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1965-1980

 

박옥수 사진집

눈빛 / 228쪽 / 값50,000원

ISBN 978-89-7409-431-7

 

이 사진집은 사진가 박옥수의 사진입문 초중반기인 1965년부터 1980년까지 촬영한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기인 제3공화국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산업사회로의 진입, 전통의 퇴조 내지는 소멸, 일상을 지배했던 집단주의 등이 박옥수의 사진에서 보인다. 뉴스 현장보다 일상의 순간이며, 1960-70년대의 산업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박옥수는 1967년 현대사진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한 한국사진의 전통을 이어온 마지막 주자다. 한국사진사에서 1950년대에서 70년대 초반까지 신선회, 살롱 아루스, 현대사진연구회로 이어지는 사진가 그룹의 활동은 리얼리즘 사진에 대한 자각과 자생적 사진이념이 묻어 있는 한국사진의 소중한 준령이다. 이때 이 그룹을 중심으로 활동한 사진가들로는 이형록, 정범태, 이해문, 한영수, 이창환, 백남식, 전몽각, 황규태, 박영숙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진가가 거리에 나가 관찰하고 오래 기다렸다 찍은 사진은 그 시기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보여준다. 사진에서 “‘리얼한 사진’이라는 말은 현실 그대로의 사진이라는 뜻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재창조되어 보다 현실감 있게 표현된 사진을 가리키는 말이다.”(한정식) 그러니 이 사진집이 보여주는 1960-70년대의 현실은 사진가 박옥수에 의해 ‘재창조되어’ 그 시절이 보다 ‘현실감 있게 표현된 것’이다. 박옥수 사진의 시간여행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960-70년대 사람들이 어떤 시대를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우리가 애써 지우거나 잊으려 했던 전통이라는 이름의 잔재가 있고, 누군가는 희망 속에서, 또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 살아간 삶의 흔적이 있다. 장충단공원에서의 김대중 대통령후보의 유세장에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 ‘서울의 봄’의 그 유명한 학생들의 서울역 회군, 창경원에서 휴대전축을 틀어놓고 춤추는 젊은 남녀들, 산업화에서 소외된 군상들, 집단체조에 동원된 무표정한 여학생들, 하나둘 주검으로 돌아와 묻히는 파월용사 묘역에서 울부짖는 여인들…. 현재를 구성하는 퍼즐의 하나인 과거가 속절없이 지나가버린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2022년 1월  / 눈빛출판사

 

박옥수 약력

 

박옥수는 1967년 현대사진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한 한국사진의 맥을 이어온 마지막 주자다. 한국사진사에서 1950년대에서 70년대 초반까지 신선회, 살롱 아루스, 현대사진연구회로 이어지는 사진가 그룹의 활동은 리얼리즘 사진에 대한 자각과 자생적 사진이념이 묻어 있는 준령이다.

박옥수는 1964년(광주일고 1학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미술부 활동을 한 그는 고교에 진학하자마자 큰형님의 카메라(니콘 S-2)를 들고 다니며 일본 카메라 잡지에서 본 사진들을 흉내 내 찍는다. 그는 고교생 신분으로 전국사진촬영대회에서 수차례 입선하는 등 광주의 ‘학생 사진가’로 전국에 이름을 날렸다. 대학 진학(한양대)과 동시에 서울로 상경한 그는 이형록이 이끌던 현대사진연구회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사진가로서 일취월장한다.

군제대 후에는 문선호사진연구소에 근무(1974-1976)하면서 광고사진에 입문하고 이후 현대자동차 홍보실(1976-1979)에서 사진담당으로 일하며, 1978년 1월에는 유럽을 배경으로 포니 자동차 홍보사진을 촬영했다. 1983년 충무로에 광고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토탈스튜디오를 운영하다 2017년에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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