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정영신씨가 3년 간 작업해 온 ‘장에 가자’가 ‘이숲’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장에 가자’는 시골장터와 그 지역 문화유산을 탐방한 책으로

장터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가족과 함께 주말여행을 생각하시는 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장에서 사람 사는 정을 느끼고, 인근 유적까지 돌아본다면 유익한 여행길이 되리라 여겨진다.

 

그동안 정영신씨가 장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펴낸바 있지만,

이번에 나온 책은 시골 오일장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장터와 유적을 연관시켜

장터가 문화 관광의 허브가 될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각 지역별 역사와 인물, 특산물 등 일곱가지 주제로 분류해 전국 22개 장터를 소개했다.

찍어둔 기존의 장터 사진이 아니라 다시 발품 팔아 찍은 최근 사진들이다.

출간을 기념해 2020년 11월 11일부터 20일까지 '갤러리 브레송'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장에 가자’ 책은 10월30일까지 SNS를 통해 판매한다

책을 주문하신 분에게 장터 사진(5x7인치) 한 장을 서명하여 증정한다.

아래 장터사진 5장 중 번호를 선택해 주시면 책과 함께 우송해 드린다.

전시회기간 중에 구입하는 분은 장터 엽서(5매)를 증정한다.

 

책값 입금하실 곳 : 하나은행 593-810222-39907 (정영신) 

정영신 전화 010-2955-8926 카톡이나 메신저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주문 받은 책은 매주 목요일 일괄 보내드립니다.

 

 

‘장에 가자’ -시골장터에서 문화유산으로-

-목차-

 

1장. 느림의 미학을 만나는 오일장

담양장, 대나무 소리 들린다

예천장, 조상의 숨결을 담다

영암장, 남도의 설악산으로 불리는 월출산

 

2장. 여인 삶의 향기가 밴 오일장

청양장, 콩밭 매는 아낙네가 부르는 칠갑산

순창장, 고추장으로 버무린 살풀이

남원장, 춘향이의 고장

 

3장. 자연 특산물과 만나는 오일장

강경장, 백제의 옛 터전 황산벌

광천 토굴 새우젓 시장, 은근하게 발효된 자연의 맛

남해 이동장, 가천 다랭이 마을

금산장, 인삼의 고장

 

4장. 개화기 인물을 만나는 오일장

정읍 샘고을 시장, 동학농민운동의 발생지 말목장터

영덕장, 블루로드 영덕대게의 고장

구례장, 지리산과 섬진강이 빚은 땅

 

5장. 옛 성현과 함께하는 오일장

광양장,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매실의 고장

영주장, 소백산 자락에 깃든 선비의 고장

송정리 오일장, 정(情) 한 보따리가 이야기꽃으로

 

6장. 역사 이야기와 함께하는 오일장

울산 언양장, 우리나라 근대화의 진열장

부안장, 산과 바다와 땅의 특별한 조화

무주 반딧불 시장, 나제통문

 

7장. 문화의 숨결이 오일장 속으로

옥천장, 정지용 시인을 만나다

고창장, 세계 최대 고인돌 유적지

보성장, 판소리 가락 초록 융단 휘 감는가

완주 고산장, 산중에 핀 한 송이 꽃, 선암사

 

-증정 사진 1-

-증정 사진 2-

-증정 사진 3-

-증정 사진 4-

-증정 사진 5-

 

-추천사-

사람냄새나는 ‘장에 가자’, 문화유산은 덤이다.

 

사진가 정영신씨의 시골장터와 지역 문화유산을 연결한 ‘장에 가자’를 펼쳐보니, 잊었던 고향과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자주 듣던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약장사의 구수한 구라가 재현되는 등 그리움이 밀려왔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사람답게 살아 온 노인들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된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 마디로 로봇의 세상에서 사람의 세상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 같았다.

 

이 책은 34년 동안 장에 미쳐 쫓아다녔던 정영신의 장터 사랑이 이루어 낸 또 하나의 결실이다. 그동안 전국에서 열리는 오일장을 빠짐없이 찍고 장터 사람들의 이야기를 채록하는 등 여러 권의 장터 책을 펴냈지만, 이 책이 기존 책과 다른 것은 장터 인근에 있는 문화유적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며 함께 소개한다는 점이다. 옛 선인이나 유적인들 장터와 관계없을 수가 없지만, 사람 만나는 장소가 장터고 사람 사는 게 문화니 자연스러운 조화인 것 같았다. 이왕 장에 간 김에 인근에 있는 유적지도 함께 돌아본다면 도랑치고 게 잡는 격이 아니겠는가.

 

작가는 장터에서 절망보다 희망을 찾았다. 현실적 부정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장터사람들이 전하는 구수한 사투리도 정겹지만, 감칠맛 나게 풀어가는 이야기 전개는 인간성이 상실되고 기계화되어가는 현실을 돌아보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근원적 향수를 자극했다.

