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샤진가 하재은씨에 이어 엄상빈씨가 병문안을 오셨다,
하재은씨는 세계 시장을 기록하는 잦은 해외 나들이와 국내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바쁘고,
엄상빈씨는 6월15부터 7월31일까지 속초 청호동의 ‘아트 플렛폼 갯배’의 ‘아바이 마을 사람들’ 초대전 준비로 바쁘다,
더 이상 바쁜 분들에게 민폐 ‘끼치는 병원생활을 빨리 접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엄상빈, 정영신씨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밥 먹다 어이없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속초시에서 실향민들이 사는 청호동에 갤러리를 만들어, 개관전으로 엄상빈씨를 초대했는데,
속초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속초시에 민원을 넣어 물의를 빚었다는 것이다.

속초시 담당자의 표현으로는 '지역 사진인들의 반란'이란다.  

지역 사진가를 두고 왜 외부 사진가를 끌어들여 개관전을 하느냐?, 지원액도 지역 사진인들과 차별하느냐?‘는
내용이라는데, 그게 말이 되는 소린가?  왜 주제 파악을 못하는지 모르겠다. 사진이면 다 같은 사진이냐?

지역 아마추어 동아리 전시와 프로 사진가의 기획전도 구분하지 못하니, 할 말이 없다. 

 

갤러리를 아마추어 사진인들의 놀이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누가 기획을 하던, 실향민 지역 개관전이라면 청호동의 역사적 기록사진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누가 엄상빈씨 만큼 긴 세월동안 실향민을 기록한 사람이 있는가?

사진이라고는, 고작 옛날 이발관 그림 비슷한 공모전 사진이나 찍어오는 주제에... 


몇 년 전, 정선에서도 한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무식하니 뻔뻔스러운 것도 몰랐다.
아직까지 지역 이기주의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들이 있다는 현실이 사진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울 뿐이다,
아무리 제 잘난 맛에 산다지만, 쪽 팔리지도 않냐? 제발 사진 망신 그만 시켜라.



'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22일 오후3시,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사진가 엄상빈씨와 함께하는 ‘또 하나의 경계’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작가 엄상빈씨의 작품 이야기뿐만 아니라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와 사진가 이재갑씨의 감상평도 들었다.


‘스페이스 22’의 정진호, 오윤택, 이은숙씨를 비롯하여 김보섭, 안미숙, 정영신, 곽명우, 남 준씨 등

40여명의 사진가들이 모여 작가의 사진세계를 돌아보며, 그 뒷이야기 듣는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질문과 답변 듣느라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버렸다.

광화문으로 달려갔으나, 노동악법철폐를 위한 예술인대회‘가 끝났지만 어쩌겠는가?

좋은 사진전 이해한 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이 전시는 5월2일까지 이어지고, ‘눈빛출판사’에서 ‘또 하나의 경계’ 사진집도 출판되었다.

사진, 글 / 조문호












(사진집 / 또 하나의 경계 / 눈빛출판사 / 40,000원)



엄상빈씨는 30 여 년 동안 분단을 상징하는 동해안의 철조망을 지켜보며, 분단의 한을 삭여 온 사진가다.

그 민족을 아픔을 조망한 “또 하나의 경계”전이 오는 14일부터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전시된다.

철조망을 잡은 주름진 노인 사진이나, 철조망에 걸린 죽은 새로 분단의 한을 표현한 다소 인위적인 사진들이 더러 발표되기도 했으나,

그런 사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진가가 애 끓이며 삭여 온 세월의 무게에 감히 얼굴 내밀 수 없다.

그가 붙들고 있는 분단의 상처에 대한 끈은 ‘아바이 마을 사람들’과도 연결되어 엄상빈씨의 대표적 작업으로 꼽힌다.

철조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자 집 담장 위에 쳐놓은 폭압적인 풍경들이다.
그 밑에다 유리조각들을 박아 두었는데, 정말 흉물스러웠다.

도둑 못 들게 하는 짓을 탓할 수는 없으나 조세현 같은 도둑이 그런 철조망 있다고 못 들어가겠는가?

