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포항 아트페어 ‘사진의 섬 송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포항 송도 코모도호텔에서 열렸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 안성용)가 마련한 ‘제2회 사진의 섬 송도-송도, 미래를 만나다’ (대회장 이인식)는

호텔 룸에서 전시 판매가 이뤄지는 호텔아트페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포항, 경주, 대구, 부산, 서울 등 전국의 사진가 43명이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으나,

전시작의 판매는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이는 지역민들의 사진 소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지역작가들 친분에 의해 팔린 작품들은 더러 있어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일 오후7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에는 대회장 이인식씨와 운영위원장 조근식, 기획자 안성용 소장을 비롯하여

참여작가와 초대인사 등 100여명이 참가하여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도협, 원지현씨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대회장 이인식, 안성용씨의 인사와 내빈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 잔 마시며 들었으면 훨씬 덜 지루했을 텐데, 자꾸 옆자리에 차린 술상에 신경쓰였다.

대금연주와 작가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있은 후에야 와인파티가 시작되었다.





태풍이 지나간  6일은 전시장이 한가했으나, 마지막 날인 7일은 많은 분들이 들려 작품을 감상했다 .

특히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해 주신 서울의 차재훈교수를 비롯하여, 

부산의 사진가 노재학, 박경민씨 등 타 지역에서도 많이 다녀가셨다. 






아트페어를 끝낸 7일 밤에는 '제3회 사진의 섬 송도'를 기약하는 축배를 들었다.  


참여사진가 : 권기철,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장정아. 정광수,

                 정영신,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회우, 하정은, 한병화, 홍상돈,






아래는 개막식을 비롯하여 이런 저런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이 너무 많아, 세미나와 아티스트 토크, 전시 객실, 뒤풀이 사진을 바롯한 본인의 참견문은 아래에 별도로 올립니다.

http://blog.daum.net/mun6144/4931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요즘의 쪽방 사람들은 참고 견디는 인내의 한계가 어디인지 실험하는 것 같다.

다들 찜질방처럼 발가벗고 살지만, 아무도 탓하는 이는 없다.

후덥지근하게 돌아가는 갇힌 바람은 선풍기가 아니라 온풍기다.

뜨거운 바람이 거슬려 잠간이라도 선풍기를 끄면 땀이 팥죽처럼 흘러내린다.

건물이 햇볕에 잘 달구어져, 찜질방이 쪽방을 형님이라 부를 지경이다








그렇지만 다들 폭염을 견뎌내는 그들만의 노아우가 있다.

한계에 부딪히면 화장실에 가서 물 한 두 바가지 뒤집어쓰면 되고,

그도 안 되면 술 한 잔 마신 후, 공원이나 바람 통하는 그늘에 뻗어버리면 된다.

그렇지만, 쪽방 사는 사람들도 가오가 있어, 아무데나 눕지는 않는다.

더워 곤죽이 되어도 견딘다. 그래서 여름철은 노숙하는 친구들이 상팔자다.






옆 건물의 이기영씨는 무더운 여름 나는데, 이골 난 사람이다.

덥다고 생각하면 더 힘드니, 아예 신경을 끈다는 것이다.

가끔 찬물 적신 타올로 몸을 식히지만, 이열치열이라며 운동까지 한다.

나더러도 근육 운동을 하라지만, 개가 들어도 웃을 소리다.

이기영씨는 몸에 살이라도 남았지만, 난 뼈다귀뿐이라 개 달라 들 까 두렵다.





다들 지하철로 가면 시원하게 지낼 수 있건만, 끝가지 방에서 버티는 곰들이 존경스럽다.

옷을 몸에 걸치는 순간 땀에 젖기도 하지만,

비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더운데 힘만 빠져, 가만있는 게 상책이란다.







지난 토요일은 대전에 작업실이 있는 조성기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선배님! 서울역에 왔는데, 동자동 있으면 같이 식사나 하시죠?”

빵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지라, 움직이기 싫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식당가에 내려가니 다른 분과 같이 왔는데, 안면이 많아 보였다.

예전에는 포항에서 사진을 했다지만, 지금은 군부대에 근무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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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씨는 미술은행에 사진을 한 점 팔게 되었다며, 액자 맡기러 서울 왔다고 했다.

요즘 같이 어려운 경기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 조금이나마 숨통이 터일 듯 했다.

고등어구이에다 시원한 냉커피까지 얻어 마시며, 더위를 피하는 시간이 되었다.






