니지만, 보기 안쓰러웠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인사동 큰길가에 자리 잡은 매장들이 많이 바뀌었더라.

관광객을 상대로 판매하던 관광상품 매장이나 실타래과자 등 군것질 장사가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를 의류매장이나 악세사리 매장이 대체했다.

 

싸구려 중국산 관광 상품이 사라진 것은 반갑기 그지없었으나,

새로 생긴 매장들은 여성 고객들을 겨누어 고급화되어가는 추세였다.

아직 셔터를 내린 빈 점포도 많았으나, 머지않아 인사동 그림이 바뀌는 것은 불가피했다.

 

그렇지만 군데군데 오래된 노포들도 살아남아 있었다.

골동상, 탈방, 필방, 도예방 몇몇이 간신히 버텨, 그나마 인사동의 자존심을 지켰다.

또 하나의 변화라면 ‘통인가게’ 이층에 생긴 ‘태극당’을 비롯하여

금옥당, 수예당 등 대형 다과점이 생겨 난 것이다.

 

그리고 ‘통인가게’ 일층을 차지했던 실타래과자점이 대부분 사라지고

새롭게 단장한 미술품 매장들이 눈길을 끌었다.

 

쓸쓸한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는 유랑 악사들의 버스킹도 평소보다 많았고,

‘갤러리 이즈’ 일층에는 이용순씨의 사진전(25일까지)이 열렸다.

 

약속한 ‘사동집’으로 정영신씨와 함께 갔더니, 의외로 손님이 없었다.

텅 빈 식당을 지키던 노모 송점순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북적대던 평소와 달리 그토록 손님 없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렇지만 벽에 걸린 민병산선생의 글씨에 반가움을 금할 수 없었다.

 

김태진씨와의 미팅은 오래전부터 이야기되었던 인사동 사진집 출판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저녁식사로 만두전골을 시켰는데, 이전보다 맛이 없는 것 같았다.

역시 음식은 손님이 많아 제 때 제 때 소모되어야 맛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특별한 안은 없었으나 좋은 사진집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었다.

인사동 토박이들의 인터뷰로 내용을 다양화 하는 등

인사동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책을 만드는데 뜻을 모았다.

무엇보다 대중에게 팔릴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사진집이 나올 즈음에는 어떤 모습의 인사동으로 변할까?

사진으로나마 지난날을 오래오래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 글 / 조문호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승부수인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진행된 1년간의 정치과정을 분석한 정치 평론서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정치조국대전에서 21대 총선까지-가 출판되어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우고 있다.

 

진인진출판사(대표 김태진)’에서 펴낸 이광수교수의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정치북 콘서트가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4일 오후 4시 '광화문 센터포인트' 지하에서 열렸다

 

저자인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주 전공인 인도종교사는 물론이고,

사진 평론 및 정치 관련 저술 작업을 꾸준히 해 온 학자이며,
만원의 연대’ 운영위원장과 '5.18재단' 이사를 역임해 온 시민활동가다.

 

그동안 위기의 진보정당 무엇을 할 것인가-부산 지역 진보 정당 평당원 4인의 목소리’,

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 ‘현대 인도 저항 운동사’,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

정치관련 책을 꾸준히 펴 낸 바 있다.

 

그의 정치평론은 심층적이면서도 날카롭다.

시 내가 읽은 정치평론집은 이교수의정안정궤가 유일한데,

그 책으로 우리나라 정치판의 속성을 알게 된 것이다,

 

진보 인터넷 언론 레디앙이광호 대표의 진행으로 열린 이 날 북 콘서트에는

코로나로 주눅던 현실이지만, 의외로 많은 독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절반에 가까운 독자가 정의당과 관련 있는 분인 것 같았다.

 

출판사 김태진 대표를 비롯하여 진행을 맡은 이광호씨도 정의당 소속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정의당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그가 보는 정치는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장치였다.

현재의 장치로는 혁명은 물론 개혁조차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바탕 두고 있었다.

원칙이고 나발이고 이겨야 목적을 이룰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관심은 이교수가 정의당에 대해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었다.

다들 무엇이 어떻게 잘못 되었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한 관심보다,

애정 있는 쓴 소리인지, 애정 없는 쓴 소리인지가 궁금했다.

어느 독자의 질문에 딱 잘라 애정이 없다고 말한 것은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참담함에 뱉은 말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광수교수는 진보의 당위성과 정체성을 강조한 정의당이

현실정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나 역시 선악과 진리의 관점에서 현실 정치를 보았기에 정의당 정책을 지지한 것이 사실이다.

가끔은 이광수교수의 쓴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도 했지만,

달콤한 칭찬보다 쓴 소리가 약이기에 쉼 없이 올리는 SNS 평론을 빠짐없이 탐독한 것이다.