 

“워메 줄 것이 한나도 없는디, 요 무시라도 하나 깍아드릴께라. 먼디서 온 손님인디.”라는 남원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의 인정이 군고구마처럼 따뜻하다. 갈퀴 같은 손을 내밀며 “꼭 소가죽 같제라. 그래도 이 손으로 새끼덜 먹이고 갈쳤제”라는 대목에서는 코끝이 찡해진다. 그렇게 키운 자식들인데, 다 어디가 있는가?

 

영암장에서는 따뜻한 믹스 커피 한잔으로 하루 장사를 시작하는 할매들의 수다가 요란했다. 도갑사 해탈문 이야기, 도갑사를 지키는 나무 이야기, 영험한 월출산 이야기 등 장보따리 풀 듯 풀어낸다. 장터에 “봄에는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온 풋풋한 초록 푸성귀를, 여름에는 따가운 햇볕 아래 농익은 과일과 채소를,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 들판에서 익어간 곡식을 가져온 여인네들의 삶이 아름다운 색과 냄새와 맛과 소리와 함께 진열된다.”고 적고 있다.

 

청양장에는 당근 네 개 달랑 들고 나와 자리를 편 할머니 이야기도 있었다. “이거라도 놔야 사람 구경을 마음껏 허지유. 산중에 살다 보면 사람이 그리워유.”라는 말에 외로움이 절절하다. 농산물 팔러 온 것이 아니라 사람구경 온 할머니에서 심각한 오늘의 농촌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정영신의 사진과 글은 아무런 기교나 멋을 부리지 않는다. 따스한 인정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만 차곡차곡 쌓여 있다. 시골 할아버지의 등짐에, 아줌마의 봇짐에 감춘 사연 사연들을 장마당에 풀어 놓고 있다. 사진들이 다소 산만한 느낌은 들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장터의 난장스러움이 잘 묘사되어 오히려 정감이 간다. 대개가 화면을 단순화시키기 위해 장애물을 치우는 등, 주변을 정리해 기록적 가치를 망가트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면 그런 하잘 것 없는 장애물도 역사적 단서가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배경을 택해 장꾼을 연출시키는 기존의 사진들에 비해, 이 처럼 장꾼들과 소통하며 찾아 낸 감정묘사나 장마당의 혼잡한 분위기가 주는 가치나 울림이 훨씬 오래간다. 사진을 찍기 전에 물건을 사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간의 벽을 허무는 것 또한 그만의 어프로치다. 재미는 좀 덜하지만, 그보다 몇 배로 값진 장꾼과 사진쟁이의 소통된 마음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영신식 색깔의 장터세계고 작품세계인 것이다.

 

다큐멘터리사진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진에서는 현장성에 의한 휴머니티가 짙게 깔려있다. 인정이 모닥불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정영신의 사진에서는 된장처럼 구수한 냄새도 베어나고 잘 익은 막걸리 맛도 난다.

 

정영신의 장터 사진을 보면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각박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사람 사는 게 이런 것“이라고 가르쳐 준다.

 

조문호 (사진가)

 

 

 

-작가노트-

움직이는 박물관, 시골장터

 

내가 어릴 적에 장(場)이 열리는 날이면 온 마을 사람들은 잔칫날처럼 들썩거렸다. 안동 아재의 소달구지가 동구 밖에 이르면 깨순이 엄마 보따리가 제일 먼저 실렸다. 뒤이어 마을 사람들 보따리가 하나둘 올라가면 사방이 초록으로 덮인 신작로 길을 빠져나갈 때까지 뒤따라가다가 돌아왔다. 봄이면 들판에 앉아 있던 자연도 덩달아 장에 나와 그 지역만의 삶 이야기를 초록빛으로 품어냈다.

 

후미진 장 골목에서는 갈퀴와 도리깨, 체와 쟁기를 만들었고, 정월 보름을 앞두고 농악놀이에 쓸 짚신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았다. 대장간 앞에는 날이 무뎌진 호미와 낫을 벼르려고 노부부가 앉아 있었고, 텃밭에서 뜯어온 채소와 농로에서 잡은 미꾸라지를 가지고 나온 박씨 아짐은 생산자이면서 판매자였다. 또한 장터 끝 골목에는 엄마 따라온 삼식이가 새끼 돼지가 도망갈까 봐 새끼줄을 붙들고 동그마니 앉아 있었고, 털북숭이 복숭아를 머리에 이고 온 순덕이, 소금물에 우린 감을 베어 먹던 주근깨투성이 깨순이도 있었다.

