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아트의 선구자이며 민중미술의 거목인 신학철화백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전이

오는 29일까지 통의동 인디프레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굴곡의 역사가 담긴 신학철화백의 작품세계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나,

우리 현대사의 갈등과 고난을 대하드라마 형식의 포토콜라주로 제작해 왔다.

 

이번에 보여주는 작품들은 포토콜라주를 비롯하여

갑돌이와 갑순이연작 등 선생의 자전적 체험과 역사의식을 담아낸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7일 오후 네시 무렵, 모처럼 전시 개막식에 들렸다.

요즘 전시장 방문은 물론 개막식 행사는 더더욱 자제하지만, 신학철선생 전시는 안 갈 수가 없었다.

 

새로 선보일 작품도 궁금하지만, 개막식에 찾아 올 그리운 분을 뵙고 싶어서다.

특히 신학철선생 전시 때 마다 오시는 춘천의 황효창선생 내외 분을 뵐 수 있었는데, 

어쩌면 다들 살아 마지막 보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이날 전시장에는 신학철, 이효상선생 내외를 비롯하여 춘천의 황효창화백 내외와

김정대관장, 이수호, 박홍순, 정영신, 전강호, 양기환, 채원회, 이명옥씨 등 많은 분들이 와 계셨다.

 

반가운 분들과 인사 나누기도 바빴지만, 새로 선보인 작품 보느라 바빴다.

 

사랑으로 민족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까지 만들어 낸 갑돌이와 갑순이

시리즈는 볼수록 따뜻한 정감과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더러는 민중미술의 거목인 신학철선생의 작가적 무게감이나

체면에 걸맞지 않는 작품으로 여기는 분도 더러 있으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중은 사랑도 못하나?

 

"내가 생각하는 전위는 현실이다. 미술이 현실로 다가가고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을 파악해서

현실 속에서 즐겁고 비참한 것을 그림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역사화는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야 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이 뭐냐 하는 정도까지 그릴 수 있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   신학철

 

전시장에 손님이 점점 늘어나 뒤풀이 장소로 옮겨야 했다.

 

‘청하식당’에는 장경호씨를 비롯하여, 박불똥, 서인형, 이명신, 정희성, 심정수, 최석태,

김진하, 김재홍, 김 구, 김이하, 안원규, 임경일, 이명희, 조준영, 김정환, 우문명, 이재민,

이강군, 이태호, 발렌티노김, 성기준, 곽대훈씨 등 많은 분이 함께했다.

 

뒤풀이 좌석 배정까지 신경쓰는 장경호씨더러

40여년 동안 신학철선생 따까리 노릇하느라 고생한다고 했더니,

점잖게 손을 흔들며 대변인이라며 정정을 요구한다.

 

카메라전지가 방전되어 끝까지 못 찍어 그런지, 그 날은 술도 일찍 취해버렸다.

서인형씨가 어렵사리 잡은 택시에 실려 왔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네.

 

이 전시는 29일까지 열린다.

 

사진, / 조문호

 

시간의 鍊金

 

김광문展 / KIMKWANGMOON / 金廣門 / painting 

2022_0624 ▶ 2022_0717 / 월요일 휴관

 

김광문_사군자_캔버스에 혼합재료_80×80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30am~06:30pm / 월요일 휴관

 

 

인디프레스_서울

INDIPRESS

서울 종로구 효자로 31(통의동 7-25번지)

Tel. 070.7686.1125

@indipress_gallerywww.facebook.com/INDIPRESS

 

 