 

사실 실속 없이 입바른 소리나 하며 잘난 체 한다고 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능구렁이 담 넘어 가듯, 내색하지 않고 타협으로 잘못된 정치를 바꾸어 나가는 게 최선이 아니겠는가?

 

, 이광수교수를 교주로 부를 만큼 그의 말을 신뢰한다.

얼마나 정치인들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지, 예견하는 사안마다 적중했다.

점쟁이도 그런 점쟁이가 없었다. 마치 사전에 언질 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사안 같았다.

총선 결과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박지원의원을 중히 중용한다는 예견까지 적중했다.

윤석열을 피 말리며 질질 끌고 갈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속이 후련했다.

 

이 책은 조국대전에서 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숨 가쁜 정치일정을 분석한 정치평론서로

정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정치라는 게 더럽고 치사한 것이지만, 악마를 물리치려면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 정치판에 도사린 악마는 코로나19’에 버금가는 독종이다.

촛불혁명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기어 나와 조국대전이란 새로운 전쟁을 일으켰다.

이광수교수는 이 전쟁을 도발한 악마의 짓거리를 하나하나 까발리며 그 속셈을 말한다.

책에서 예측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수 없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악마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반응은 어떨지 까지 정확하게 예측한다.

 

그리고 악마를 퇴치하려면 그들의 연기에 절대 속지 말라고 당부한다.

악마의 흔적조차 없어질 때까지 싸우라며, 그 구체적인 방법을 상세히 일러준다.

향후 2년 간 펼쳐질 귀 막힌 정치 드라마를 예언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북 콘서트에서 정의당을 향한 일침도 가했다.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피켓이나 들고 거리에 나설 것이 아니라,

고개 숙이더라도 협력하여 성사시켜야 할 것 아니냐? 고 반문했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 조문호

 

 

 


이광수교수의 페북 대화창 ‘서울사진가와 소총수’에 술꾼들 모이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한국언론정보학회’의 세미나 토론자로 서울 올라가는 김에 술 한 잔하자는 것이다.

 

 

 


모처럼 반가운 자리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생겨버렸다.
전 날 저녁 동자동에 갔더니 방문 앞에 우편물 한 통이 꽂혀 있었다.
뜯어보니 용산구청에서 보낸 ‘복지대상자 자격 및 급여변동 안내문’이었는데,
자격중지(급여중지)라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격 중지될 이유가 없었다.

 

 


11일 작성된 공문으로, 이미 소명기간이 지나버렸다.
우편물이 왜 이리 늦게 왔는지도 모르겠고, 왜 중지되었는지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공무원들 퇴근 후라 확인해 볼 수도 없었다.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짤릴 것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혜택 받은 3년 동안 돈 걱정없이 잘 살았는데,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당장 내야 할 방세부터 걱정되었다.

 

 


난데없는 걱정에 밤을 꼬박 샌 후, 아침에 구청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다. 당하는 사람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중요한 일인데,
어떻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말할 수 있을까?

 

 

 

이유는 아들 햇님이 재산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들에게 들어보니, 결혼 후 방을 얻기 위해 처가에서 빌린 전세자금이 재산으로 둔갑된 것 같았다.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문제라 걱정은 덜었으나, 잠 안 자고 신경을 많이 쓴 탓에, 힘이 쫙 빠졌다.
스트레스 받아 그런지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어지럽기 까지 했다.

 

 

그대로 누워 있을 수가 없어 녹번동 정영신씨 집으로 찾아갔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인 비상약을 먹었다.
언제 아팠냐는 듯 멀쩡해져, 저녁 술 약속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8시 북창동 ‘행복전집’으로 김남진, 김문호, 김봉규, 김태진, 이규상, 정영신씨가 호출되었는데,

그 날이 신문사 당직인 김봉규씨만 못 나왔다.

 

 


김태진씨가 미리 예약해 둔 북창동 ‘행복전집’에 가보니 김문호씨가 먼저 와 있었다.
좀 있으니, 그리웠던 분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들 막걸리를 마셨지만 혼자 소주를 마셨는데, 이광수씨가 추천해 준 ‘진로’가 참 좋더라.
술병은 파리약병 처럼 못 생겼으나, 술이 순하고 부드러웠다.
그 날 모임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술 마실 일 밖에 없었다.

 

 


술독을 얼추 비웠으나, 그냥 헤어질 수 없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노래방이 최고가 아니던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노래방으로 따라 갔는데, 다들 잘 부르더라.

 

 

 

이광수씨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불렀는데,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
어디서 그토록 시원하게 욕 할 수 있겠는가? “이 씨발넘들아~”
듣는 내가 다 속이 후련했다.