손님들이 떠난 후 지하도로 내려갔더니, 처음 보는 사내가 지하도를 안방처럼 누워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그런지, 맛이 살짝 간 것 같았다.

노숙을 해도 최소한의 예는 갖추어야 하는데, 저러다 역무원에게 쫓겨난다.

저런 게 민폐라는 것이다. 다른 노숙자까지 힘들게 하니까...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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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조성기의 초창기 사진이 긴 잠에서 깨어나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학생때, 방학을 이용해 지리산 산골에 들어가, 한 우체부를 대상으로 기록한 사진이

눈빛사진가선 ‘우편집배원 최씨’란 사진집으로 나오며, 뒤늦게 조명 받은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충무로 '반도갤러리'에서 열리는 ‘집배원과 산골사람들’ 사진전을 찾아보았다.

마침, 무의도를 예술 섬으로 만들기 위해 긴 세월 애쓰는 무의도 촌장 정중근씨와

‘예당국악원’ 원장인 소리꾼 조수빈씨와 연락이 다아 함께 간 것이다.

다행히 사진가 조성기씨가 자리에 있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전시장을 둘러보니, 암실에서 프린트한 오리지널 프린트 40점이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정겨웠다.

한 우체부의 삶을 통해 산골마을 사람들의 삶을 골고루 조명하고 있었는데,

심심산골의 소박한 정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비록 지리산 산골의 한정된 기록이지만, 이는 한 개인과 지역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삶을 조망한 것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면, 잘 찍거나 못 찍거나 사진가의 기량은 부차적인 문제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작가 의도만 분명하다면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는 더 빛나게 된다.

조성기 사진 역시 와인처럼 오랜 세월의 숙성을 거쳐 나왔으니,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만약, 그 당시 아름다운 풍경이나 찍었다면, 한 낱 쓰레기에 불과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 아는 이야기 해보았자 잔소리에 불과한 것을 알면서도 지껄이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사진의 진정한 가치를 잘 모르는 분들의, 안타까운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그 날 전시장에 함께 간 명창 조수빈씨가 사진을 둘러 보더니,

아득하게 먼 어린시절이 떠올라 즉흥적으로 부른 노래는 바로 조수빈표 ‘정선아리랑’이었다.

정선에 살며 숱하게 듣는 ‘정선아리랑’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다.

본래의 노래가 한에 메였다면, 그 한을 추억으로 이끈다. 그보다 더 좋은 축가는 없을 듯싶다.
뒷 날 당시 주인공이었던, 최동호씨가 전시장에 온다지만, 시간이 없어 뵐 수는 없었다.





마침 인터뷰하러 온 정영신씨를 만나 정중근, 조수빈씨와 함께

충무로 복집에 들어 가 시원한 국물을 안주삼아 소주 한 잔 했다.


술을 마시면서도 머리에 떠나지 않는 것은, 추억에만 메여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눈앞에 너무 가슴아픈 처절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쪽발이 말이지만, 이제 그만 오사마리하고 싶다.






그리고, 내일이면 전시가 끝나는 날이라 사진전을 보기도 바쁘고, 추워 외출하기도 힘드니,

눈빛아카이브에서 나온 '우편집배원 최씨' 사진집을 구입해 보시라.

만 이천원 밖에 하지 않으니, 인터넷으로 구입해 두고두고 보세요.

한 번 보고 잊을 추억은 아닌 것 같다.

행여 손해 보았다고 생각되면 저에게 돌려주십시오. 기꺼이 받겠습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포항 송도의 코모도호텔에서 이색적인 사진 장터가 열렸다.
올 해 처음으로 열린 포항 ‘사진인의 밤’은 사진가 안성용씨가 소장으로 있는

‘포항예술문화연구소’에서 기획 추진한 포트폴리오 특별전으로, 늦가을의 한가한 송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2017 사진의 섬, 송도’에는 사진전문 갤러리와 출판사를 비롯한 40여명의 사진가들이 참여한 사진 페어였는데,

주최 측에서 송도 코모도호텔 객실 40개를 빌려 40여명의 사진가들이 독자적인 포트폴리오 전시를 열도록 한 것이다,

아무튼, 서울의 사진가들과 지역사진가들을 연결해 주는 교두보로서 유능한 신인 발굴을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랄 뿐이다.






이번 포트폴리오 전에 구닥다리 늙은이가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모처럼 쪽방에서 벗어나 호텔에서 한 번 쉬어가라는 후배들의 배려 같았다.

덕분에 2박3일 동안 서울과 지방의 여러 사진인 들을 골고루 만나며, 또 다른 사진들을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다.



