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제9회 동강할미꽃 축제에 초대된 김정명씨 사진이다.

우측에 인공조명을 비춘 자욱이 뚜렷하다.

 

몇일 전 동강변에서 동강할미꽃에 물을 뿌리는 아마추어 사진인을 발견해 나무란 적이 있었다.

 

물을 뿌리면 꽃도 시들지만, 야생화 사진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으나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손이 안 닿는 높은 곳의 할미꽃들은 아름다운 보라 빛을 머금고 있지만, 낮은 곳의 할미꽃들은 대개 누렇게 변색되다 말라 죽는다.

일부 몰지각한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이슬 맺힌 것처럼 보이기 위해 꽃에 물을 뿌리는데, 동강할미꽃은 해가 떠올라 날씨가 따뜻해져야 꽃이 피기 때문에, 핀 꽃은 이슬이 맺힐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화면을 단순화하려 꽃을 감싼 마른풀을 뜯어내어 동강할미꽃을 더 힘들게 한다. 생태사진으로서의 야생화촬영은 꽃도 꽃이지만, 꽃의 습성이나 자연적인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모를까?

 

이처럼 사진이기를 포기하는 아마추어적 풍조가 아직까지 만연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사협에서 실시하는 사진공모전 때문이다. 문제는 대개의 공모전 심사위원에 생태사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는데다, 심지어 야생화를 전문으로 찍는 중견작가까지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거나, 아직까지도 생태사진의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햇볕이 나와 꽃이 피었건만, 꽆잎에 물방울이 묻어 있다.

 

 

지난 27일에는 동강할미꽃 축제를 기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렸다. 마침 귤암리 지역화가 김정숙씨로 부터 김정명씨의 동강할미꽃 초대작이 너무 좋다는 말을 들었으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것이다.

 

16X20인치 사이즈의 동강할미꽃사진 7-8점이 이젤 위에 걸려 있었는데, 동강할미꽃에 물을 뿌려 활짝 핀 꽃에 물방울이 맺혀있었고, 마른풀도 전혀 없었다. 돌 틈의 꽃은 마른 풀이 있는 것도 간혹 있지만, 사진처럼 다 말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 어떤 사진은 꽃망울에 강한 인공조명을 비추기도 했다초보자가 출품한 공모전에서는 쉽게 보아왔던 사진이지만, 이 건 30여년을 야생화만 찍어 온 중견작가의 사진이다. 한 때 한국식물사진작가협회 회장도 역임한 사람이 아니던가?

 

김정명씨는 97년 동강할미꽃을 처음 찍어 꽃 달력을 만들었는데, 그 사진을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박사가 2000년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을 붙여 세계유일종으로 발표하여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김정명씨의 위치라면 공모전에서 야생화사진들을 심사해야 할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자신의 사진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버젓이 내 걸고 있으니, 결국 생태사진의 기본조차 모른다는 말이다.

 

야생화 전문가로서 작가의식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그에게 지도받는 초보자들도 결국은 비슷한 사진을 계속 찍어 내게 된다는 말이다.

 

사진에서 프로와 아마츄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직업이냐 취미냐로 구분하는 것만 아니다. 프로지만 작가의식에 문제가 있는, 이런 사진인을 영원한 아마추어라 부른다.

 

 

: 조문호 / 사진 : 김정명

 

'

 

동강의 봄을 알리는 제9회 동강 할미꽃 축제 개막식이 지난 27일 오전10시 정선, 동강생태체헙학습장에서 열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최종열 동강할미꽃보존회장과 장대순 정선 부군수의 인사말이 있었고, 보존회장 최종열씨는 전임 보존회장 권진섭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행사가 겹쳐 조금 늦게 도착한 전정환 정선군수와 차주영 정선군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김수복 정선군 문화과장, 유경수 정선읍장, 김우영, 안정의, 김은수, 김영철, 유미자, 그리고 마을주민들과 관광객 들이 참석해 수줍게 고개 내민 동강할미꽃 향연을 즐겼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아리랑을 시작으로 소리꾼 최윤영씨의 창과 ‘밴드 조’의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그리고 나만의 동강할미꽃 심기, 학생백일장, 동강할미꽃 사진전,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되었다.