엄상빈씨가 보여주는 동해안에 쳐 놓는 철조망도 마찬가지다. 그런 시대 뒤떨어 진 잔재물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자체가 슬픈 것이다.

처음엔 동물의 침입을 막느라 철조망을 치고, 동물을 가두어 키우느라 쓴 철조망이 이젠 사람을 막는 분단의 상징물로 남게 된 것이다.

이게 우리민족의 한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엄상빈씨는 20여년 넘게 지켜 본 오래된 사우다.
떠벌리는 사진가들처럼 말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사람이다.

대개 그 나이가 되면 손자 재롱에나 파묻혀 사진은 뒷전 일 텐데, 미쳐도 제대로 미친 사람이다.

알고 미치는 것과 모르고 미치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찍는 것에서부터 마무리에 이르기 까지 그의 치밀함은 알아 주어야한다.

그것도 편하게 프린트하지 않고 암실에서 한 장 한 장 구워내는 프로 근성까지 보여 준 것이다.

오래된 이미지를 확대기에 걸어놓고 보며 당시의 회억에 빠지거나,

약물 속에서 서서히 드러내는 맛을 오래 작업한 사진가들은 대개 알 것이다.






몇 일 전 엄상빈씨가 동자동을 방문했다.

개인전을 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사진인지 몰랐는데, 새로 출간된 사진집을 보고 깜짝 놀란 것이다.

여지 것 ‘아바이마을사람들’, ‘학교이야기’, ‘들풀 같은 사람들’, ‘창신동 이야기’처럼 사람 중심이 되는 사진은 보아 왔지만,

해안을 바라 본 서정성 있는 풍경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개 풍경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끝나는 것이 많은 데, 엄상빈씨의 풍경은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으면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구질구질하게 말하는 사진보다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사진이 더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좋아하다 넘기는 사진과 여운에 끌려 다시 돌아보는 차이다.

작품의 내용 뿐 아니라 인쇄나 편집도 나무랄 곳 없는 훌륭한 사진집이었다.
전시된 오리지널 프린트의 맛이 좋은 거야 말할 필요 없겠으나, 집중적으로 감상하기에는 사진집이 더 효율적일 때가 많다.

한 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점에다, 두 작품을 비교 분석하는데도 용이하다.

그의 부지런함 또한 아무도 따를 자가 없다. 여지 것 선배 후배 가릴 것 없이 전시 열림식을 어김없이 챙기고 다녔다.

물론 전시를 본다는 것이 스스로를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보려면 조용한 시간에 봐야지

열림식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작품 감상에 제대로 빠져들 수 없다.

그런대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사진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인 것이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나도 한동안 폐북을 통해 알게 된 전시에 쫓아다니며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축하주도 마셔왔으나,

폐북 중독증을 알고부터는 일을 줄이려 전시오프닝에 가급적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꼭 볼만한 전시는 조용한 시간에 보거나 사진집 구해 보기로 작정한 것이다.






엄상빈씨의 한 맺힌 사진은 슬펐다.
바다를 바라보는 주름진 아낙의 깊은 눈길에 시름이 가득했다. 철조망 너머 아득한 바다에는 보이지 않는 한이 떠돌았다.

두고 온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한이 되었는지, 구천을 떠도는 실향민의 넋인지 모르지만 아련히 번져 있었다.

마치 자신만 아는 진실을 지키려는 듯 침묵으로 이념의 갈등에 저항하고 있었다.

바람이나 파도 같은 자연의 소리는 애틋함과 슬픔을 노래했다.

“이미 그 날개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간다.

목이 바싹 말라버리고 숨결이 가쁜 여기는 아직도 싸늘한 적지“라는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박봉우시인의 ‘나비와 철조망’이란 시 구절이 사진에 너울거린다.

5월2일까지 열리는 엄상빈의 “또 하나의 경계”전은 흑백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사진전으로 꼭 한번 볼만하다.