 



27일 오후 6시부터 열린 ‘사진인의 밤’ 개막식에서 들려 준 ‘포항팝스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축제 분위기를 더 높였다.

호텔 주변을 뒤덮은 소나무의 솔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가운데 진행된 와인 파티도 인상적이었다.






부산의 이광수 교수를 비롯하여 서울에서 내려 온 사진가 김문호, 김남진, 양재문, 조성기, 곽명우씨, '눈빛출판사'의 이규상씨 등

반가운 분들을 수없이 만났는데, 대구에 사는 오래된 친구 은석이 까지 불렀으니 신바람 난 것이다.

난, 술이 취해 기분이 너무 좋아도 탈인 것은, 너무 오버하기 때문이다.

그 이튿날 술이 깨어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인데, 포항에서 인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장기봉, 김정혜 내외도 있었고,

친하지 않은 후배들도 많지 않았던가?






그 이튿 날의 술자리에서는 조심하느라 말을 삼간 채 술만 마셨더니, 술이 더 빨리 취했다.

이차로 한겨레 곽윤섭기자가 호텔 복도에 마련한 사진인 들의 대담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아무런 기억도 없었다.

사실상, 명목은 전시하러 왔지만, 반가운 사람 만나 술 마시는데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 나이에 더 알려져 전시 한들 어디에 쓸 것인가?






호텔 객실을 사진으로 장식한 이번 전시는 소나무 숲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객실에서 누리는 여유라 그 재미가 쏠쏠했으나,

객실을 지키기도 쉽지는 않았다. 좁은 방을 지키고 앉았으니 들어오던 관객도 걸음을 멈추기 일 수였고, 들어와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방을 비워두고 차 안에서 졸거나 바닷가를 거니는 등 쓸데없는데 시간을 보낸 것이다.

호텔에 컴퓨터가 있는 줄 알고 노트북을 챙겨오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포트폴리오 특별전 참여 작가로는 김남진, 김문호, 김형섭, 문제남, 석재현, 안성용, 양재문, 유용예, 이수철, 이재갑, 이한구, 조성기씨 등의

알려 진 작가 외에도 강레아, 권순종, 김덕수, 김동진, 크리스탈, 나호권, 노영이, 박종효, 서경애, 손진국, 신병문, 오상칠, 유소피아, 이두순,

이인식, 이우노, 최흥태, 하정은씨 등 40여명의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한 다양한 사진가들이 참여하였다. 그 외에도 ‘눈빛’출판사를 비롯하여

서울의 ‘갤러리 브레송’, ‘인덱스 갤러리’, ‘나우 갤러리’가 참여했고, 부산에서는 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를 비롯한 ‘리빈 갤러리’ 관계자도 참여했다. 



 


참여 작가인 김문호씨의 ‘온 더 로드’나 양재문씨의 ‘비천몽’ 등 기존에 발표된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언급 할 필요도 없지만,

현대인들의 고독감을 다룬 문제남씨의 'Untitled', 자연 이미지를 압축시켜 보는 이의 심연을 건드리는 박종효씨의 '소소한 풀잎이야기‘

시내버스 안의 일상적 단편을 날카롭게 잡아낸 김동진씨의 포트폴리오가 눈에 띄었다.

리고 사회적 시대성이나 역사성이 내포된 다큐멘터리사진보다, 아름다운 그림 같이 미를 추구하는 사진이 많아 아쉬운 감도 있었다.





‘제1회 사진의 섬 송도’ 포토폴리오전시는 무엇보다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다.

첫 호텔 사진 페어라는 점을 잘 활용하였고, 신인들과 기성작가들을 연결시키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그러나 서둘러 시작된 행사라 문제점도 여럿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홍보가 부족하여 타지의 사진가들이 잘 몰랐다는 점이다.

둘째는 참여 작가들과 주최측간의 행사 진행에 대한 충분한 교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작가가 그 방에 알맞은 디스프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 배치될 방의 구조를 사전에 알려주었어야 했다. 나 역시 전시 할 사진을 준비하라는 연락은 받았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몰랐다.

지난 번 전시에 걸었던 사진들과 미발표 작이 대부분인 ‘장터 사람들’ 포트폴리오를 챙겨 갔으나, 디피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차라리 처음 생각처럼 포트폴리오만 책상위에 내 놓았으면 될 걸, 관람객들이 뒤적거려 사진이 망가질 것을 우려하여

이 것 저 것 오래된 사진들을 펼쳐 놓은 것이다. 옛 속담처럼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는 말이 딱 맞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많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한 곳에 모아두고 볼 수 있는 별도의 큰 방도 하나 쯤 있었으면 한다.

