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봉스님 기일을 맞아 봉원사 이인섭선생 댁에서 오찬 모임이 있었습니다. 김명성이사장을 비롯하여 공윤희, 이청운, 조문호, 노광래, 편근희씨 등 몇 명이 오랫만에 만나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김명성씨와 이청운씨의 주된 화제는 '아라 아트' 기획전을 위한 이청운씨의 초창기 작품에 관한 대화였고, 적음 시비 건립 문제와 창예헌 사무처장 후임 문제도 논의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인사동에 들려 노광래씨의 '유카리화랑'과 아라 사무실에 들려 작품들을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사무실을 오픈한 이후 금요일.토요일을 이용한 정선나들이는 언제나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거두어들였던 사진들을 재설치하는 작업을 하러 새벽녘에 집을 나섰습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인해 멀리보이는 산들의 모습은 때아닌 손님을 맞은듯 낯선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이맘땐 매화꽃이 만개한 광양매화마을에서 마음속을 업데이트했는데, 금년봄엔 하이얀 눈꽃으로 마음안속까지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마음에 무거운 짐이 있었을까요 업데이트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답니다. 저처럼 이하얀눈꽃으로 업데이트를 진행시켜 보세요. 매순간이 행복할것입니다.
지난 17일부터 5박6일동안 전라도와 경상도가 인접한 함양, 하동, 남해, 진주, 구례, 순천, 장흥지역의 대목장을 찾았습니다.
시골 대목 장을 한 곳이라도 더 촬영하려는 욕심 때문에 저녁 무렵엔 몸이 파김치가 되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어요. 면소재지에 있는 조그만 마을들은 명절 대목에는 장이 형성되지만 평소에는 잘 서지 않아 마음이 더 바빴답니다. 어렵게 만나는 시골장들도 대개 정오 무렵이면 끝나버려, 일찍부터 서둘러 밥 먹는 시간을 아끼려 이동 중 군것질로 때웠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재래장 활성화사업에 힘입어 읍소재지 장들은 가까운 시일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겠지만, 사람들이 없는 면소재지의 조그만 장들은 곧 사라질 것 입니다. 가끔 이게 한국 재래장터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생각이라도 들면 카메라를 잡은 내 손이 부르르 떨리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장들이 현대식 건물이나 창고식 건물들을 지었으나 장꾼들로 부터 외면 당하는 실정입니다. 썰렁한 씨멘트 바닥의 건물보다는 양지 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이는 장터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공무원들의 무관심이 빚어낸 대표적 사례입니다. 곧 시골폐교처럼 장터를 다른 용도로 빌려주는 날이 올 것입니다.
오일 장이 노인들이나 찾는 기억의 유회물로 몰리는 날이 머지 않았지만 세상 바뀌는 것을 누가 말리겠어요.
동국대 불교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손연칠씨의 개인전 '이 시대의 초상전' 개막식이 지난 8일 오후 5시 동산방화랑(인사동)에서 열렸다. 전시장에는 임권택, 이애주, 김명성, 정기범, 김종규, 김용태, 최혁배 전활철, 조문호, 노광래, 공윤희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서문에서 발췌한 글-
'우리시대 초상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 (윤범모, 미술평론가)
근래 손연칠은 초상화 부분에 천착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아니 오랫동안 천착했던 초상화 부분에서 결정판과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그는 다수의 초상화를 제작한 경력이 있다. 그가 제작한 초상화 가운데 국가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작품만 보아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의상대사, 성삼문, 허난설헌, 이익, 양만춘상 등 역사적 인물의 초상을 제작했다. 이번에 손연칠이 제작한 초상작업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핍진함의 사실성을 주목하게 한다. 어쩌면 그렇게 대상인물의 특성, 그것도 외형의 형이만이 아니라 내면세계 까지 박진감있게 표현했을까. 화면에 인물을 설정하는 방식도 다채롭고, 또 구성 방식 역시 분방하다. 전통초상화를 존중하면서도, 작가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게한다. 손연칠 초상작업에서 무엇보다 주목하게하는 부분은 바로 얼굴 표현 즉 피부 처리이다. 작가는 육리문법의 중요성을 절감한듯 이 부분에 정성을 모았다. 한마디로 서양 인물화의 특징이라 할 명암표현을 방기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빛의 작용을 배제하면서 나름대로 입체감 더 나가 핍진한 사실성까지 화면에 담고자했다. 육리문의 특징은 무엇보다 섬세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엷게 처리한 붓질, 수 많은 붓질에 담긴 피부처리, 초상화의 승리와 같다. 담채로 처리한 얼굴 표현에 비해 피부의 땀구멍까지 나타나는 사실성이 상대적으로 중량감을 안긴다.