인간의 존재양식을 규정하는 거대한 범주로서의 시간이라는 명제를 생각해보며, 인간 삶을 포함한 모든 현상에 녹아있는 보이지 않는 시간을 지각 가능한 형태로 표현해보려는 김광문 작가의 오랜 의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해 봅니다. 80년대 들어서며 본격적인 화력을 시작한 작가의 작품들에 일관되게 내재된 바는 '형상의 질료화'를 진행하여 새로운 형상의 탄생을 시도하고 있다는 바입니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작되어진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인간 삶 혹은 작가의 인생과 함께해온 일상적인 사물들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과 교감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이거나 기록이라는 인상을 가져보게 됩니다. 작가의 작업실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작품 제작에 필요한 단촐한 화구들과 손때 묻은 사물들이 서책과 함께 책장 속에 놓여져 있는데 그의 화폭에 등장하는 주된 이미지들이기도 합니다. 지척의 사물들 일지라도 인생의 흐름 속에서 인연처럼 손에 들어온 내력있는 물상일 것이며 그의 화면에서 배열되고 확장되어 새로운 존재감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모든 행위들이 향하는 지점은 사물들에게서 추출해낸 시간이라는 추상을 통찰하여 예술작품으로 구현해 보려는 기나긴 탐색의 여정이 아닐까 합니다.

 

김광문_꽃_혼합재료_91×65.2cm_2022
김광문_민화에서-꽃_혼합재료_91×72.7cm_2022
김광문_Memory2_혼합재료_72.2×60cm_2017
김광문_新 책가도_혼합재료_116.7×91cm_2021

한국의 문화사 속에도 실사구시의 학자들과 예인들은 전통과 새로운 문명을 함께 접목하여 변혁기를 현명하게 대면하였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심사를 잘 대변해주었던 일명 '책가도'를 후인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술이 인문과 시대정신을 만나 더 이상 절대적 위상을 위한 장식이나 배후가 아닌 독자적인 궤적으로 등장하는 귀한 징후였던 그 전형에 대하여 작가는 어느 때부터인가 심취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형식과 내용을 탐구하고 음미하고 변주해 보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야말로 대상을 질료화하는 원동력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광문_책가도 풍경 1_혼합재료_116.8×91cm_2019
김광문_책가도 풍경 2_혼합재료_116.8×91cm_2020
김광문_책가도 풍경 3_혼합재료_118.8×72.2cm_2020
김광문_책가도_혼합재료_116.7×80.3cm_2022
김광문_풍경_혼합재료_80×80cm_2020

 

누군가는 본질은 질료에 있다고도 합니다. 커다란 나무 한 그루는 긴 세월을 살아남아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형태이겠지만 해체되고 가공되면 집이 되고 종이가 되고 선지자의 형태도 되겠지요. 때로는 타버려 온기가 되고 연기로 화하여 흩어져버리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한 질료의 잠재력과 현실태로서의 형상의 존재라는 두 개념의 관계에는 너무나도 무의식적인 시간과 어떤 역동이라는 정신적 태세가 팽팽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예술 범위에서 그 역동을 '심미'라고 할 수 있다면 작가의 심미적 요체는 상황과 사물을 평면화하거나 기호화하여 실제로부터 해체하고 다시 구축의 재료로서 사용하는 방식을 무한 반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맘에 안 들어 부숴버렸어'라는 구어를 자주 드러내고 작업실이라는 반경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지독한 은둔의 결과물로서 제작되어진 작품의 양이 너무 적다는 점 등을 정리해보면 작가가 얼마나 과정에 집착하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작가의 태도에서 예술의 고귀함에 대한 진심있는 존중과 사물의 고유한 형태와 그에 깃든 의미들에 대한 순정한 매료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고도한 인간정신의 탐색 영역으로 첨예하게 진화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화두 앞에서 작가의 존중과 매료가 발휘하는 위력을 유심하게 관전해본다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여겨지는 것입니다. ■ 김정대

 

Vol.20220624c | 김광문展 / KIMKWANGMOON / 金廣門 / painting

며칠 전 김명성씨로 부터 전화가 왔다.

최울가를 유목민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같이 만나자고 한다.

속상한 일로 가고 싶지 않았으나, 최울가 때문에 안 갈 수 없었다.

 

최울가는 부산 시절부터 알던 동생 같은 후배인데, 만난 지가 삼 년 가까이 되었다.

자리 잡힐 만하면 익숙해 진 공간에서 

다시 낮선 곳으로 떠나가는 유목민 같은 작가라 자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아시아권은 물론 파리에서 북미 지역까지 정처 없이 떠도는데,
서울에 오면 파주에 있으나 파주 작업실은 물론 전화번호도 모른다.