 

 


나도 한 곡 뽑기는 했지만, 이제 끝난 것 같았다. 젠장~ 소리가 나야지...
분명 봄날은 갔고, 노래라기보다 지랄발광에 가까웠다.
그러나 윤석렬로 받은 스트레스까지 모두 풀었다.
교주님께서 다음엔 부산에서 한 판 벌이자지만, 어디엔들 못 갈소냐?

 

 


기차 시간을 넘긴 이광수씨만 여관에 들어가고, 다들 뿔뿔이 헤어졌으나 자정이 넘어 택시가 없었다.
시청 앞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선동하는 앰프 소리만 요란스러웠다.
대형 전광판에는 목사란 자가 ‘문재인을 구속시켜야 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전광판 대 여섯 개가 나란히 들어선 걸 보니 광화문광장까지 연결된 것 같았다.
택시 잡으러 광화문까지 가보니, ‘구국철야기도회’란 이름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 다들 담요 같은 걸 뒤집어쓰고 구호를 외쳤다.

 

 


무슨 찬양가 인지도 모를 신나는 곡도 있었다.
술이 취해 엉덩이춤을 추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나만 미친 것이 아니라 다들 미쳐가고 있었다.

"할렐루야~"

글 / 조문호

 

 

 

 

 

 

 

 

 

 

 

 

 

 

 

 

 

 

 

 

 

 

 

 

 

 

 

 

 

 

 

 

 

 

 

 

 

 

 

 

 

 

 

 

 

 

 

 

 

 

 

 

 

 

 

 

 

 

 

 

 

 

 

 

 

 

 

 

 

 

 

 

 

 

 

 

 

 

 

 

 

 

 

 

 

 

 

 

 





몇 일전 정영신씨로 부터 인사동 사진집 출판에 대한 제안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출판사 ’ZININZIN’ 김태진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는데,
김태진씨는 이광수교수 강의 때 한 두 차례 만난 적도 있지만,
정의당원인데다 페친 중의 한 분이라 관심 두고 지켜 본 분이다.




얼마 전 페북에 인사동 사진집을 년 말까지 출판해야겠다는 생각을 밝힌 적은 있지만,

어떻게 절묘하게 출판 제안이 맞아 떨어졌는지 궁금했는데, 아마 이광수교수의 입김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지난 3일 오후6시경 정영신씨를 만나, 김태진씨와 약속했다는 인사동 ‘툇마루’로 갔다.
귀가 어두운데다 말이 어눌해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 정영신씨에게 모든 걸 위임한다고 했으나,

처음 상의하는 자리라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안경까지 깨져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진데, 자리만 지키는 로봇 신세였다.




안국역에서 인사동으로 들어가는 벽치기 골목은 한적했고,
‘조금’ 앞에서는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들이 기념사진 찍느라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인사동 박람회가 끝난 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아 청사초롱이 훤하게 불 밝혔는데,
오늘 만나기로 약속한 김태진씨가 바로 옆에 지나가고 있었다.




‘툇마루’에서 된장비빔밥에다 막걸리와 빈대떡을 시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나,

대화 내용을 대충 짐작만 할 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꾸어다놓은 보리자루처럼 밥그릇만 비웠다.




 김태진씨와 오래전에 명함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인사동 사람들’ 블로그에 올라오는
‘인사동이야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고 했다.
아마 인사동 이야기 출판에 관한 전체적인 가닥은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진인진’은 그동안 고고학이나 미술사학 등 학술지출판이나 학술정보DB개발에 주력해 온 출판사지만,

이번에 사회문화 방향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작업 중인 책은 역학에 관한 만화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 만들 책이 인사동 사진집이라 한다.




시끄러운 식당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울 것 같아 찻집으로 옮기기로 했는데,

김태진씨가 너무 맛있게 식사를 하셨다.
옆에 있는 사람이 군침이 돌 정도로 드셨는데, 큰 복 하나 타고난 것 같았다.
한 조각남은 빈대떡까지 싸 가지고 찻집 ‘수요일’로 자리를 옮겼다.




책 내용은 내가 먼저 정리할 일이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출판계약서를 전달 받는 등 가닥만 잡았다.
아무래도 작가 입장에서는 작품 위주로 책을 만들고 싶겠지만, 출판사는 팔리는 책으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여지 것 책을 만들 때는 일체 간섭하지 않고 출판사에 위임해 왔다.
아무리 좋은 책도 독자가 외면하면 쓰레기에 불과 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작가의 의향을 존중해 그런지 별 말씀이 없었다.
원고를 정리하는 중에 여러 가지 조언을 줄 것으로 여겨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삼개월 가까이 인사동 작업에만 주력해야 할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삭막해지는 인사동 풍류를 어떻게 보존할 것이며, 인사동다운 환경이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 할 작정이다.
아무쪼록 인사동의 정체성이 정립될 수 있는 좋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라며, 내년 초에 선보이게 될 인사동 사진집을 기대하시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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