한국초상화의 전통은 유구한 세월의 산물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인물화로 부터 고려 불화에서 표현된 높은 기량의 인물표현 그리고 조선 초상화의 전통에 이르기까지 독자적 세계를 확인하게 한다.머리카락 한 올 까지 적확하게 표현하려 했던 전통, 과거의 초상화를 보고 오늘의 의사가 병력을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표현된 사실성, 이는 한국 초상화의 특장이리라.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점, 오늘의 작가들은 이같은 초상화작업에 눈길을 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통의 길, 누가 이를 천직처럼 끌어안을 것인가. 손연칠 초상화 작업에서 우리 초상화의 전통을 확인하게 되며, 더불어 초상의 현대화 작업의 가능성을 헤아리게 한다.
최백호그림전 개막식이 지난 21일 오후5시30분부터 공화랑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임재경, 공창호, 민 영, 무세중, 김명성, 김정남, 조준영, 공윤희,목순옥, 박인식, 조문호, 이청운, 송상욱,장경호씨 등의 본 회 회원들과 최열 환경재단이사장, 가수 장사익, 전영록, 김흥국, 김태곤, 남궁옥분씨를 비롯한 전유성, 배철수씨등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하여 전시장은 대성황을 이루었다. 개막식은 최백호씨의 간단한 인사말과 김태곤씨의 단소 축하연주로 끝냈다. 전시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의 많은 축하객들이 몰려, 와인파티에 와인 한 잔 들기가 힘들 지경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오랫만의 만남에 반가워 서로 환담을 나누며 기념사진들을 찍었다.
만지산으로 가는 길은 구름들이 산 그림을 그렸고, '사진굿당'은 코스모스에 뭍혀 있었습니다.
지난 9월 26일 새벽녘에 정선 만지산으로 떠났습니다. 당초 정선아리랑제가 열리는 9월30일부터 2일까지 체류할 예정이었지만, 최종대씨 모친의 갑작스런 부음으로 9월29일까지 일정을 앞 당겼습니다. 정선아리랑제는 못 보았지만 대신 강원민속예술제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정선에 머무는 동안 농삿일은 많았지만, 사진촬영 때문에 일할 시간이 적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배추를 묶어주고, 산초를 따고, 도라지가 녹아나 옮겨 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도라지를 옮겨 심는 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포크레인으로 캐는 도라지를 곡갱이로 캐니 뿌리가 상한 것도 많았지만, 손바닥 마디 마디에 물집이 생겨버렸습니다. 뿌리가 상한 도라지는 먹을 수 밖에 없는데, 껍질을 벗기고 채를 만드는 과정도 만만찮았습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추석 전 장모님께서 고관절이 부러진것도 제사상에 올릴 도라지를 손질하고 일어서다 어지러워 넘어졌다는 것입니다. 정말 도라지 '도'자도 듣기 싫고, 도라지를 보면 도라버릴것 같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농사도 아무나 짓는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서울 인사동이 잡상인들에 의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80년대만 해도 인사동 전통문화 거리에는 납작한 기와지붕을 얹은 작은 상점들이 즐비했다. 꼬불꼬불한 미로 골목은 서울의 전형적인 길거리 풍경이요, 서울의 숨결이었다. 그러한 인사동 옛 모습이 갈수록 사라져 가니 이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러나 신통한 것은 아직 인사동에는 양식집이나 일식집이 없다고 한다. 밥집 대부분이 한정식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인사동 몇몇 점방은 방주인이 몇번이나 바뀌었지만, 놀랍게도 방 곳곳에 옛 사람들의 손때 묻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것을 가장 기쁘게 생각하고 있는 이는 ‘거리 사진가’로 불리는 중견작가 조문호(59)씨다. ‘인사동 지킴이’ 조씨가 결코 문명에 사그라들지 않을 인사동만의 풍류와 이곳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키기 위해 조그만 사진전을 연다. 14∼20일 인사동 공화랑에서 열리는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이 그것이다.