28일에는 어린이 그림 공모전과 백일장 시상식이 있었는데, 주말 나들이객까지 더해 행사장주변이 성황을 이루었다.

사진,글 / 조문호

 

 

 

 

 

 

 

 

 

 

 

 

 

 

 

 

 

 

 

 

 

 

 

 

 

 

 

 

 

 

 

 

 

 

 

 

 

 

 

 

 

 

 

 

 

 

 

 

 


 

올해는 동강할미꽃이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렸다.
지난 22일 서울 전시를 마무리하고 정선으로 돌아 오다보니,
동강 벼랑으로 사진인들이 몰려들어 마치 촬영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맘때면 해마다 겪는 일이기는 하나 우리나라에 야생화를 찍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니면 사돈 따라 장에 가듯이, 남이 찍으니까 따라 찍는 것일까?

목적도 목적이지만, 예쁜 꽃을 보면 누구나 찍고 싶은 마음은 일기마련이다.
그런데 꽃이 좋으면 꽃만 찍지, 왜 상식에 벗어 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위험한 벼랑에 무리하게 기어올라, 꽃 주변에 있는 마른 풀을 뜯어내거나,
심지어는 아침이슬 효과를 노려 스프레이로 꽃망울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

곳곳에 물먹은 동강할미꽃들이 누렇게 변색되어 말라 죽고 있었다,
물론 모든 사진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진인들의 추태가 전체 사진인들을 욕 먹이게 하는 것이다.
야생화 자체를 찍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이나 노리는 초보들 짓이 틀림없을게다.

야생화를 찍으려면 자연환경을 다치지 않게, 있는 그대로 찍어야 한다.
꽃도 좋지만, 꽃의 습성이나 주변여건을 함께 담아야 되기 때문이다.
꽃의 아름다움만 추구한다면 굳이 여비 들여 귤암리까지 올 필요도 없고,
화원이나 스튜디오에서 마음대로 연출해 찍으면 될 일이다.

아무튼 사진인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고, 사진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동강변으로 카메라를 가져 가기도 싫고, 사진한다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스럽다.

동강할미꽃을 찍으러 정선 귤암리를 찾는 사진인들이여!
제발 사진에 앞서 자연을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
부디, 사진하는 사람으로 부끄럽지 않게 처신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진, 글 / 조문호

 

 

 

 

 

 

 



 

 

동강할미꽃 마을인 정선읍 귤암리(이장 박재열)에서 뜻깊은 잔치가 벌어졌다.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못 올린 부부를 위해 주민들이 전통혼례를 올려줬다.

동거 4년의 기초생활수급자 부부(신랑 신의철, 신부 신갓난)의 안타까운 사연에
귤암리 주민들이 450만원의 혼례비용을 마련해 결혼식을 치루게 된 것이다.

주위에서 미용봉사와 사진봉사등의 재능기부도 실시해, 사랑을 나누었다.

혼례를 끝낸 후, 주민들이 어울려 윷놀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람

대 끼가 철철 흐르는 최성월씨

고추모종을 심으며 정선아리랑을 부르던, 15년 전의 최성월씨 모습

 

 

최성월씨는 동강변 귤암리에 사는, 동네 소리꾼이다.

집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시장에 나와 춤추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

 

15년 전 ‘동강 백성들’이란 제목의 전시와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할 무렵,

하귤화 마을의 밭이랑에서 고추모종 심는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이다.

그 날 일하며 불러 준 최씨의 구성진 ‘정선아리랑’ 노래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었다.

그동안 들었던 ‘정선아리랑’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던 삶의 애환이 그의 소리에 배어있었다.