흔하지 않은 은염 흑백사진 40여점을 비롯해, 최근 기록한 컬러사진 10여점에서는 시대변화에 따른 또 다른 이질감을 맛 볼 수 있다.



글 / 조문호














박근혜는 떠났고, 이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쪽방 사람들과 놀려던 올 겨울 일은 앗아 갔지만,
사그라지는 자긍심에 한 가닥 불을 지펴주었다.

‘광화문광장’의 추웠던 고생도 지나고나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나이에 언제 그런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겠는가?

동지들과 어울렸던 아름다운 추억도 그렇지만, 
‘광화문광장’은 성지처럼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제 ‘촛불역사’전이 끝나는 21일이 지나면,
만지산에 잠드신 울 엄마 무덤가로 봄맞이나 가야지...








지난 18일은 토요일이지만, 그리 서둘 필요 없었다.
오후 두시에 있는 ‘동자동사랑방’ 정기총회에 다녀와
인터뷰 약속 있다는 정영신씨와 전시 지킴이를 교대해 주면 되었다.







그러나 지체되어 한 시간이나 늦어버렸다.
허급지급 달려가니, 시청방면에는 차벽이 쳐져 있었고,
‘광화문광장’은 마지막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다행히 ‘촛불역사’전은 사진가 하형우씨가 대신 지켜주었는데,
국회방송 임원인 정호성, 남성우씨와 추진호씨도 소개시켜 주었다.
전시장엔 관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핸드폰으로 시진찍는 사람도 많았다.








관객도 많았지만, 사진전에 대한 촛불시민들의 호응도가 뜨거웠다.
사진 속의 주인공이 나타나기도 하고, 다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감회를 달리했다.
어느 전시, 어느 전시장에서 이렇게 많은 관객을 맞을 수 있겠는가?






찻집에서 기다리는 박병문씨 내외와 엄상빈씨를 만나야 했다.
다들 개인전 준비하느라 바쁜 분들인데, 특별히 시간 내어 오신 것 같았다.
잠깐 들린 정덕수 시인을 붙들어 놓고, 일행들과 식사를 했다.





전시장에서 사진가 곽명우, 권양수, 박영환, 권 홍, 박진호씨도 만났다.
곽명우씨는 내일 당번인 박영환씨에게 이것 저것 가리켜 주었다.
내일은 ‘광화문광장’이 마라톤 집결지라 일찍부터 문을 연다고 했다.
























아래 사진들은 지난 11일 열린 20차 촛불집회 사진이다.
이 날은 박근혜가 파면된 다음 날이라 ‘광화문광장’은 축제 분위기 였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6주기의 나비행진이 있었고, 광장 곳곳은 가장행렬로 이어졌다.






‘광화문미술행동’의 축하 화환이 곳곳에 놓여졌고, ‘이게 나라다!’는 서화퍼포먼스도 열었다.
서예가 여태명, 화가 한상진, 김 구, 박방영, 판화가 류연복, 시인 이도윤씨 등
많은 작가들이 ‘바람찬 전시장’에 걸린 천위에 그림과 메시지를 남겼다.





 박방영씨는 신명난 풍물소리에 맞추어 매화나무를 그렸는데, 그 자리는 인증샷 배경막이 되었다.
서예가 여태명씨는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글씨를 썼고, 이도윤 시인은 시국을 풍자하는 시를 남겼다.
김구씨는 물속의 청소부라는 새우를 그려 적폐를 청산하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판화가 류연복씨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글을 쓰자
김진하, 송용민, 정덕수씨는 글자 곳곳을 꽃으로 수놓아 광장의 봄을 알렸다.


사진, 글 / 조문호






























































김준호의 ‘애오개’ 사진전이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다.

전시된 사진들은 마치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잔해더미 같았다.

집들은 폭격 맡은 것처럼 산산히 부서져 버렸고, 유령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틴 것도 있었다.

멀리 버티고 있는 아파트 숲은 마치 점령군 무리처럼 보였다.






