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14인의 ‘촛불항쟁’ 현장 기록
촛불 구술사 口述史


강재훈 김봉규 노순택 박종우 성남훈 성동훈 윤성희
이승훈 전민조 정택용 조문호 조진섭 최형락 홍진훤


전시기간: 2017년 3월 28일 - 4월 23일

장소: 류가헌 http://ryugaheon.com/



정택용



‘빛의 예술’ 사진을 통해, 촛불을 ‘꺼지지 않는 빛’으로
- 사진가 14인의 ‘촛불항쟁’ 현장 기록 사진전, 3월 28일부터 류가헌

‘순한 촛불 하나를 어두운 밤 보탠다’
송경동의 시 ‘촛불 연대기’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랬다.

지난 2016년 10월 29일 첫 번째 촛불집회로부터 19번의 촛불 집회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 ‘순한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거리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쳤다. 더 큰 빛을 찾아서, 어두운 밤에 빛 하나를 보탰다.


하나의 촛불로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그날의 시간들이 지워지지 않을 풍경으로 각인될 때, 사진은 그것을 기록했다.

개개인의 기억으로 또한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장면으로 남을 그날의 시간들을 사진가들이 빛의 예술이라는 사진으로 기록함으로써

촛불을 또한 ‘꺼지지 않는 빛’으로 만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체온으로 광장을 덥혔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오늘,

사진가 14인의 ‘촛불항쟁’ 현장 기록 사진전이 다시금 그날의 장엄과 감동을 재현한다.

3월 28일부터 사진위주 류가헌(청운동 113-3)에서 열리는 사진전 <촛불의 구술사 口述史>가 그것이다.

강재훈 김봉규 노순택 박종우 성남훈 성동훈 윤성희 이승훈 전민조 정택용 조문호 조진섭 최형락 홍진훤. 신예 사진가부터

이름이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사진가, 원로사진가, 사진기자 등 14명의 사진가가 함께 한 100여 점의 사진들은

최초의 집회로부터 2017년 3월 10일 대통령 탄핵인용에 이르기까지 장구하게 이어진 촛불의 시간들을 바로 눈앞인 양 펼쳐 보인다.

한 손으로는 목마 태운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치켜 든 촛불, 기차처럼 늘어 선 차벽,

자신의 촛불로 다른 이의 심지에 불을 붙여주는 손길, 눈물을 흘리는 여학생과 ‘너무 좋다, 박근혜 파면’의 신문 호외를 들고 뛰며 웃는 청년.....

촛불항쟁 현장이라는 동일한 대상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사진가들의 시선은 저마다의 변별성을 지닌다.

드론을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찍은 이백만 촛불광장의 하이앵글, 만장일치로 탄핵이 인용된 순간 군중들의 환희와 눈물 등

기자의 직분을 가진 사진가들은 일반적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극적인 순간들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프랑스에서 사진을 공부한 젊은 사진가의 프레임은 어떤 혼잡한 순간에도 미쟝센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그 균형 때문에 현장의 분노와 함성은 증폭된다.

바람 부는 광장과 거리에 촛불을 들고 선 군중들의 낯선 풍경을 더욱 더 기이하게 구성한 사진가, 태극기와 성조기의 물결에 주목한 사진가,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한 예술인들과 함께 넉달 보름동안 직접 풍찬노숙을 하며 ‘광화문 캠핑촌 예술행동’의 면면을 기록한 사진가까지,

14명 사진가의 시선도 표현방식도 다채롭다.

전시제목의 ‘구술사’란 민중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한 방식이다.

촛불항쟁의 촛불은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이룬 거대한 빛이었다.

그러한 민중의 외침이었다는 점에서, 그것을 사진가들이 사진의 형식을 빌어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술했다는 점에서

구술사이자 한국사의 풍경을 바꾼 역사의 한 장면이라는 면에서 또한 구술사다. 

전시는 4월 23일까지 류가헌 전시 2관에서 열리며,

이어서 박근혜 정부 4년과 촛불항쟁을 기록한 사진집 출간 기념 전시가 4월 18일부터 전시1관에서 2주간 열린다.



정택용

정택용


조진섭


조진섭


성동훈


성동훈



최형락



최형락


최형락


전민조 - 탄핵만세   2017. 3.   10  안국동


김봉규



​김봉규


​김봉규


최형락


윤성희



성동훈


​강재훈-7차 촛불집회,어린이05-1


박종우


박종우


박종우


홍진훤


조문호

조문호


2. 작가소개


강재훈
한겨레신문 사진부문 선임기자(부국장)이자 자타공인 분교 사진 전문가다.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럽고 정겨운 사진으로 피사체와 감성적으로 공감하려는 사진가이기도 하다.

경기대, 홍익대 대학원 등 여러 대학에 출강해 사진사와 포토저널리즘 등을 강의했으며,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하였고,

현재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재훈 사진학교”의 강의를 전담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된 100여 명의 사진가들로 구성된 사진 집단 <포토청>을 이끌고 있다.