스스로의 삶을 담아 풀어내는 가사의 진솔함도 너무 좋았다.

 

‘동강 백성들’ 작업을 마무리한 몇 년 후, 귤암리 ‘사진굿당’에서 ‘서낭당축제’를 가진 적이 있었다.

저녁 무렵 예정되었던 최성월씨 순서 전에, 음악인들이 록음악을 연주할 때였다.

그 신나는 음악에 가만있지 못하고, 최씨가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 온 예술인들과 관람객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입을 다물지 못했다.

 

로보캅과 공옥진 문둥이 춤을 접목시킨 듯, 짧은 변화를 주는 춤동작에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으나,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한 그의 모습에 차마 웃을 수도 없었다. 연주가 끝나자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 박수는 뮤지션들에게 보내는 박수가 아니라 최성월씨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그 때 현장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춤추던 그 분은 어떻게 지내냐?”며

그의 안부를 묻곤 한다. 신들린 듯 추는 그의 춤을 놓고 “본래 무당이 될 팔자”라고도 말했다.

 

 

 

 

그 뒤 정선아리랑시장에서 황기막걸리 출시를 기념하는 공연 단막극에 나와 그의 정선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는데,

나를 만나기만 하면 “영감이 시장에 못나게 하니 말 좀 해달라”는 것이다.

어느 남편이 마누라가 시장바닥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있겠냐마는 참 안스러웠다.

농사일이 바쁘면 어쩔 수 없지만, 장날만 되면 이 핑계 저 핑계 둘러대고 나와 춤을 춘단다.

 

 지난 22일, 정선아리랑시장 문화장터에서 춤추는 최씨를 만났다.

만난 김에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홑겹의 한복만 입은 채 추워 떨고 계셨다.

“날씨도 쌀쌀한데, 내복이라도 입고 나오시지 그랬냐?”고 했더니 대뜸 내복을 입으면

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에! “지금 연세가 몇인데, 폼만 찾냐?”고 나무랐지만, 춤꾼으로서의 프로기질도 갖고 계셨다.

그리고는 남이 들을까봐 내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시장에 아는 사람 있으면 부탁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약간의 수고비만 받아 가면 영감도 끽소리 하지 않을 거라“며...,

“아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런 부탁할 처지는 아니다”고 둘러댔지만 마음이 짠했다.

 

 

 

최씨는 정선 윗만지골에서 태어나 18살 무렵 개바우골의 이한옥(75세)씨에게 시집왔다.

개바우골에서 8대째 살아 온 이씨와의 사이에 4남 3녀를 두었으나 지금은 모두 객지에 나가 산다.

시집왔던 어려운 시절엔 먹을 것이 없어 끼니때만 되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시집 온지 3년 만에 남편이 군에 입대했을 때, 군대도 산골처럼 먹을 것이 없어 고생스러운 줄 알았던

그는 늘 남편 걱정에 애태웠단다. 동내에 잔치라도 있어 떡이라도 얻게 되면 휴가 때 주려고 장롱 속에 숨겨 두다

번번이 썩혀 애석해 했다는 등, 어려운 시절 이야기들을 말 했다.

살아 온 게 한이 되어 부르기 시작했다는, 그 때 부른 최씨의 아라리 가락은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

 

“꽃이라도 낙화하면

오던 나비 돌아가고,

비단 옷도 떨어지면

물걸레로 돌아가네.

좋은 음식 쉬어지면

수채 구녕 찾아간다.“

 

사진,글 / 조문호

 

 

 

 

 

 

 

 

                                                                                           -벼랑에 피어난 동갈할미꽃-

 

 

조양강 산내울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들에는 들풀이 하나 둘 새순을 돋우고, 강가에는 버들강아지의 하얀 솜털이 하늘거린다.

산내울에 따뜻한 봄기운이 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게 있다.

뼝대를 수놓는 동강할미꽃 따라 방방 곡곡에서 사진인들이 찾아 온다.

