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의 사모님 모습-  



지난 14일 원로사진가 이명동선생 사모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한편으론 힘든 연명보다 저승이 더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혼자 남게 된 이명동 선생을 어쩌랴!
사모님 죽 끓여 드리는 게 유일한 낙이셨는데, 그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까?


작년 여름 찾아뵐 때만해도 반갑게 맞이하며, 자식처럼 뭘 못 먹여서 안달이셨다.
유난히 수줍음도 많이 타셔서, 눈길만 마주쳐도 고개 내리시는 분이다.
날 좀 풀리면 찾아뵈려 문안을 미루었던 게 후회스러웠다.
예전에는 이선생님께서 설렁탕 먹자며 가끔 전화를 하셨는데,
요즘 연락이 통 없었던 걸로 보아 사모님께서 많이 편찮으셨나 보다.






정영신씨께 연락하여 함께 강남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장례식장에서 사진가 황규태선생을 만났으나, 아는 분이 없어 그냥 가신다고 했다.
한정식선생을 장례식장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먼저 가셨다는 말씀도 하셨다.

이명동 선생도 자택에 가셔서, 아는 분이라고는 둘째 아들 태웅씨 뿐이었다.
예만 올리고, 황규태선생을 따라 나서야 했다.
황선생께서 같은 방향이라 태워 주셨는데,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돌아가신 사모님보다, 이명동선생님이 더 마음에 걸린 것이다.






예전에는 누가 돌아가시면 슬퍼하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요즘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개똥밭에서 굴러도 저승보단 이승이 낫다“는 속담은 틀린 말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병원에서 사람을 살릴 수는 없어도 죽이지는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고통 없이 죽는 것은 하나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병원생활 오래 하게되면 가족 간의 정조차 메말라버린다.
환자도 힘들지만,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마, 사모님께서도 병원에 계셨더라면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댁에 계셨기에, 돌아가실 때까지 정 나누며 편안하게 영면 할 수 있었을 게다.
이젠 편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막지 말아야 한다.
고달픈 이승보다 고통 없는 저승이 훨씬 편하다.
사람 목숨 담보로 장사하지 말고, 안락사를 허용하라.






장례식장은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6호실이고, 발인은 3월16일이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서을시립납골당이다.


“사모님!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빕니다”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