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덕산기의 소설가 강기희(61)씨가 지난 81일 오전2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 : 자 강승범, 처 유영숙

빈소 : 정선군립병원 장례식장 (사북읍 지장천로 72)

발인 및 영결식: 2023.8.3 (목)10:00
장지 : 동해 승화원, 덕산기 선산 
문의 : 전상현(010. 3331. 0059)
 
강기희는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문학21』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로 『아담과 아담 이브와 이브』(1999),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1999), 『은옥이 1, 2』(2001), 『도둑고양이』(2001), 『개 같은 인생들』(2006), 『연산-대왕을 꿈꾼 조선의 왕』(2012), 『원숭이 그림자』(2016), 『위험한 특종-김달삼 찾기』(2018), 『연산의 아들, 이황-김팔발의 난』(2020), 『이번 청춘은 망했다』(2020) 등을 출간했다.
한국 최초 전자책 전문업체인 '바로북닷컴'이 주최한 ‘5천만원 고료 제1회 디지털문학대상’을 수상하였고,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창작기금을 수혜하였다.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오지 마을인 정선 덕산계곡에서 창작 활동과 함께 ‘숲속책방’을 운영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는 고인의 생전 모습입니다.

지난 사진을 돌아보며 고인을 추모해 주십시요.

 

 

 



소설가 강기희씨의 신작 ‘위험한 특종’ 출판기념회가
지난 4월 12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합정동 ‘국민티비 카페 on Air’에서 열렸다.

장소를 몰라 네이버에 위치 검색을 했더니,
홍대역 8번 출구에서 400미터 지점이라고 나와 있었다.
합정동을 홍대입구에서 헤매다 보니 한 참이나 늦어버렸다.




김명지 시인의 사회로 이지상씨와 김현성씨의 축하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나,
이지상씨의 공연과 한 분의 축사는 이미 끝나 버렸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를 비롯하여 박희석, 김해화, 홍일선씨의 축사에 이어
문학평론가 고명철씨의 ‘풍화하는 해방 공간에 맞선 정치적 상상력’이란
주제의 작품 평도 있었다.




유순예씨가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간 작품낭송에 이어,

작가 강기희씨의 내빈 소개와, ‘4,3을 이야기 하다’를 들었다.




객석은 유진아, 김이하, 이승철, 이정황, 이정환, 성유나, 정영신, 이 적, 황영선씨 등
전국 각지에서 온 분들로 가득 메웠다.




출판된 강기희씨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위험한 특종’은
제주 4·3이라는 우리의 근대사를 다룬 하나의 역사 소설로,
미스터리한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 소설이다.




‘김달삼 찾기’라는 부제처럼, ‘제주 4·3의 진실 찾기’라 할 수 있다.
7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 4·3 유격대사령관 김달삼이 종로에 나타났다’는
황당한 사건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특종이 아니겠는가?




김준태시인은 서평에서 “독자들은 작가 강기희의 ‘위험한 특종’을 통해
한국소설의 고통과 실체, 미스테리 기법과 리얼리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소설일 수 없는 우리들의 한국현대사를 읽고 한국문학의 수준도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차별 학살한 미군정의 만행을 너무 오래 묻어 놓았다.
강요된 침묵은 영원할 수 없다.
어떻게 전쟁을 반대하고, 분단을 반대한다고 빨갱이로 몰아 죽일 수 있었을까?
이제 제대로 밝혀내어, 미국의 사과와 보상 받을 일이 남았다.




아무튼, 강기희씨의 말처럼 이번 소설로 제주 4·3에 관한 담론이 수면 위로 올라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물꼬가 되고, 제주의 상처가 아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저자 강기희 / 출판사 달아실 / 초판 발행일 2018.03.26
페이지 280 / 책값 12,000원





















































광화문 국민문화제가 열린 4월7일의 광화문광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4,3깃발제작소에서는 깃발을 만들며, 춤꾼 양혜경씨의 넋전 굿이 열렸고,

또 한 켠에는 성효숙씨의 '붉은 꽃'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 많은 부스에서 4,3항쟁에 대한 다양한 행사를 벌였으나, 4,3에 관한 책을 파는 부스도 많았다. 

몇일 전 출판된 4,3의 주역 김달삼을 비롯한 학살의 실체를 엮은 소설가 강기희씨의 ’위험한 특종‘도 선보였다.



 

그런데, 그 날 제주 4,3에서 학살된 원혼을 기리는 추모장에 난데없는 태극기부대가 등장하여 주변을 소란스럽게 했다.