노순택

露宿澤. 사진사. 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움.

본명 노순택이었으나 2016년 11월 박근혜 퇴진 광화문광장 농성에 돌입하면서 노숙택으로 개명.

분단체제가 파생시킨 작동과 오작동의 풍경을 수집 중.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좋은 살인> <비상국가> <망각기계> <어부바> 등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출간.

최형락
사진가로서, 외면 받은 사람들의 눈빛을 기억하려 애쓴다.

 '돈의 논리'와 '국가의 논리'가 망가뜨린 것들을 기록하며, 혹시 그럴 수 없는 것이 있는지를 찾고 있다. 

4대강 사업의 허위를 기록한 책 <사진, 강을 기억하다>(2011, 공저) 등을 펴냈다.

현재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 기자로 일하고 있다. 

성남훈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

프랑스 사진에이전시 ‘라포(Rapho)’의 소속 사진가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객원교수이고 사회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를 이끌고 있다.

2008년 한미사진미술관, 2010년 타슈켄트 국립사진센터,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2016년 스페이스22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으며,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 2006년 한미사진상, 동강사진상, 1999/2009년 월드프레스포토상을 수상하였다.

출판물로 『소록도』(타임스페이스, 1996), 『유민의 땅』(눈빛 2005)등이 있다.

성동훈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사진가
ATLAS PRESS 소속

수상
제3회 온빛사진상. 2013
LUCIE FOUNDATION SCHOLARSHIP COMPETITION, USA, 2011
CITY OF SUBIACO PHOTOGRAPHY AWARD, AU, 2010 _ FINALIST
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 USA, 2010 _ 4CATEGORY, 6 PICTURES

정택용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생태를 위협하는 인간의 탐욕에 관심이 많은 사진가.
대추리나 제주 강정, 밀양, 용산과 더불어 숱한 노동현장에서 이 나라엔 대접 받는 1등 국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의문을 품고

사진을 찍는다.

2010년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5일 헌정사진집 『너희는 고립되었다』를 냈고,
2014년 ’밀양구술사프로젝트팀'이 쓴 『밀양을 살다』 속 밀양 주민 16명의 사진을 찍었다.
2016년 고공농성과 한뎃잠을 담은 사진집  『외박』을 냈다.

​조문호
 다큐멘터리 사진가.

개인전으로 ‘사람이다’(2016), '청량리 588'(2015), ‘장에 가자'(2015),'인사동, 봄날은 간다'(2010), '산을 지우다'(2008),

‘신명’설치전(2007),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2007), '두메산골 사람들'(2004), '태풍 루사가 남긴 상처'전(2002), '동강백성들'(2001),

 '전통문양초대전(1995), '불교상징전(1994)', '전농동588번지‘(1990)', '87민주항쟁’(1987)', '동아미술제초대전(1987)',

‘아시안 게임’ 기록전(1986) 등을 개최하였다. 현재 인사동 사람들과 동자동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다.

외 7인



3. 작업노트


노순택
광장일기, 어떤 날
비닐포장을 뜯고 흔들면 뜨거워지는 ‘핫팩’이라는 물건.

그런 물건을 알기는 했으나 써본 건 처음이었다.

1인용 텐트에서 잠을 잔 것 또한 내겐 첫 경험이었다.

비 내린 후 첫 얼음이 얼었던 어느 날, 새벽에 눈을 떠 보니 텐트가 주저앉은 채 얼어 얼굴에 닿아 있었다.

바닥에 깔 스티로폼 반입을 경찰이 허용하지 않아, 작은 텐트 안에 침낭만 깔고 자던 나날이었다.

몸서리나게 추운 그런 날들을 핫팩 덕분에 견뎠다. 나는 언제부턴가 식어서 버려야 하는 핫팩을 모으기 시작했다.

봄이 오면 핫팩 안의 흙을 모아 퇴비를 섞어 무언가 심어볼 생각이다.

점성질 재료를 섞어 조형물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택용
142일. 이렇게 오랫동안 광화문 광장에 공간을 점거해 유지할 줄 몰랐다.

작년 11월 4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기자회견 뒤 기습적으로 점거하면서

적어도 2주 정도면 이 정권에 뭔가 사달이 나서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완전 오판이었다.

헌재 탄핵심판 선고일 예측이 미뤄질 때마다 느낀 절망감은 깊었다. 하루라도 빨리 광화문 캠핑촌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 안에선 사진 찍는 일도 흥이 나지 않았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시간들이었다.


조문호
촛불이 예술로 꽃 피우다.
정의를 부르짖는 촛불시민들의 함성이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펼친 촛불시위의 놀이판은 예술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고,

예술이 대중 속에 녹아드는 예술 본연의 일상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시민들과 어울려 펼친 예술가들의 행동은 촛불의 위대함에 화관을 씌우며,

촛불이 예술로 거듭나는 쾌거로 또 하나의 민중미술사에 남게 된 것이다.

이 사진들은 석 달 동안 열 네 차례의 프로젝트에 함께 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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