가난한 사진가들의 참가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참관자들도 효율적으로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포트폴리오 전시는 방에 사진을 주렁주렁 걸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번 포트폴리오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은,. 가난한 사진인 들이 무리하게 많은 돈 들여 개인전을 여는 것보다

포토폴리오전으로 데뷔할 수 있는 풍토 조성과 그 통로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다.





전시된 객실에는 침대에도 사진이 진열되었고, 소나무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창틀을 비롯해 심지어는 화장실에도 사진이 걸렸다.

창문을 통해 보여주는 바깥 풍경과의 대비 또한 흥미로웠으나, 일부 객실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 사진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도 남겼다.

사진을 살피다 그만 보조조명으로 설치한 스탠드를 걷어차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는데, 조도를 좀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강구했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3시부터 호텔 1층 로비에서 열린 사진경매에는 출품작 30여점이 경매에 붙여졌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사고파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좀처럼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경매 진행자가 좋은 작품들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러 차례 외쳐댔지만, 사진 보는 안목이 부족한지,

나서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1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의 비교적 싼 가격에 낙찰되긴 했지만, 그 중 12점이 판매되는 성과도 있었다.


나 역시 경매에 한 점이라도 내놓으라고 종용받았지만, 사람사진을 쉽게 살 사람도 없겠지만, 자칫 아는 분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어 사양했다.
또한 살만한 사진의 대부분이 에디션 넘버를 다섯 장으로 한정해 놓았기에 추가 프린트가 불가능한 사진이 많았다.

그리고 전지 규격의 사진 한 장에 3백만원에 팔았는데, 경매로 싼 가격에 판다면 먼저 구입한 분들에게 도리가 아닌 것이다.






아무튼, 포항에서 처음으로 열린 ‘사진의 섬, 송도’ 포트폴리오 전시가 우리나라 포트폴리오 전시의 주축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전국에 흩어진 신진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신인발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길 바라며,

주최 측과 참여사진가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

사진, 글 / 조문호







































































































































어제 밤을 꼬박 새워가며, 쪽방 도배를 했다.
새벽에 간신이 잠 들었는데, 아침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인천‘무의도’를 예술 섬으로 만드는 정중근씨 였는데,
서울역 그릴에서 기다릴테니, 아침식사 하러 오라는 것이다.

잠을 더 자고 싶었으나, 한 끼라도 때우려 기어 나갔다.
설치 미술하는 최정자씨와 있었는데, 굴 짬뽕 한 그릇씩 먹어 치웠다.
그 자리에서 나온 말이, 올 망년회에 인사동사람들과 멋지게 한 번 놀자는 것이다.
맛이 더 가기 전에 인사동에서 한 번 모이자는 것인데, 머리가 복잡해졌다.

확답도 못하고 돌아와 사진정리하고 있는데, 사진하는 후배 조성기가 찾아왔다.
‘눈빛 출판사’에서 만드는 사진가선 원고 전해주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데,
조금 있다 ‘수원사진축제’에 간다며 일어섰다.

오후에는 인사동에서 조준영시인과의 약속이 있었다.
인사동 ‘유목민’으로 갔더니, 조준영씨와 전활철, 김기영씨가 있었다.
좀 있으니, 김태서와 신상철씨도 들어왔다.
반가움도 잠시였고, 점심 겸 저녁을 두 그릇이나 먹어치우며,
소주 반병 마셨더니 졸음이 쏟아져, 아쉽지만 작별하고 나왔다.

인사동거리는 시꺼러웠다.
촛불을 든 국민들의 박근혜 퇴진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갑자기 잠이 확 깨어, 나도 목이 터져라 외쳤다.

“대통령도 아닌 박근혜는 내려온나! 검찰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4, ‘한국종합예술대에서 교편 잡는 사진가 이주용 교수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평창동 연화정사옆에 있는 작업실에서 10년 넘게 일해 왔다는데, 전망이 끝내 주었다.

북한산 자락의 옹기종기 몰린 집들이 석양에 물들고 있었고, 작업실은 마치 박물관에 온 것 같았다.

희귀한 대형 박스카메라들이 즐비했고, 온갖 석불과 오래된 물건들이 여기 저기 진열되어 있었다.