 꽃이 피면 벌 나비가  날아들 듯  카메라가 몰려드는 것이다.

                                            그런데 꽃만 찍지, 아프게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제발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 줘~”

 

                                                                        -밭과 숲이 어우러진 상귤화 마을, 숲을 감싸는 운해가 신비롭다.-

                                                                                -고목 한그루가 마치 만지산을 지키는 파수꾼같다.-

                                                                                 -구름에 휘감겨 봉우리만 드러낸 만지산 수리봉-

-하귤화마을에서 내려다 본 풍경, 다리를 건너가면 만지골과 옷바우골이 나온다.-

                    -병방치에서 내려다 본 '열두절여울'. 한반도 지형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북평에 있는 한반도지형을 착각했거나 뭔가 잘 못 본 모양이다.-

 

 

귤암리는 귤화(橘花)와 의암(衣岩)에서 한자씩 따서 지었다지만, 옛 이름은 "산내울" 또는 "귤꽃마을"이었다.

마을 이름만 정겨운 것이 아니라 마을 주변을 감싸는 자연 경관들은 보는 사람을 무아지경으로 이끈다.

휘도는 물굽이가 거대한 자궁같은 '열 두절 여울'은 이미 병방치전망대로 인해 정선의 명물이 된지 오래다.

 

깎아지른 절벽과 조양강을 양쪽으로 거느리고 걷다보면 마치 무릉도원을 거니는 듯 한데,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수리봉의 위용에 그만 압도된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뼝대도 아름답지만, 강물에 비친 검 붉은 돌 그림에 현혹되어 자칫 강물에 빠질까 염려된다.

 

조양강에서 동강으로 조용히 흐르던 물길은 가리탄 여울에서 휘말리게 되는데, 물길이 험난해 물소리도 우렁차다.

옛날 이곳을 내려가던 뗏목이 여울 밑의 바위에 걸려 애를 먹던 곳이기도 하다.

그 옆 수리봉 자락에는 ’코클베리‘라 불리는 뼝대도 있다.

바위가 뚫려 움푹 들어간 모양이 옛날 화전민 가옥의 벽난로였던 ’코클‘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을 따라 내려 오다보면 ‘인심 좋은 마을 귤암리라고 새긴 입석을 만나게 된다.

동강할미꽃 마을로 더 많이 알려진 이곳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아 장수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마을 곳곳에는 산비탈을 깎아 만든 흙 반, 돌 반의 밭과 푸른 소나무 군락이 어울려 산골마을의 정겨운 운치가 느껴진다.

 

수리봉 아래 자리 잡은 상귤화 마을 길옆으로 고인돌 하나가 놓여 있고, 그 밖에도 마을과 강변에 두 개의 고인돌이 더 있다.

이는 청동기 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정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뾰족한  수리봉이 강물에 비치어 대칭을 이루고 있다.-

          -온갖 야생화가 피어있는 강 언덕의 풀숲이 아름답다. -

-일교차가 심한 날이면 하귤화 강변에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1960년대 까지만 해도 정선 읍내로 가려면 병방산을 넘어 다니거나 광하리에서 오가는 나룻배를 타고 다녔다.

험준한 고갯길 병병이재는 옛날 귤암리 주민들이 바깥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던 통로였으나

지금은 아리랑재 올레길로 조성되어 강원 명품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 도로는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1969년부터 주민들이 강 옆 가파른 절벽을 망치와 정으로 깨가면서 만든 것이라 한다.

 

하귤화마을에서 내려다보면 강 건너편으로 유료캠핑장(옛 귤암분교)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가면 만지골이 나오고 좁은 길 따라 곧장 가면 옷바우(衣岩) 마을에 이른다.

골짜기로 오르다 보면 개울가에 7미터쯤 되는 긴 바위가 드러누워 있는데, 이것이 정선의 유명한 전설 가운데 하나인 ‘옷바우’다.

