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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미술행동’에서 세 번째 추진한 경찰차벽 공략 프로젝트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가 지난 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그런데, 온 종일 작가들과 시민들이 메달려 만든 전시막이 경찰의 방해 공작으로 길바닥에 깔리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시민들이 붙이는 스티커로, 스티커 범벅이 될 것을 미리 방지해 주는데도 막는 이유가 궁금했다.

김준권, 류연복, 김진하씨 등 여러 명이 나서 경찰을 설득하였으나, 돌대가리 명령에 움직이는 끄나풀들이라 도무지 먹혀들지 않았다.

괜히 위에 놈 눈치 보느라 육갑 떨었으나, 설치물을 분실한 지난주에 비해 경찰이 지켜주었으니 고마워해야 할지, 욕해야 할지 헷갈렸다.

일찍부터 작가 정고암, 여태명, 박방영 세 사람이 벌이는 캘리그래피 퍼포먼스가 벌어졌고, 

판화가 오윤의 ‘칼노래’, 홍선웅씨의 ‘역사의 길’, 이철수씨의 북을 쳐라 ‘새벽이 온다’ 류연복씨의 ‘따로 또 같이’.

이상호씨의 ‘무제’, 박제동씨의 그림을 정찬민씨가 각을 한 ‘세월호 미 수습 이웃9인’, 이윤엽의 판화 복합판 등

대형 걸게 그림이 만들어 져 광화문광장을 판화가 펄럭이는 축제 광장으로 만든 것이다.

서예가 여태명씨가 ‘광화문 축제’라 쓴 휘호에 이어 박방영, 정고암씨의 글과 그림이 대붓으로 휘갈겨졌고,

김진하씨는 ‘박근혜는 물러나라’라고 적기도 했다.

김천일, 정복수, 이재민, 김 구, 한상진씨 등 많은 작가들의 일사불란한 작업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그림판에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광화문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침몰한 진실을 인양하라’, ‘이제 그만해라’, ‘세상을 바꾸자’ 등 많은 염원들을 그림판에 새겨 넣었다.

심지어 어머니 품에 노는 어린이까지 나와 ‘밭그내 대통령 아니다.’라고 적고 있었다.

모르쇠 일당들은 이 국민들의 소리가 들리는지 모르겠다.

세종대왕상 뒤편 인증샷 배경막에서는 사진가들의 ‘그 날, 나도 거기에 있었다’ 초상사진 찍기도 벌어졌다.

정영신, 엄상빈, 남 준씨도 나왔지만, 그 날의 사진은 대부분 양시영씨가 도맡아 찍었다.

이토록 사진가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여지 것 사진판의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으로 본다.

‘사협’이란 어용단체는 말 할 것도 없지만, ‘민사협’이란 단체도 개인 놀음에 휘둘려 식물인간 상태다.

오죽하면 다양한 예술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졌지만, 사진인들의 불의에 대한 외침은 들어볼 수조차 없는 것이다.

안타까워 ‘社會寫眞集團’에 함께 하자며 페북에 올려놓았더니, 몇몇 분들만 동참의 뜻을 밝힐 뿐이었다.

색깔이나 인맥구성 등 판세를 살필지 모르겠으나, 이제 갑 질은 끝내야 할 시점에 그처럼 구차한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쨌든 이런 일은 총대를 맬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사진가로서 유일하게 광화문현장에서 몸 바쳐 뛰는 노순택씨가 딱 적임자지만, 워낙 바쁜 사람이라 맡아 줄지 모르겠다.

벌써 여태명선생께서 단체 제호까지 만들어 주셨지만, 사진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진가들의 지혜를 모아보았으면 좋겠다.


이 날은 위에 언급된 분 외에도 강 민, 방동규선생을 비롯하여 장경호, 김 억, 이인철, 성기준, 김창주, 고옥룡, 손병주, 이정환,

하태웅, 이점숙. 임경일씨 등 많은 분들이 다녀갔고, 힘을 보탰다.

오후5시 무렵에는 현수막을 미 대사관 앞의 경찰차벽으로 옮겨 갔으나, 국가 재산에 손 댈 수 없다며 경찰이 막아섰다.

국민들이 붙이는 스티커는 묵인하면서도 예술인들의 설치물은 안 된다니, ‘블랙리스트 예술가’를 정말 우습게 본 것 같다.

그 많은 국가재산을 거덜 내는 권력들이 국가재산 운운하며, 예술적 변신조차 용납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벌이며 작가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기도 했으나, 결국은 경찰을 배경 조형물로 세운 채, 땅 바닥 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이야기 거리를 만난 기자들만 보더라도, 한심한 권력의 한계였다.

경찰이 전시물을 잘 지켜주니 ‘광화문 미술행동’ 팀은 오히려 편했다. 다들 몰려가 설렁탕으로 요기하며 막걸리에 목을 축였다.

돌아오니, 땅바닥 전시장은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특히 박제동씨의 그림을 정찬민씨가 각을 한

‘세월호 미 수습 이웃9인’ 초상에는 애도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모여들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북한의 청와대 침투를 걱정해 일곱 시간의 행방을 밝히지 않았다는 개가 들어도 웃을 뒤늦은 보도를 접하며,

저 따위 인간들의 뇌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망치로 한 번 때려 부숴보고 싶은 심정이다.


오는 14일에 펼쳐 질 네 번 째 ‘광화문 미술행동’ 차벽공략 프로젝트는 “응답하라 1987! 한 걸음 더 2017”이다.
설치 현수막으로는 최병수씨의 ‘한열이를 살려내라’와 본인의 ‘87민주항쟁’사진 현수막도 걸린다.

그 때나 지금이나 거짓말하는 것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며 죽었다’는 말이 생각난다. 

아래 이미지는 걸게로 사용될 사진이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 시민 퍼포먼스에도 많은 관심바란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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