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물 안 개구리였다.

아는 체 하는 꼰대 짓을 곧 잘 하지만,

홍대 가까이 ‘경의선 책거리’가 있는 것도 몰랐다.

그것도 만들어진지가 4년이 되었다는데....

 

 2016년 10월, 마포구에서 조성해 놓은 '경의선 책거리'는 책 테마 거리였다.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부터 와우교까지 약 250m 거리에

마치 기차 객실처럼 만들어진 책방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이젠 기차역이 아닌, 산책로와 책거리로 살아났지만,

옛 느낌을 그대로 살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그지 그만 이었다.

역 모양의 플랫폼도 있고, 다양한 조형물이 볼거리를 더했다.

 

책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산책 코스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눈빛출판사‘ 전용 북 스토어 '예술산책'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 곳에 장터 사진가 ’정영신의 책상‘이 마련된 것이다.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 ‘장에 가자’ 출판기념전에 이은 자린데,

그동안 발행된 정영신씨의 책과 사진 작품을 함께 보여주는 책방 전시다.

 

지난 28일, 준비할 때 빠진 작품을 챙겨 다시 나갔더니,

사진가 김수길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십 년동안 기록해 온 ‘낙산아랫동네이야기’사진집을 전해주려 온 것이다.

좀 있으니, 인천의 김보섭씨도 들렸다.

 

 반가운 사진가와 좋은 책을 두루 만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흔히 만날 수 없는 좋은 사진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는데,

김운기씨의 ‘어머니, 그 고향의 실루엣’사진집을 만났다.

잊혀가는 고향과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는 사진이었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갖고 싶은 책 한 권사는 재미를 알랑가 모르겠다.

 

차려놓은 '정영신의 책상'에는 그동안 출판된 여러 권의 저서가 모아졌고,

책방 요소요소에 정영신씨의 ‘장에 가자’ 사진들이 내 걸렸다.

 

그런데, 절판되어 구할 수 없었던 '정영신의 장터순례기'도 보였다.

창고 정리하다 나온 10여권 뿐이라는데, 끝날 때까지 남으면 저자가 구입할 책이다.

 

작가의 포토 포트폴리오도 내 놓아, 마음에 드는 작품은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운이 좋으면 저자나 이규상씨도 만날 수 있고...

 

‘정영신의 책상’은 12월 13일까지 열린다.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오전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나와, 나온 방향으로 100m 지점이다.

 

경의선 책거리에 있는 '예술산책'으로 구경 오세요.

모든 서적은 10% 활인 판매됩니다.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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