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의‘눈멂- Blinding Scenery’전이 안양 ‘두나무아트큐브’에서 지난 6일 열렸다.
지난 7일 아산 ‘꿈에실농장’ 가는 길에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그동안 정동지 전시도 있었지만, 몸이 편치 않아 오랫동안 아산에 들리지 못했더니,
지난 추석에는 아산 농장 식구들이 서울로 올라 오기도 했다.
가을걷이라 해야 고추 밖에 없지만 겸사겸사 시간 내어 안양 한상진씨 전시부터 들린 것이다.
약속이나 한 듯 전시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작가가 나타났다.
전 날 인사동 정복수씨 전시장에서 만남에 이은 연이은 만남이었다.
전시장에는 수묵드로잉을 비롯한 페인트작업이 걸렸고
바닥에는 버려진 사물들을 채집하여 가지런히 진열해 놓았는데,
사진으로 본 작품의 느낌과 실제의 느낌이 너무 달랐다.
눈멂이란 수동적으로 이끌리는 '중지'의 순간으로,
길을 가다 만난 풍경과 풍경 속에 담긴 삶의 모습이 아련하지만 친근하게 다가왔다.
대상을 만나 스스로 성찰하는 과정을 그치며 그려 낸 작품에는 고요한 울림이 번지고 있었다
찰나가 전해주는 잔잔한 울림으로, 마치 수행자의 묵상처럼 고요한 정적감도 감돌았다.
볼수록 풍경 속으로 빨려 가는 심오한 흡인력이 느껴졌다.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난 계곡의 돌들도 저마다 소리를 내고,
말없이 흐르는 구름마저 손짓하며 암시한다.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그의 되돌아 봄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을까... 그곳에는 이름 없는 풍경과 스쳐 지나가는 사람, 돌아올 수 없는 시간, 보잘것없는 사물들, 변화하며 사라져가는 자연의 풍경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양의 전통적 사유가 자연을 인위적인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임을 의미한다면 동양의 사유에 있어서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것'을 말한다. 작가가 그려가고 있는 소박하면서도 현대적인 회화작업 속에는 이러한 전통적 사유와 함께 우리가 성찰해야 할 '오래된 미래'가 스며들어 있다.” - 두나무아트큐브
이 전시는 안양시 예술로공원에 있는 ‘두나무아트큐브’에서 11월 1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한상진展 '눈멂, Blinding Scenery' :: 인사동 사람들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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