행사부스를 사이에 두고 판을 벌이는 형태에서 좌우의 갈등이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았다.

4,3의 원혼들이 얼마나 통탄했겠는가?




이날 행사장에는 배인석 민예총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유순예, 양혜경, 성효숙, 안해룡, 마문호,

양 동, 양시영, 김이하, 마기철씨 등 반가운 분들의 모습도 보였다.

사진, 글 / 조문호






아, 샛바람이여~

아, 그때 그 벅찬 해방의 감격이 막
맑고 밝은 희망으로 나부끼던 싱그러운 섬마을 마다
느닷없이 불을 싸지르고 집중사격으로
쓰러진 사람 사람들
자지러지던 어린 것은 시끄럽다고 쏴버리고
뭔짓이냐 이놈들아 뭔짓이냐 이놈들아 울부짓던
어머니는 첩자라고 갈겨버리고
그 범죄가 질서가 되고 역사가 되어 온 치욕
통곡마저 반역이 되던 세월
죽고 나서도 죽지 못한 원한이

마치 모래밭에 떠밀린 미역쪼가리마냥
몸부림쳐 일으킨 샛바람이여
이제는 몰아쳐 이제는 몰아쳐
저 반역의 역사를 발칵 뒤집어엎어라.

오늘도 흰구름이고 껌뻑이는 한라여
그때 그 찢겨진 참해방의 깃발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나부끼시라.
그날 그 피눈물의 싸움은
저만치 앞서가는 인류의 영원한 길라잡이라.

아, 천년만년 한결같은 변혁의 샛바람이여
이어차아 쳐라쳐라 이어차아 쳐라쳐라
이어~차 이어~차 이어~차 이어~차

제주43항쟁 70주년에 부쳐
백기완 /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정선에서 열리는 고드름축제도 이제 중반을 넘어섰다.

추운 겨울 축제지만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는데, 송어 낚시터와 장작구이 등의 잡고 먹는 곳만 만원이다.
난, 고드름축제에서 열리는 정영신씨 장터사진전 지원하러 왔으나, 먹고 자는 게 영 편치 않다.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아 답답한데다, 동자동도 인사동도 갈 곳을 못가니 더 미친다.
이제 며칠만 고생하면 끝나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






이 나이에 언제 어린애처럼 놀 기회가 있겠는가?
어린 시절 고향의 영산 연지 못에서 썰매 타며 놀던 생각도 났다.
겨울철이면 온 동네방네 친구들이 다 모여 썰매를 탔는데,
얼음이 녹아 휘청대는 곳을 질주하다 한 번은 물에 빠진 적도 있었다.






이제는 썰매보다 설피 신고 눈길 뛰는 재미가 더 좋더라.
아마 산골에 살다보면 더 필요한 게 설피 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가한 틈을 내어 고구마 구워 먹으며 노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정영신씨 웃기는 재미를 알랑가 모르겠다.






반가운 분들도 여럿 전시장을 방문했다.

신주호 부군수를 비롯하여 서건희 문화관광과장, 전상현, 유명선,
박상철씨도 오셨고, 늦게는 강기희씨가 소주와 안주를 사와 가뿐하게 한 잔했다.

그 맛있는 닭발을 이가 빠져 못 먹는 신세가 좀 처량하지만...

강기희씨의 신작 '위험한 특종 김달삼'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소식도 들었다.

천연염색하는 유재순씨 일행과 저녁 식사하며 부족한 술은 보충했다.






그 이튿날은 일찍부터 강기희씨가 부인을 대동하여 나타났고, 뒤 따라 전상현씨도 왔다.
전 날 저녁 있었던 도깨비소 총각과 유재순씨의 중매 문제를 들고 나왔으나,
당사자인 도깨비총각이 나타나지 않으니, 공술 얻어먹을 일은 물 건너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중매 잘 못하면 빰이 세대라지만, 외로운 사람끼리 한 번 붙어보는 것도 좋을텐데 말이다.



사진: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정선 '아라리공원'에서 ‘전국5일장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에 초대된 ‘정영신의 한국의 장터’사진전을 위해 일주일 남짓 정선에서 잘 놀았다.

전시장에서 정선 지역민들도 만났지만, 먼 곳에서 찾아주신 분들도 많았다.

날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정영신씨 사진을 만나러 왔지만, 좌우지간 반갑기 그지없었다.






전시 전날부터 시작된 정선 귤암리의 술 파티가 만만찮은 앞 날을 예고했다.
최종대씨 댁에서 나병연, 송종삼 내외 가 모여 꽁치구이와 돼지고기로 전야제가 시작되었다.
단지, 동네 주민들의 갈등 현안인 물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불편하게 했지만...