 

이렇게 장은 자연과 흙과 나무에서 흘러나온 푸르디푸른 이야기가 살아 있어 움직이는 박물관이 되었다. 지금 장은 예전과 많이 다르다. 그러나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민들이 지역 농산물로 만들어가는 농민 장터가 살아나야 한다. 장은 단순히 뭔가를 사고파는 장소를 뛰어넘어 인간의 삶과 정이 생생히 살아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장을 통해 소통하는 백성의 삶은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왔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오일장은 점점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34년째 장터를 돌아다니면서 ‘장터를 장터답게 만들 계기는 무엇일까?’ 숱하게 고민했다. 사진 한 컷 촬영하지 못하고 파장 무렵까지 장꾼들과 장에 나온 농민들과 이야기만 하다 돌아오기도 했다.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도 자신이 사는 곳에 어떤 보물이 숨어 있는지 책이나 텔레비전에 소개된 것 말고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다.

 

5년 전 신문과 잡지에 전국 장터를 2년간 연재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오일장의 모든 자료를 갖고 있지만, 새로운 장터 사진과 소식을 전하고 싶어 매번 다시 들렸다, 그 때는 장터의 변화된 모습과 또 다른 이야기를 기록했을 뿐 장터 주변에 숨어 있는 문화 유적지는 찾아보지 못했다. 장터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뭔가 두고 온 것이 있는 것 같아 다시 같은 장터를 찾곤 했다.

 

이 책, 『장에 가자, 시골장터에서 문화유산으로』는 내가 이전 책들에서 다룬 적이 없었던 장터와 지역 문화재를 찾아다니며 작업한 결과물이다. 여기 소개한 장 말고도 작업 중인 장이 숱하다. 30여 년 전 흑백필름으로 작업했던 예전 장터 모습과 요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30년 세월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으나 장에 오는 사람들이나 장에서 파는 물건들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더 크게 말하자면 장에 오는 사람들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불과 55년 전인 1965년에는 버스비가 1원이었고, 쌀 한 말 값이 360원이었다. 우리 사회가 근대화 이후 엄청나게 발전했음을 여기서도 알 수 있다.

 

나는 지금도 장터에 가면 고향 냄새와 맛, 소리와 감촉을 느끼고 싶어 구경하러 나온 사람처럼 장을 몇 바퀴나 돌며 헤집고 다닌다. 어떤 물건이 새로 나왔는지, 난전에서 무엇을 파는지 알고 싶다. 계절 따라 파는 물건이 다르기에 사계절 모두 장에 가봐야만 그 생리를 알 수 있다. 겨울철 구례 산동장에 가면 산수유 열매로 장 안이 온통 새빨갛다. 이처럼 장터는 그 지역의 삶이 그대로 펼쳐진 한 폭의 풍속도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면서도 인정 넘치는 백성의 문화 공간이다. 내게 남은 숙제는 지역마다 서로 다른 장의 특색을 잘 살려낼 고유한 문화를 찾아내는 일이다. 우리네 시골장은 선조들의 역사이고 우리의 현재이자 아이들의 미래다.

 

정영신 (사진가, 소설가)

 

작가소개

​​정영신은 1958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34년째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오일장 600여개를 모두 기록한 장터사진가이자 소설가다. 장터에서 만난 우리 민초들의 삶의 애환과 각 지역의 역사적 자취를 찾아다니며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특히 농사짓는 초기부터 유통되기까지의 전 과정과 한국어머니들의 삶의 이야기를 채록해 왔다, 장마당의 풍정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장터 인근에서 만날 수 있는 지역문화유산과 장마당을 고리지어 사진과 글로 담아내고 있다.

 

개인전

‘정영신의 시골 장터’ (2008, 정선아리랑제 설치전)

‘정영신의 장터’ (2012, 덕원갤러리)

‘장에 가자’ (2015, 아라아트)

‘장에가자프로젝트2’ (2015 정선시외버스터미널 문화공간)

‘장날’ (2016, 아라아트)

‘정영신의 한국의장터전’ (2017, 전국5일장박람회)

‘장터에서 백만 가지 표정을 담다’ (2018.정선고드름축제장)

 

단체전

<순실뎐> (2017 나무화랑), <병신무란 하야제> (2017 아리수갤러리), <촛불 역사전> (2017 광화문광장) 등

 

출판

‘시골 장터 이야기’ (2002, 진선출판사).

‘한국의 장터’ (2012 눈빛아카이브)

‘정영신의 전국 5일장 순례기’ (2015.눈빛)

눈빛사진가선 29 ‘장날’ 정영신사진집 (2016.눈빛)

‘정영신의 장터이야기1’ (2019 라모레터)

‘정영신의 장터이야기2’ (2019 라모레터)

‘정영신의 장터이야기3’ (2019 라모레터)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2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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