사진전에는 인사동을 풍미했던 작가, 학자, 주민 등이 인사동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모두 110명의 서 있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작품전에는 80명이 등장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천상병 시인, 화가 중광 스님, 박재삼 시인도 담겨 있다.
시인 신경림, 문학평론가 구중서, 인사동보존회장 장재창, 민예총이사장 김용태, 행위예술가 무세중씨의 얼굴도 보인다. 모두 인사동을 지켜온 자랑스런 인물들이요, '인사동 인간문화재'가 아닐 수 없다. 작품사진은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했다.
(사진 설명 : 왼쪽부터 무용가 이유나와 전시작가 조문호)
조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토박이들과 제 집처럼 드나드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억을 통해 인사동의 풍류를 조명하고 그 정체성을 모색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고, 사진작가 한정식 중앙대 명예교수는 “납작한 인사동 지붕 밑에서 인사동의 기억을 소주잔에 부어 마시며 인사동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은 이 골목, 저 골목에 콩깍지 속 콩알처럼 박혀 있다”고 회억하고 있다.
전시 기간에 관람객에게 5×7인치 규격의 사진을 촬영해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또한 14일 오후5시, 17일 오후5시 두 차례 ‘인사동 정체성을 위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조씨는 이를 기념해 오는 4월쯤 사진집도 펴낼 계획이다.
경남 창녕 출신의 조씨는 동아미술제 사진부문 대상(1985), 아시안게임 기록사진 공모전 대상(1986),
정선군 귤암리 동강변에 정착해 7년째 살며 지역민들의 삶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60)씨가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 전시회를 열고 있다.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화랑에서 개막된 이번 전시회는 정선 이주전 살았던 서울 인사동의 옛 추억과 인간미 물씬한 풍류를 더듬어 낸 이벤트. `정경을 되살리자'는 메시지를 담은 전시회다.
예전 인사동을 누비며 조씨가 포착한 시인, 소설가, 화가, 사진가, 행위예술가의 모습과 인사동에서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초상사진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무세중(행위예술가), 김언경(설치미술가), 이청운 수안스님(화가), 신명덕(장승 조각가), 전유성(방송인), 장사익(가수), 이계익(전 교통부 장관), 고 천상병 시인, 중광스님, 김신용 신경림(시인), 박인식(소설가), 이미례(영화감독)씨 등의 모습이다.
사진의 배경은 음식점 찻집 골목 등 인사동 공간이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번 전시회 사진에 등장하는 모델(문화예술인)들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조씨가 각각 자신이 기억하는 추억의 장소 앞에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사동이 삶의 터전인 사람들도 모델이 됐다. 장재창 인사동보존회장, 김완규 통인가게 대표, 공창호 공화랑 대표, 임영주 가람미술문화원장, 김영복 문우서림 대표, 천호선 쌈지대표 등이 그들. 고(故) 천상병 시인의 아내 목순옥씨는 카페 '귀천' 앞에서 단정한 자세를 취했고, 문학평론가 구중서씨는 우산을 들고 어느 레스토랑 앞 의자에 앉아 있다.
조씨는 “인사동은 함께 나누는 술잔과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언제나 고향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던 곳이었다고 회고하고 “문화예술인들이 즐겨찾아 풍류가 흐르던 인사동이 너무 많이 변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전시회를 마련해 인사동의 풍류를 조명하는 이유다.
설연휴 첫날인 17일 오후5시에는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행위예술가 무세중, 이혁발씨가 참여하는 `인사동 정체성을 위한 퍼포먼스'가 열리며 전시기간(20일까지)에는 조씨가 관람객의 사진을 찍어준다.