 옛날 사람들이 이 바위에 무명옷을 해 입혀 부자가 되었다는데, 소원을 빌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릴 때면 마을사람들이 이곳에서 제례를 올린다.

 

그리고 하귤화 마을에는 어미의 주검을 거두어 함께 죽은 효자 강아지의 설화가 남은 개바우도 있다.

 

 

                                                                                          -도라지꽃으로 뒤덮인 상귤화 강변-

-눈 내린 겨울 강변의 풍경은 더 아름답다-

                                                             -푸른 강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기우산자락, 강따라 난 길이 귤암리 가는 길이다.-

                                위 사진 석 장은 1999년 '한국환경사진가회'에서 발행한 아우라지 물길따라 2백리 "동강"환경사진집에 수록된 사진이다.

 

 -본 탐사작업 때 숲에가린 병방치 전망대가 발견되어 열두절여울의 전경이 공개되었으며, 

                                                 88년 최초로 촬영된 이석필씨의 동강할미꽃을 비롯해, 동강자연생태계가 대부분 수록되어 있다-

 

 

 

이 천혜의 자연경관에 둘러싸인 귤암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며 주변에 새로운 레저시설이 속속 생겨난다.

병방산에서 내려오는 짚와이어 하강장에는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이 조성되어 있다.

넓게 펼쳐진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은 야생화, 수목, 습지, 동물 등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자연박물관이다.

마사토길 맨발걷기 체험장, 청정 생태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 상영관, 석회암 동굴 지대, 뗏목 체험장, 자전거라이딩 체험장,

생태계 체험장, 동강생태지도를 나타낸 공간 등 다양한 시설들이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 병방치에서 동강생태체험학습장으로 짚와이어가 내려와 있다.-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연못에 오리들이 노닐고 있다.-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의 토끼사육장이다.-

                                                                            -원두막이 기다리고 있는 동강체험학습장의 숲길, -

                                                                                           -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의  체험관 전경-

                                                                                           -생태계 체험을 즐기는 어린이들-

                                                                                        -영상을 보아가며 뗏목체험을 하고 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더 많다.-

                                                                            -박쥐를 비롯해 동굴속에 서식하는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한번 타면 내려 올 줄 모르는 자전거라이딩 체험장-

 

 

하귤화 마을에는 무료로 운영하는 ‘동강숲속갤러리’가 조성되어 있지만, 아무도 찾지않는 곳일 뿐이다.

그 위에서 조망하는 조양강 풍경이야 일품이지만, 설치된 조형물들이 유치하다.

왜 이 좋은 자연경관에다 쓸데없는 것들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토목공사를 많이 벌여야 남는 장사인지 몰라도

결국은 국민들의 혈세낭비일 뿐이다. 문제는 관리하는 사람도, 관광객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 착공하게 될 병방치 ‘아리힐스 조성사업’에는 친환경펜션, 로프웨이, 동강 자전거 탐방 시스템 구축,

수목원, 동강녹색 모험의 숲, 맹꽁이 습지공원 등이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너무 급박하고 무질서한 개발로 천혜의 비경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천혜의 비경이 변하기 전에 빨리 구경해야 될 것 같다.

 

찾아 가는 길은 평창에서 정선가는 42번 국도로 가다 광석교를 지나 오른쪽 강변길로 따라 내려가면 된다.

 

 

 

                                  -아래 사진들이 하귤화마을에 있는 ‘동강숲속갤러리’이다.-

                                         

 

 

 

 


 

뺑대 틈 사이로 동강할미꽃이 풀 색시처럼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봄비가 내린 지난 29일, 올 해로 여덟 번째 맞은 동강할미꽃 축제가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렸다.

행사진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슬비가 내려, 오히려 동강할미꽃들이 더 좋아했겠다.

그러나 개막식전의 축제장은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한 풍경을 연출했다.
정선군수 후보를 비롯해 도의원, 군의원 후보들 모두 나와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분들도 이날따라 친한 척 했는데, 순식간에 받은 명함으로 주머니가 두툼했다.

