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역전장에 갔더니 장터 나오시는 할머니가 아들 놈이 끄는 손수레를 타고 오셨어요.
몸이 불편한 엄마를 태워 장에 온 줄 알았는데, 땅이 미끄러워 넘어질까봐 태워 왔데요.
아들 혼자서 장사 해도 되는데, 아들놈이 못 믿어워 따라 나섰다나요.

장터를 돌아다니다 정영신씨를 찿았어요.
"오리지날 밥집을 찍었다"는 아내 말에 찿아 가보니
씨락국밥 한 그릇에 삼천원, 팥죽 한 그릇에 이천원하는 밥집인데,
밥집 자체나 그릇들이 삶의 때가 묻어 있데요.
오랜 장터의 기억들이 되 살아나 너무 좋았어요.

 

201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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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사진의 모순성

 

 

지난 2월15일 청원 내수장을 찾았다.

요즘의 시골장은 대목장도 아닌데다, 산나물 철도 일러 대개 한산하다.

빈 장터를 찍으며 사라져가는 오일장의 현실을 알리기엔 적절한 풍경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한산한 풍경이었지만 좀 과장됐다. 사람이 없어도 평소 이 토록 없지는 않았으니까...

가장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록해야 하는 것은 사진기자만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사진가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현실에 자신의 감정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모순을 안고 있다.

찍는 시간이나 앵글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암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의 가치를 진실성에 두지만 이미 현대사진에서는 만드는 사진이 대세를 이루었다,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마음대로 변형할 수도 있어 사진의 리얼리티 훼손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겨우 다큐사진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으나 그마저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 사람을 구할 것이냐 사진을 찍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프로일수록 사진을 택할 것이다.

잔잔하게 마음을 적시는 한 장의 사진보다는 비참하거나 충격적인 사진을 찍어야 돈도 얻고 유명세가 따른다.

이 시간에도 카파라치 근성을 갖고 있는 프로 사진가들은 어디선가 지구상의 이변을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총탄에 맞아 넘어지는 병사의 모습을 촬영한 종군작가 '로버트 카파'도 명작은 남겼지만 비인간적인 면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도 '인류애'와 '평화'를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자들이 아닌가?

 

201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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