이미 전쟁의 판세는 정해졌으며, 앞으로도 백전백패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문명의 속성을 어쩌겠는가마는,

최소한 흔적마저 지워버리는 무차별적이라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옛 것을 허물고 새로 만들기는 쉽지만, 옛 것을 보전하고 그 것을 다시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기억하고 보존할 역사가 없거나 지워버리는 국가는 미래 역시 오래가지 않는 법이라 했다.






김준호가 찍은 ‘애오개’사진은 속삭임이 아니라 아우성에 가까웠다.

대개 사진가들이 즐겨찾는 그리움에 대한 향수보다 사회비판적인 시각이 앞서 있었다.

세월의 변화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분노가 곳곳에 똬리 틀고 있었다.

지금 애오개는 재개발에 의해 모든 것이 사라졌다.

김준호의 사진 속에서만 잔재가 남아 그렇게 사라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애오개’는 아현동과 만리재 사이에 있는 작은 고개로,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 지역이었다.
아기고개에서 유래되었다는 애오개 일대는 마포에서 청량리를 잇던 전철이 지나가던 지역이었다.

자그마한 집들이 모여있는 고개 마루의 달동내로 서민들의 진득한 삶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향상을 내세우는 재개발은 동전의 앞뒤 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사라진 후에는 항상 그리워하기 마련이지만, 돈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몇몇은 철거되기 이전의 모습도 남아 있었다.

빗물이 새지 않도록 천막을 뒤덮어 놓은 지붕, 행여 바람에 날아갈까 돌이나 기왓장을 올려놓은 궁상맞은 풍경들,

가파른 골목 계단과  터져 나온 시멘트벽들이 마치 복잡한 우리네 인생처럼 굽이져 있었다.

그 속에서 일어났던 사연 또한 얼마나 많겠는가?

그 곳에 살았던 사람이면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사연들이 다 있을 것이다.

옆집 순이와 연애 걸며 가슴조린 사연에서 친구와 코가 깨지도록 싸웠던 이야기까지 다들 절절할 것이다.





잘 모르는 재개발지역을 촬영하는 것과 자신이 어릴 적 살아 온 마을의 흔적을 찍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김준호의 비판적 시각 속에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 차곡차곡 녹아 있는 것이다.


“그리움은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고, 서러움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다”는 싯귀가 떠오르는 그런 쓸쓸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사라지는 사물처럼, 사람 또한 차례차례 사라질 것이다.





“이미지는 자신이 의미하고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언어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미지는 또한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에게 낯설게 남아 있어야 한다.

매체로서 비춰지지 말아야하고, 하나의 이미지로 이해되지 말아야 한다.

그 자체가 하나의 허구로, 우화로 남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사건이라는 풀리지 않는 허구에 공명해야 한다,

자기 고유의 덫에 잡히지 말아야 하고, 이미지의 이미지의 이미지로 한 없이 이어지는 이미지재생 속에 갇히지도 말아야 한다.”는

장 보드리야르의 ‘사라짐에 대하여’ 한 단락을 여기 옮겨본다.



전시와 함께 ‘눈밫사진가선’ 38호 ‘애오개’ 김준호사진집(12,000원)도 발간되었다.



전시개막식에서는 주인공 김준호씨를 비롯하여 ‘브레송’ 김남진관장, ‘눈빛출판사’의 이규상대표,

엄상빈, 김문호, 곽윤섭, 정영신, 남 준, 김 원, 제이안, 나떠구씨 등 여러 사진가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 글 / 조문호










































2017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2월 31일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자'는 의미인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광화문 미술행동’에서는 사진가들이 모여 '정의로운 촛불행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찍어주는

'그 날, 나도 여기에 있었다.' 초상사진 퍼포먼스가 열리기도 했다.

판화가 이철수씨와 김준권씨의 작품이 그려진 180×700cm 인증 샷 배경현수막 앞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민이면 누구나 촬영할 수 있었다.