후보 난립으로 좀 느긋해진 최승준 군수는 시간이 임박해 모습을 드러냈으나 허리가 더 낮아진 건 마찬가지였다. 
살기좋은  정선을 만들려면 훌륭한 후보를 골라야 하는데,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어 난감하다.

개인별 경력이야 선거홍보물에 나오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후보의 인품이나 사고력, 정선에 대한 애향심 등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제가 늘 모범적인 공무원으로 생각했던 이강승 정선읍장께 물었다.

“곤란한 질문이겠지만 읍장님이라면 누구를 군수로 뽑겠습니까?”랬더니 난처한지 그냥 빙그레 웃으시기만 한다.

그동안 이강승씨를 오랜동안 유심히 지켜보았기에 그 분이 추천한다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강승읍장은 해마다 축제장에 나와도 눈도장 찍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처럼 챙겨,

축제가 끝날 때 까지 관광객들을 상대로 정선홍보에 최선을 다하는 분이다.

그냥 명함이나 건네주는 눈 인사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식사와 술 접대까지 해가며 인연을 맺는다.

지난 정선아리랑제의 길놀이에서는 정선읍 팀 맨 앞에 서서 자랑스럽게 행진하니 내가 더 자랑스럽더라.

참가한 지역민들과 시종일관 어울리며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고 그의 사람 됨됨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어려운 민원이 들어오면 손수 나서서 해결하는 분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는 책임감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애향심에서 비롯된,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을 군수로 도의원으로 군의원으로 뽑아야 할 텐데, 정말 걱정이 태산같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지역민들도 마찬가지여서 여지껏 선호하는 정당을 보고 투표했을 경우가 많을게다.

이번 선거는 요행을 바라며 찍을 것이 아니라 후보들 뒷조사를 해서라도 정보를 공유해야겠다고 작정했다.

각설하고, 다시 동강할미꽃 축제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이번 축제부터 동강할미꽃 축제추진위원회 집행부가 바뀌었다. 회장에 최종열, 총무에는 서덕웅씨가 맡게 되었는데,

우선 시간만 메우려는 예전의 집행부에 비해 적극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도중에 중단되다 부활된 어린이 백일장과 그림 공모는 참 잘 한 일로 생각된다. 여기에 덪부쳐 어린이 사진콘테스트나 여러가지 공모를 같이 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다양화 시켜야 한다. 어린이들이 바로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상은 가급적 많이 주어 모든 어린이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들이 성장하여 정선의 문화예술을 이끌어야 하고, 그들이 정선을 문화예술의 고향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 그림부문의 금상은 초등학교 5학년, 개구쟁이의 사고가 강하게 드러난 수작이었다. .

 

앞으로는 가시적이고 통상적인 행사보다 귤암리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체계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연도 가수나 전문가들을 부르기보다 주민들이 가진 장기들을 제대로 찾아내면 그게 더 훨씬 더 효율적이다.

어디를 가나 듣고 볼 수 있는 것보다는 촌스러움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최성월씨의 정선아리랑 소리는 기존의 앵무새 같은 소리꾼 보다 삶의 애환이 녹아있어 더 호소력이 있다.

그의 춤도 잘 춘다기보다 그만의 개성이 있어 모두들 좋아하고, 그 춤을 본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춤을 잊지 못한다고

들었다.

공연이라기 보다 그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친근감을 주는 자리가 더 오래 기억된다.
머리를 모아 내년 축제부터 전 국민으로부터 관심을 모울 수 있는 작지만 알찬 축제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홍동주선생을 비롯한 정선아리랑 소리공연단들이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막전 공연이라 그런지 관람객들의 자세도 느슨하다.

 

행사장에 필요한 새끼를 꼬고 있는 귤암리 어르신

아랫만지골 최영규씨가 누구를 주려는지 동강할미꽃 화분을 챙겨온다.

