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가객 최백호의 산문집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가 ‘마음의 숲’에서 출간되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출판된지 한 달도 되지않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난 달 초에 발간된 산문집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는 그가 써온 노래가사처럼 깊은 우수와 사유,
삶에 대한 통찰이 오롯이 담겨있다.
산문집에는 최백호가 가수가 된 우여곡절과 가수로서 진정성을 잃지 않고 살아 온 진득한 이야기,
노래에 얽힌 사연, 그리고 깊은 울림을 주는 삶의 잠언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60세가 넘어 그리기 시작하여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던 그림 30점도 수록되어
산문집의 볼거리를 더해주는데, 그림에 이어 글 솜씨도 보통은 아니었다.
하기야! 그가 쓴 시 같은 노래가사들을 보면 일찍부터 노래하는 시인이나 마찬가지였다.
가수이며 시인이고, 시인이며 화가인 최백호는 이 시대의 진정한 풍류객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4일 오후 4시에는 광화문 ‘교보빌딩 대산홀’에서 최백호의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북 콘서트가 열렸다.
교보빌딩 23층 대산홀은 350석 규모지만 코로나 방역으로175명만 입장할 수 있는데다,
책은 이미 구해 읽은 터라 북 콘서트는 가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뜻밖의 이변이 생겨버렸다.
필자가 포스팅한 북 리뷰를 본 울산의 오세필씨가 사발통문을 돌려버렸다.
그 덕에 김명성씨가 좌석을 확보하여 인사동 지인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이십여 명이나 추가로 참석할 수 있었던 것도 객석의 반만 예약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 날 오후 3시 무렵, 정영신씨와 인사동부터 들려 ‘갤러리인덱스’에서 열리는
고) 김기찬선생의 어게인 ‘골목안 풍경 속으로’ 사진전을 관람했는데,
사진전 역시 모처럼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좋은 사진이었다.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역술인 신단수씨를 만나 그날 일진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북콘서트가 열리는 대산홀 입구에는 신단수씨의 친형인 김명성씨가 구입한 책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객석에는 오세필, 임태종, 정기범, 이정숙씨등 반가운 분도 여럿 보였다.
오후4시부터 시작된 북 콘서트는 최백호의 주옥같은 노래와 함께
가을 낙엽처럼 구수한 이야기들이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회의원이었던 아버지께서 태어난 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을 보러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누님으로부터 너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는 원망과 더불어
공부가 하기싫어 방황했다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가슴에 맺힌 상처까지 다 털어놓아
그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별도의 사회 없이 혼자서 1시간 30분 동안 끌어가는 북 콘서트 진행 솜씨도 보통은 아니었다.
SBS 라디오에서 '최백호의 낭만시대'를 14년 동안 끌어 온 경험이 뒷받침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날 부른 노래는 ‘부산에 가면’을 비롯한 애창곡을 일곱 곡이나 불렀는데,
우수에 젖은 그의 노래는 흩어지는 낙엽처럼 아련한 향수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지금은 별이 되어버린 친구 홍수진 시인을 생각하며 가사를 쓴
‘영일만 친구’에서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왈칵 밀려왔다.
마지막 구절인 친구를 부르는 대목은 절규처럼 가슴에 내려 꽂혔다.
3월 말에는 부산에서 최백호의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북 콘서트가 열린다니,
부산에 계신 분들은 잊지 말고 좋은 시간 만들길 바란다.
'인사동 사람들'은 북 콘서트가 끝난 후 미리 예약해 둔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겨 유쾌한 만찬의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김명성씨가 마지막 기념사진 찍으며 뱉은 농담 한마디는 영원히 잊지 못할 마음의 상처가 되고 말았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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