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박구경시인(67세)이 지난 3월2일 오후10시,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조정애시인의 페이스북에 올라 온 박구경시인 부고를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저승 가는 길에 순서야 없지만, 왜 착한 사람만 데려가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오래전 ‘진료소가 있는 풍경’시집 낼 때는 프로필 사진 찍으러 그녀가 근무한 ‘사천 북사동 보건소’까지 찾아간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인사동 사람들 모임이라도 있으면 먼 길을 마다 않고 올라와 모두의 안부를 확인한 인정 많은 시인이었다.

 

너무 늦게 알아 문상도 가지 못했지만, 부디 극락왕생을 빕니다.

 

빈소 : 삼천포서울장례식장

발인 : 3월 4일 오전9시

장지 : 선산수목장

 

박구경시인은 경상대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한때 경남일보 기자와 사천북사동보건진료소장을 지내며, 96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국수를 닮은 이야기’, ‘외딴 저 집은 둥글다’, ‘형평사를 그리다’ 등이 있다. 98년 제1회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산 윤선도 문학대상, 경남작가상, 하동문학상을 수상했고, 경남작가회의 회장을 지낸바 있다.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자가용은 너무나 미끈하고/ 핸드폰은 점점 작아지고/ 디지털의 표정,/ 그 생각은 너무나도 엉뚱해지고/ 그 꿈들은 세련되고 약아빠졌으니/ 육중한 열 량 스무 량의 기차가/ 거친 쇳내를 풍기며 들어서는 바닷가 역사驛舍/ 사람들이 사철나무 울타리에 깃들어/ 아침 햇살과 바다 물결을 길게 이고 지고/ 사람들이 왔다야! 하며/ 흥청흥청 장터처럼 모여들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2007년 작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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