다큐사진가인 조문호, 엄상빈, 정영신, 곽명우, 남준씨의 봉사로 시작되었지만 뒤이어 양시영씨와 하형우씨도 함께 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으로 본인은 퍼 갈 수 있다.​

 

 

 

 

 

 

 

 

 

 

 

 

 

 

 

 

 

 

 

 

 

 

 

 

 

 

 

 

 

 

 

 

 

 

 

 

 

 

 

 

 

 

 

 

 

 

 

 

 

 

 

 

 

 

 

 

 

 

 

 

 

 

 

 

 

 

 

 

 

 

 

 

 

 

 

 

 

 

 

 

 

 

 

 

 

 

 

 

 

 

 

 

 

 

 

 

 

 

 

 

 

 

 

 

 

 

 

 

 

 

 

 

 



‘On the Road’


사진가 김문호씨의 ‘성시점경(盛市點景)’전이 지난 21일 오후6시 30분 ‘갤러리 브레송’에서 개막되었다.

개막식에는 사진가 김문호씨를 비롯하여 비평가 이광수교수, 김남진 관장, 눈빛출판사 이규상대표, 사진가 엄상빈,

강제욱, 이한구, 남 준, 곽명우, 윤길중, 정영신, 김 원, 한금선, 박병문, 이석필, 이주영, 아리미, 김자손씨 등 많은

사진가들이 모여 들었고, 미술평론가 곽대원씨와 행위예술가 타이거백의 모습도 보였다.

우리나라에 사진가들이 많지만, 김문호씨 처럼 깊이 생각하며 작업하는 다큐 사진가는 그리 흔치않다.

이십여 년 전에 ‘사진집단 사실’ 동인으로 함께 할 때부터 그의 사진 작업에 대한 진지함은 알고 있었지만,

작년에 열었던 ‘wasteland’전에서 결정적인 감명을 받은 것이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문명비판에 대한 시각이 압도적이다,
그가 발표했던 ‘On the Road’의 사유는 대상에 대한 그의 고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변혁에 눈 돌릴 때, 그는 자신의 일상을 성찰한 것이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현대문명의 비정함을 텅 빈 도로와 자동차 그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직장인들의 모습으로,

현대 문명에 물들어가는 도시인들의 일상을 들추어 낸 것이었다.

한 때 찍었던 초상 사진들이 인간에 대한 애정의 눈길이었다면 ‘온더 로드’는 인간이 만든 문명에 대한 사유로 넓혀졌고,

그 다음에 보여 준 ‘Shadow’에서 제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객관적 사실을 주관적 사실로 바꾼 대표적인 사진가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사진가 김문호씨의 관심적 대상은 무엇을 찍느냐가 아니고, 사실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로 점철된다.

그가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미지를 만드는 결정적 순간이나 미학적 형상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정신이다.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고민이나 사유가 그만큼 깊은 사진가를 여지 것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런 우리나라 대표적 사진가가 변방으로 밀려다니다, 이제 사 조명 받는 우리나라 사진판의 현실이 너무 한심스럽다.

어쩌면 더러운 사진판에 휩쓸리지 않았기에 그가 온전히 살아남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의 부족한 식견으로는 아무리 나발 불어도 사족에 불과해,

정확하게 김문호씨의 사진을 읽어 낸 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의 평으로 못 다한 이야기를 대체한다,

“인간이 소외된 도시 풍경, 인간이 사라져버린 현대 문명, 그 위에서 사진은 더 이상 객관성을 담보하는 다큐멘터리로 존재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진가 김문호의 인간과 문명에 대한 사진 담론이다. 2015년 전시한 <wasteland> 또한 마찬가지다. 인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이미지로 말하는 인간에 대한 담론. 인간을 정면으로 응시하지도, 그것을 이미지로도 담을 수도 없게 되어버린 세상. 그런 문명사적 맥락에서 사진가 김문호는 사진이 사실에 대한 사유 재현을 위한 매체로서 매우 적확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진가 김문호는 이번에는 도시의 기호화 된 상징에 주목한다. 미완성작 <인더시티>는 특별한 내러티브로 구성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그렇지만 또 다시 사실과 사유의 고민을 이끌어낼 수 있는 표상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중이다.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의 건물들이 서서 만들어내는 풍경, 그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미 우리에게는 사실로 기호화 되어 존재한다. 아파트는 거대한 산 앞에 자리하여 너무나 떳떳하게 자연의 풍경을 바꾸어버리면서 그것이 자연의 위치에 서버렸다. 광고판에 그려진 이미지는 비실재지만, 그것보다 더 실재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이 다 획일화 되어 버린 판타지의 세계, 사진가 김문호는 이 시대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천착해야 할 과제를 여기에 두는 중이다."