"요즘 인사동에는 과거보다 문화를 향유하려는 사람들이 줄고 잡상인들이 많아졌어요. 건물이 현대식으로 바뀌는 거야 어쩔수 없죠. 하지만 사라져 간 인사동의 옛 풍정은 아쉽습니다. 이번 작업은 인사동의 풍류를 조명하는 것이죠."
서울의 전농동 성매매 집결지, 강원도 동강 등을 다니며 다큐멘터리 사진을 촬영해온 조문호(60)씨가 이번에는 인사동 사람들을 찍었다.
14일부터 인사동 공화랑에서 열리는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전에는 조씨가 포착한 시인, 소설가, 화가, 사진가, 행위예술가의 모습뿐 아니라 인사동에서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초상사진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배경은 모두 인사동의 어느 공간이다. 음식점, 찻집, 골목….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모델들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조씨가 각각 자신이 기억하는 추억의 장소 앞에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고(故) 천상병 시인의 아내 목순옥씨는 카페 '귀천' 앞에서 단정한 자세로 카메라를 응시했고 문학평론가 구중서씨는 우산을 들고 어느 레스토랑 앞 의자에 앉았다.
전시 사진 중에는 인사동을 근거지로 삼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장재창 인사동보존회장, 김완규 통인가게 대표, 공창호 공화랑 대표, 임영주 가람미술문화원장, 김영복 문우서림 대표, 천호선 쌈지대표 등이 그들이다.
한 장의 사진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시간 속으로 빠져 들게 하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가 이야기 한 것처럼 ‘사진은 시간의 죽음’이므로 오래된 사진일수록 더욱 더 깊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사진 속의 배경이 역사성을 가질 때도 보는 이들의 감성을 깊이 있게 자극 한다.
서울 인사동은 1970년대부터 화랑가가 조성 되면서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드나들게 되었고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문화적인 공간이 차츰 사라지고 있고 먹고 마시는 소비적인 공간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인사동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 2월14일부터 인사동에 있는 공 화랑에서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오픈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 작가는 인사동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사동 사람들을 찍어서 전시 하고 있다. 인사동과 관련된 화가. 시인, 소설가, 사진가, 행위 예술가들을 그들과 관련된 인사동의 특정한 공간에서 촬영 하였는데 인물과 배경이 잘 어우러져서 관람객들에게 인사동의 의미를 되새겨 주고 있다.
조문호 작가가 찍은 문화예술계 인사들 중에는 행위 예술가 이혁발, 방송인 전유성, 쌈지 대표 천호선, 전통차집 귀천 대표 목순옥씨도 있다. 그들이 활동하는 분야와 인사동과 인연을 맺은 기간은 각기 다르지만 이 땅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는 닮았다.
조문호 작가는 1980년대부터 이 땅의 정치. 사회. 문화적인 상황과 사람들의 삶을 기록 하여 왔다. 그리고 인사동에서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 왔다. 그 결과물의 일부가 이번에 전시 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인물사진작품 이다.
조문호 작가는 다음과 같이 작가노트에서 이번 전시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인사동 향기가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그동안 만나왔던 인사동 풍류객들을 찾아 나섰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토박이들과 제 집처럼 드나드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억을 통해 인사동의 풍류를 조명하고 그 정체성 모색을 위한 작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추억이 담긴 인사동 풍경의 어느 한 공간에 앉거나 서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모습에서 잊혀져가는 기억의 편린들을 찾아보려 하였다. 사라져 간 인사동의 옛 풍정을 아쉬워하지만 인사동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 그리 슬프지는 않다.'
조문호 작가는 이번에 인사동 사람들을 특별한 사진기법을 사용하여서 찍은 것이 아니라 20세기 초반의 독일 사진가 아우구스더 잔더가 독일 민중을 찍은 인물사진처럼 정공법으로 촬영 하였다. 하지만 인물들이 서 있는 배경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한다.
그리고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를 하였기 때문에 좀 더 효과적으로 주제가 드러나고 있다. 조문호 작가의 이번 인물사진전은 인사동에 관한 추억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상에 빠져 들게 하고 안타깝게 변질되고 있는 인사동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위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