기억력이 신통찮아 사진에 찍힌 모습을 돌아보며, 지난 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내가 사는 귤암리의 서덕웅씨가 급히 다녀가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해외 전통시장을 찍는 사진가 하재은씨의 방문에 이어, 문경에서 오신 이선행씨, 귤암리 최종열씨도 다녀갔다,

신승철씨는 전시가 열리는 나흘 동안 매일같이 나타나 겸연쩍은 웃음을 흘리며 전시장을 기웃거렸다.





17년 전 펴낸 ‘동강 백성들’이란 포토에세이집에 ‘법도 씹도 모르는 신승철씨’로 소개하기도 했지만,

바보처럼 착하게 사는 동네 이웃이다. 신통한 것은 글도 모르는 사람이 ‘장날’사진집을 샀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에서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관람객에 비해 책을 사는 사람이 너무 적었다.

대부분 아는 분들이 사주는 정도인데, 기초생활수급자인 신승철씨가 사진집을 샀다는 것은 분명 뉴스거리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진집들을 보고 ‘이거 파는 책입니까?’라고 묻는다는 점이다.

여지것 각종 행사장에서 나누어 주는 무분별한 홍보물 세례에 길들어, 돈 주고 책 산다는 걸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분은 책이 너무 비싸다며 항의하는 분들도 있었다. 인터넷 문화에 치어, 죽을 쓰는 책의 수모가 어디 이 뿐이겠는가?






그리고 태백의 사진가들도 여럿 다녀가셨다. 박병문씨를 비롯하여 박노철, 전제훈, 박종호씨등인데,

‘아버지는 광부였다’로 알려진 사진가 박병문씨는 재론할 필요가 없지만,

이석필씨 소개로 만나게 된 박노철씨와 전제훈씨는 ‘사협’에 적을 둔 사진가였다.

쓰레기 통에서도 장미가 핀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의 의미 있는 작업을 하는 앞날이 유망한 사진가였다.

그 무더운 날 포트폴리오까지 챙겨왔었는데, 박노철씨는 오는 7월15일부터 서울 ‘류가헌’에서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전시를 연다고 했다.

시뻘겋게 흘러내리는 폐광 오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 있는 사진전이었다.





그리고 전제훈씨의 사진작업 이야기에는 귀가 번쩍 뜨였다. 그는 현역 광부로 일하며 광부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몇 장 보여준 사진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외부에서 지나치다 찍은 탄광사진과는 다른 구석이 있었다.

광맥은 물론 전 작업과정을 깨 뚫고 있기에 좀 더 전문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름 영월에서 열리는 ’동강사진축제‘의 강원도사진가전에 소개된다고 했는데,

광부사진에 또 하나의 자취를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두 분 다 사진을 예쁘게 찍는 성향이 있었다.

이것이 오랫동안 공모전사진에 길들어 온 폐해인데, 앞으로 그 틀을 벗어나는 것이 숙제였다.






충무로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는 한만인씨를 비롯하여 사진가 이 민, 오 환씨가 오셨고,

횡성에서 오신 사진가 구자호씨와 최정태씨는 술과 안주까지 전시장에 공수해 오셨다.

전시가 끝나는 다음 날 장터 인문학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과 횡성장으로 탐방 가는 일정이 짜여있어,

구자호 선생께 잘하는 식당을 추천해 달랬는데, ‘마옥 원조 막국수’라는 좋은 밥집을 소개해 주었다.

뒤늦게 들은 이야기지만, 하나같이 맛있게 먹었다며 고마워했다는 것이다.


덕산 터에 ‘숲속책방’을 차린 소설가 강기희씨와 동화작가 유진아씨,

그리고 안용현씨가 찾아주어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옮겨가며 마셨다.

‘술의 인문학’ 강사로서 더 잘 알려진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전상현씨의 배려 하에 모두 거나하게 마셨다.







전정환 정선군수를 비롯하여 신주호 부군수, 김수복 자치행정과장, 유홍균 지역경제 팀장,

'전국 오일장 박람회' 행사를 기획한 노현숙씨 등 주최 측 인사들도 여러 분 다녀가셨다. 

뒤늦게 나타난 귤암리의 최영규씨는 전시장으로 술과 안주를 배달시켜 전시장을 주막으로 만들었다.

MBC 황지웅 PD와 화암면에서 G갤러리를 운영하는 화가 김형구씨 내외도 다녀갔고,

전시가 끝 날 무렵에는 사진가 곽명우씨가 나타나 전시철수를 도와주기도 했다.