 

30여년 전 이주용교수가 미국서 공부할 때, 안젤 아담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사진계 거목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 취재한 원고를 내가 근무했던 월간사진으로 보내주어 2년 가까이 연재했는데,

국내사진인들의 눈이 번쩍 뜨이게 하였다.


그 뒤 귀국해서는 포토291“이란 사진잡지를 창간하여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원래 좋은 잡지보다 아마추어를 상대로 한 대중잡지만 간신히 살아남는 현실은, 오래 지탱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이후, 이교수를 전시장에서 한 두 차례 만나기는 했지만, 이렇게 작업실을 방문할 줄이야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몇 일전 동자동 쪽방촌 작업에 필요한 자재 도움을 페북에 올렸는데, 그 걸 보고 도와주겠다며 전화해 준 것이다.

사용하는 비싼 프린트기를 빌려주려다, 아예 새것으로 사 주겠다는 것이다

 그토록 고마운 인정을 베푸는데, 이주용교수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게, 창피했다.


그동안 동북아 天然堂사진관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울에서 출발해 일본 동경을 거쳐 오사카,

북경을 잇는 한,,3국의 현재와 과거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 작업이었다.

역사적 기록성과 사진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공유한 중요한 전시였다.

또한 순회전이 열린 도시에서 만난 가족들의 초상사진을 촬영함으로, 동시대 초상사진의 사회학적 의미를 주지시키기도 했다.

 

그런 중요한 작업을 직접 못 본 게 아쉬웠지만, 인물을 통한 사회적 다큐멘터리 작업은 계속된다니, 기대되는 바가 크다.

방문한 작업실에는 사진관의 배경그림을 그리는 화가 조수 나우미씨와 함께 있었는데,

그런 훌륭한 조수와 함께 작업한다는 것도 너무 부러웠다.


그런데, 작품들과 작업실에 늘린 기자재들에 취해, 평소 습관처럼 해왔던 사진 찍는 일과

서울도시빈민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마저 잊어버린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프린트 기자재를 구입해 주려, 내가 사는 쪽방까지 방문해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결론은 모든 것을 쉽게 결정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말인데,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좀 더 세밀한 현장조사는 물론이고, 주민들의 마음이 열렸을 때, 논의할 문제라고 했다.

한 지역에 많은 사진가들이 몰리면 자연적으로 부작용이 일어 날 소지가 많다며,

인간적인 소통보다 사진욕심에 눈이 어두운 사진가가 반드시 생긴다는 것이다.

 

서울 전역 빈민가의 철저한 현장조사가 선행된 후, 사진가들이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구역별로 나누어 한 지역에 한두 명만 들어가, 상호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 문제는 기획전문가인 브레송의 김남진 관장께 부탁할 생각인데, 본인이 허락해 줄지 모르겠다.

좌우지간 경험 많은 사진가들의 자문을 구한 후, 좋은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공개할 작정이다.

 

그리고, 저녁 무렵엔 부산에서 활동하는 다큐사진가 조성기씨를 인사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성기씨는 10여년 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에 함께 한 적 있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이산가족 같은 감은 있었지만,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 자리에는 조성기씨를 비롯해 사진가 박종면씨와 인성욱씨가 동행했는데, ‘유목민매상께나 올렸다,

서로간의 정보 교환은 물론, 사진판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일화를 안주삼아 퍼 마셨는데,

유목민주인장 전활철씨와 푸른별이야기 최일순씨, 그리고 뒤늦게 시나리오작가 최건모씨도 합류했다.

다 연줄연줄 아는 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성기씨가 부산가는 열한시 기차표를 취소하고,

내가 사는 서울역쪽방에 끼어 자겠다고 했다. 내 사는 꼴도 보고 싶었겠지만,

서울 올라 온 김에 눈빛에서 나오게 될 사진집 서문을 부탁하러 이경홍교수를 만나려는 것이다.

 

쪽방 갈 놈들이 겁도 없이 택시까지 잡아타고 갔는데,

입주한지 몇 일 되진 않았지만, 긴 밤 손님은 처음 받았다.

술이 취해 매점에서 소주와 이 것 저 것  별의 별 것을 다 집어넣었다. 내일도 처먹어야 사니까...

그 날 밤 술 마시며, 전 주인이 남겨 놓고 간 유품, 꽃그림을 안겨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상도 말로 참 욕봤다!

 

하루 일기가 길었던 만큼, 그 이튿날은 죽어나야 했다.

 

사진, / 조문호











내가 사는 동자동 쪽방입니다

그림은 전에 살던 분이 남기고 간 유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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