                                                       귤암리 노장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날 따라 군수님의 허리가 더 낮아졌다.

                                             최종열 축제추진위원장께서 축제선언과 함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 좀 보태, 개막선언에 따른 박수소리가 만지산에 메아리를 남겼다.

서덕웅 총무의 결의에 찬 표정이다.

                                                               김현숙 군의회의장께서 축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장관께서 보낸 자연생태우수마을 지정서를 군수께서 귤암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귤암리 어르신들이 행사 진행과정을 지켜 보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 우선 소주라도 한 잔 해야겠다는 어르신들

                                                                 음식 장만하느라 바쁜 귤암리 부녀회 회원들

 

                                            부얶에서 술국 한 그릇 얻어,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 만지골 김익수씨

청년회원들이 음식 배달하느라 분주했다

                                              관광객들에게 "더 필요한게 없냐?"며 이강승읍장이 묻고있다.

                        귤암리는 장수마을이다. 윗만지골의 나중근씨(오른편)는 올 해로 아흔 둘인데도 밭 일을 하신다.

                                                          김익수씨가 김형태씨에게 한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최종열 축제추진위원장의 콧날이 만지산 살팔봉을 닮았다

                                                  어린이들을 위해 고구마, 감자를 구워 그냥 나누어 주고 있다.

                                            정선아리랑시장의 산나물 가게 주인께서도 동강할미꽃 사러 오셨네.

                                                  동강할미꽃을 심고있는 이강승읍장. 작업복 입고 오셔야지...

                                   해 마다 야생화를 전시해 주는 사진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뭐가 저리 좋은 일이 있을까? 항상 웃고 살아야 장수하니까...

부시맨처럼 생긴 옷바우골 신승철씨(57세)는 아직 총각이다

                                                              빨래처럼 걸린 현수막들이 백일장 수상작이다.

                                                                 동강체험학습장은 곳 곳에 볼거리가 많다

                                        소프라노 남수정씨가 열창하고 있다. 드레스 색갈이 동강할미꽃을 닮았다.

 

                                                             가랑비를 맞어가며 공연을 지켜보는 관광객들

                                                              귤암리 농산물들을 판매하는 귤암리 부녀회원들

                                                        봄비를 피하느라 모두들 본부 천막 속으로 피난오셨네.

                                                                      점차 공연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 신나는 장단소리가 들리시죠?

                                  고구려밴드 보컬리스트 이길영씨가 정선아리랑을 록 음율에 실어 들려주고 있다.

                                   귤암리 기둥역활을 하는 분들이 모이셨네. 좌로부터 서덕웅, 최영규, 최종열씨

                                                                 어린이들의 백일장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최종열 위원장께서 너무 대견스러워 어린이의 손을 잡으려 한다.

                                                                 상을 받는 어린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초대위원장을 지낸 김형태씨에게 최영규씨가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떡 판의 최고 해설가인 최영규씨가 유모러스한 농으로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아! 읍장이나 위원장 떡 치는 솜씨가 막상 막하입니다.

                                             한 어린이가 "나도 떡 한 번 치면 안되요?"라고 물었더니 최영규씨는 

                                                   "애들도 떡치는 걸 배워야 한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작품이 그림부문의 금상 수상작, 카메라맨 눈이나 렌즈에 비친 동강할미꽃이 돋보인다.



제8회 정선 동강할미꽃 축제가 오는 28, 29일 양일간 정선읍 귤암리 소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일대에서 열린다.

동강할미꽃 축제위원회는 이 기간 마을안길 할미꽃심기, 짚풀공예, 목공예, 떡메치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비롯 학생백일장 우수작 빨래줄 전시와 동강생태 사진전시회를 선보인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고구려밴드, 소프라노 남수정 등의 문화공연이 이어지며 정선한우 국밥 등 전통 토속음식이 먹거리로 제공된다. 이와 함께 관광객을 위해 정선의 청정 농특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