다들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소설가 강기희씨의 장편 우화소설 원숭이 그림자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8일 오후5, 정선문화회관 3층 공연장에서 원숭이 그림자출간을 기념하는 문학콘서트가 열린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으나 제초작업을 하다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땀을 흘려 안경을 잠시 벗어두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문학콘서트가 임박해 안경도 없이 출발해야했는데, 시야가 불투명한 몽환적인 상태에 빠져야 했다.

정선문화회관에 도착하니 강기희씨는 책에 서명하느라 바빴고, ‘도서출판 작가의 편집인인 이승철시인의 모습도 보였다.

객석에는 서덕웅, 김정숙, 유진아, 전상현씨 등 반가운 분들도 보였다.

 

배우 맹봉학씨를 비롯하여 아리랑 소리꾼 이현수, 명상음악가 신기용, 섹스폰 연주자 최병용씨 등 여러 분이 출연하여 토크쇼와 다양한 음악으로 무대를 꾸몄으나 객석엔 빈자리가 더 많았다. 서울의 박희호시인, 구례의 김해화 시인, 대전의 신기용씨, 양구의 유명선 시인, 산청의 이시랑 시인, 주문진의 이윤길, 윤병주 시인, 동해의 박금란시인 등 타 지역에서 참석한 문인들이 그나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배우 맹봉학씨와의 대담에서 작가 강기희씨는 소설 제목인 원숭이는 일본을 말하고, 그림자는 친일파를 뜻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정선 출신의 강기희씨는 1998문학21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 ‘도둑고양이’,

개 같은 인생들’, ‘연산등을 펴낸 중진작가다.

강기희씨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이 우화소설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도 했는데, 연재 당시 박근혜 정권의 출범에 얽힌 세간의 비밀과 이후 소통 부재의 통치 행태에 대해 신랄한 풍자로 일관하여 작가에게 필화사건이 염려될 정도로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원숭이 그림자서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정독하였던 것은 4·13 총선이 끝나고 전국적으로 그 결과가 개표 방송되던 날 밤의 일이었다. 그 전까지 나는 이 소설 속의 이야기를 그것이 아무리 풍자라 하여도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지형과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시민혁명과도 같은 그날 밤의 개표방송을 보며 나는 이 소설이야말로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집어낸 강기희 방식의 풍자이며 강기희 방식의 패러독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강기희는 이렇게나 정확히, 소설가라기보다는 한 시대의 예언가처럼 오늘 날의 정치현실을, 그리고 그런 소통부재 방식의 세상 지배가 어떤 역풍을 맞을 것인지 이 한 편의 소설로 소름이 돋도록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읽고 나면 모두들 나처럼 강기희의 예언적 풍자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숲의 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이다.”

 

작가 강기희씨는 순정의 절규를 외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날카롭게 현실을 꿰뚫어 보는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다.

 

문학콘서트가 끝난 후, ‘가마골순대집으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를 가졌다. 많은 분들과 어울린 즐거운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군청에 근무하는 전상현씨로 부터 오늘 밤 정선지역에 음주단속이 진행 중이니, 모두들 차를 두고 가라는 전갈이 있었다.

내가 사는 만지산골짜기까지는 대리운전이 불가능해 부득이 강기희씨 집으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정선에서도 한 시간이나 걸리는 단임골로 많은 분들이 자리를 옮겼다.

 

단임골 집은, 한 때 박성범, 신은경 커플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꿈의 궁전이었다. 강기희씨는 오래 전 누전에 의한 화재로 자신의 집을 몽땅 불태워 버린 적이 있다. 집뿐 아니라 책이며 옷이며 살림 전부를 불 태워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한 빈털터리가

되었으나, 다행히 남의 집이긴 하지만 단임골의 아름다운 저택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오래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탓에그의 작업실로 장기간 빌려 쓰게 된 것이다.

 

그 깊은 산골의 별장에서 벌어진 주연은 밤늦도록 이어졌다. 신기용씨의 기타연주와 최병용씨의 섹스폰 연주를 비롯한

노래 소리가 산골짜기를 울렸는데, 술이 취해 또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내가 금지곡으로 지정했던 노동가 인천 성냥공장을 불러 분위기를 깬 것이다. 얼마나 술이 취했던지, 카메라 렌즈에 막걸리가 튀어도 모르고 있었다. 안경이 없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림짐작으로 찍었는데, 그 이튿날 사진을 보니 마치 연초점 필터를 낀 것처럼 뿌연 사진이 많았다.