30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사진인이라면 꼭 한 번 보아야 할 전시다.

장애인 가족사진 2005


'wasteland' 팽목항2015


'wasteland' 매향리2015


'shadow'2013-2015

'인더시티'2013-2016


그런데, 김문호씨 전시에 들려 큰 낭패를 당했다.


김남진 관장과의 오래 전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죄로 ‘브레송’ 가기를 꺼려했지만,

김문호씨는 워낙 좋아하는 사진가라 들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날 발목 잡힌 것이다.

‘사진가를 찿아서’란 브레송 기획전 마지막 주자로 정했다며 여러 사람 앞에서 공표해 버린 것이다.


여지 것 사양해 온 것은 쟁쟁한 젊은 사진가들도 많은데, 늙은이가 끼어 더는 것도 그렇지만, 마음 편히 사진전을 열 형편이 아니었다.

더구나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름정도 남겨두고 결정한 것은 무리였다. 

전시비용도 비용이지만, 전 작품을 보여 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있는 사진으로 전시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옛날 필름을 스캔 받아 수정할 일이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죄 없는 정영신씨가 모든 어려움을 뒤집어쓰게 되었는데,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동자동에 할 일도 많은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낭패를 당하는지 모르겠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 듯이, 한 번 최선을 다해 보는 수밖에 없다.
오는 12월 10일이 마지막 매 맞는 날이니, 부디 오셔서 힘껏 두들겨 주십시요,

사진, 글 / 조문호

























































다큐사진가 성남훈씨의 파리 빈티지 시리즈 ‘꿈은 시간을 모른다’사진전이

지난 3일 오후6시,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SPACE22’가 야심차게 시도한 아트마켓 프로젝트 '셀렉션 앤 컬렉션(Selection &Collection)

첫 번째 작가로 다큐 사진가 성남훈씨 사진이 선정된 것이다. 


 '스페이스22'에서 선정한 작품을 일반인들이 소장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사진시장의 숨통을 터서 전업 작가들을 지원하려는 새로운 시도였다.




개막식에는 사진가 엄상빈씨와 ‘눈빛출판사’ 이규상대표가 전시를 축하하는 인사말을 했고,

‘스페이스22’정진호 대표와 운영위원 이은숙씨를 비롯하여 김문호, 이기명, 박종우, 이상엽, 김영호, 안미숙,

장 숙, 남 준, 이상봉, 김남진, 강제욱, 이정용, 박영규, 한설희, 이한구, 이규철, 곽명우, 이재갑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시 첫 날부터 많은 작품들이 팔렸다는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퍽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성남훈씨 와는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파리' 사진들이 많았는데, 처음 공개된 사진들도 많았다.

아련한 시절의 파리 사진학교 첫 과제부터 리베라시옹 신문에 20일 간 연재한 파리 20개 구의 이방인의 시선 등

초창기 작품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미술관에 소장되는 수준의 화이버베이스 인화지에 수작업으로 프린트된 사진들은 아날로그는 강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풀숲에서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집시소녀나 바이올린 선율로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한 집시사진을 포함한 많은 사진들이 규격별로 다양화되어 10장씩 묶은 소장용 시리즈로 선보였다.






초대된 성남훈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국내외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보도사진 콘테스트인 '월드 프레스 포토'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고,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인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 중에 '집시' 사진으로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그 문제작들이 모두 전시되고 있다





‘미진프라자’의 후원으로 열린 성남훈의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은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작가의 해설로 듣는 전시는 8월 11일(목) 6시부터 8시까지 SPACE22 세미나룸에서 진행된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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