아무튼 강기희씨의 출판기념회 덕에 코가 비틀어지도록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숭이 그림자출간 기념 문학콘서트는 정선과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열린다.

오는 16(목요일) 오후6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다목적 홀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 많은 참석을 바란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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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있었던 2차 민중총궐기 집회는 차벽과 물대포 대신 꽃과 복면이 등장했다.
과잉진압이나 폭력시위, 무력충돌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축제장을 방불 게 했다.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여가며 거리행렬도 질서정연하게 잘 해냈다.
최대한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애 써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몸이 불편한 백기완선생께서는 이 날도 일찍부터 나오셨는데,

신학철, 장경호, 하태웅씨의 부축을 받으며, 몇 시간이나 힘들게 선두를 지켰다.

'서울광장'에는 김세균, 심상정, 이수호씨 등 정치인들의 모습도 더러 보였고,

시인 강 민, 장봉숙, 서양화가 김정헌, 임옥상, 김준권, 장순향, 곽대원, 박불똥, 이태호,

김봉규씨 등 예술인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많았으나 군중 속에 파 묻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집회가 끝난 후, 술집에서 모두들 만날 수 있었다.

태평로 ‘맛나호프’에서는 신학철, 이도흠, 장경호, 하태웅씨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인사동 ‘푸른별 주막“으로 옮기니, 정선의 강기희씨를 비롯하여 이승철, 김명지, 이지상, 김이하씨가,

‘유목민’에는 오전에 헤어졌던 아내를 비롯하여 주 은, 김경원, 김은영, 배성일, 김영복, 이희종, 오미영씨가 있었다.


온 종일 배고픔과 추위에 떨어 그런지, 막걸리 한 잔에 짜리리 기별이 왔다.
여기 저기 다니며 술을 마셨으나, 마음의 상처에 독만 될 뿐이었다.
술 취해 집에 돌아 왔으나, 금기사항인 컴퓨터부터 먼저 켰다.

"죽어서도 컴퓨터부터 켤거다"는 아내의 투정도 못 들은 채 했다.
메주알 고주알 쓰 놓고는, 댓글에다 사진을 올려놓은 채, 잠들어 버렸다.

새벽에 잠을 깨니, 몸살이 났는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몸도 몸이지만, 어제 밤에 올린 음주 포스팅이 마음에 걸려, 아내부터 깨워야했다.
“야! 페북에 올린 기, 맘에 걸리니, 한 바라!”
눈을 부비고 일어 난 아내가 핸드폰을 찾아보더니, 괜찮다는 것이었다.

안도하였으나, 그 때부터 무려 30시간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마음의 병만 깊은 것은 아니었다.

차라리 그 길로 가버리면 좋으련만,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간신히 기력을 회복해 컴퓨터를 켜 보니, 그저께 올려 논 글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거짓말은 아니었으나, 살아오며 가장 치욕적으로 생각하던 이야기를 까발려 놓은 것이다.
단지 보수파들이 돌아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게, 너무 오버한 것이다.

급하게 글은 내렸으나,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보아버렸으니 어쩌랴?
괜히, 죄 없는 아내에게 짜증 부린다.
“지워라 캤는데, 와 나뚜노?”

사진, 글 / 조문호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누가 내 처지를 알아줄까’라는 뜻의 ‘아라리’같은 노래를 지어 불렀을까?

그 한 많은 아라리의 고장 정선에서 열리는 정선아리랑제가 나흘간의 축제를 마무리하였다.

정선보다 외지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매년 정선아리랑제 만큼은 빠지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서울의 결혼식에다 출판기념회까지 있어, 길놀이와 개막식만 보고 올라와야 했다.

길놀이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아리랑시장에서 나온 풍물패 임미순, 정춘경씨는 소고를 두드리고 있었고,

소설 쓰는 강기희씨는 마을 사람들을 인솔하여 차위에서 전병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정선읍장 유경수씨는 대감 차림을 한 채, 정선읍 팀의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지역민들의 참여도가 제일 높은 행사이지만, 매년 반복되는 진부함으로 

참여하는 분들의 노고와 비용에 비해 성과가 적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나열식 진행에서 함께 어울어지는 진행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 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개막식 무대는 정말 장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무대를 촌스럽게 끌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왔으나,
정 반대의 컨셉도 괜찮았다.
이번 개막공연을 보며 '정선의 힘과 도약을 상징하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은 정선아리랑과 랩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디다!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젊은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목발 두드리는, 지게 장단 역시 짱이었습니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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