그 떠도는 유동성이 최울가 만의 방식이 되어

구체적 형태를 가진 이미지로 재현되는 것 같았다.

 

작년 가나아트에서 열린 화이트, 블랙, 레드+’전도 보러 갔으나 작가는 만나지 못했다.

 

상형문자 같이 원시성을 띤 그림들은 자유로웠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주었는데,

무겁거나 난해하지 않고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기존의 캔버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미지를 입체화한 세라믹조각과 스티커를 활용한 입체 그림도 있었다.

 

최울가만의 독창성과 기발함을 세상이 모를 리 없다.

요즘은 스타 반열에 오른 몇 안 되는 작가라 작품값도 천정부지다.

 

지하철에서 옛날 생각에 빠지다 보니, 금방 안국역에 도착했다.

유목민’에 가니 사진가 이정환씨와 성유나씨도 있었다.

 

안 쪽에는 최울가, 김명성씨를 비롯하여

인디프레스를 운영하는 김정대씨 내외도 와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최울가는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 요즘 좋은 곳에서 산다면서라는 아리송한 말을 꺼냈다.

전시 때 못 준 '인사동이야기'사진집을 전해 주었는데,

쓰리쿠숀으로 돌려 준 돈봉투에 삼십만원이나 들었네.

"고맙다. 그 돈으로 햇님이 지방선거 현수막 값이라도 좀 보태 애비 체면 좀 세울께.."

 

김명성씨는 얼마 전 울산서 전시한 박상진과 동지들이야기를 했다.

박상진 투사의 활동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매국노 이완용 글씨까지 걸었다가

여론에 밀려 철수한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단다.

 

그런데, 김정대씨가 4년 전에 결혼했다는데,

이렇게 젊고 예쁜 부인을 두었는지 미처 몰랐다.

소장수 같은 인상에 마누라 복은 있네요.

 

술 마시다 정선집 불난 이야기가 나오니,

30년 전에 최울가가 선물한 그림 생각이 났다.

 

화마에 휩쓸려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비 오는 날 개울가에 아이가 우산을 받쳐들고 쪼그려 앉은 그림이었다.

비 맞는 개구리를 걱정하는 여린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인데,

그림을 그린 작가도 보고 싶어 했으나, 다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케케묵은 옛날이야기에 빠져 홀짝 홀짝 마시다 보니 금새 취해 버렸다.

술집 실내에서 담배까지 피웠으니 취해도 많이 취한 것 같았다.

최울가와 헤어져 지하철을 탔는데, 불광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는 잠들어 버렸네.

 

돌고 돌아 녹번동을 찾아갔더니, ‘스마트협동조합이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밖에서 취했고 서인형씨는 기다리다 취했으니, 용건이 뭔지도 모르겠.

 

반가운 사람 만나 술 마시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언제나 술이 술을 마셔, 오바하는 것이 문제다.

속은 쓰린데다 엊저녁 실수한 일이 생각나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다.

 

사진, / 조문호

 

 

 



지난 5일 재불화가 강명희씨 전시가 열리는 '인디프레스'에 프랑스 전 총리였던 도미니크 드 빌팽씨와 그의 일행들이 방문했다,

특별 손님을 위해 기존 전시외에도 보안여관 신관과 3갤러리 등 세 곳으로 전시를 확대했는데,

대작을 보여주기 위해 갑작스럽게 마련된 별도의 전시는 미술평론가 최석태씨가 준비했다고 한다.




정영신씨와 함께 인사동에서 열리는 류연복씨 전시 뒤풀이를 마다하고 '인디프레스'로 달려갔다.

전시장에는 김정대관장을 비롯하여 최석태, 김정헌, 신학철, 민정기씨 내외 등 반가운 분들이 여럿 와 있었다.

뒤 이어 성완경씨와 담양의 박문종씨가 나타났고, 윤범모, 김정업, 오경환, 장경호, 박불똥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강명희씨는 1972년부터 프랑스에서 활동한 작가로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코르틀리에 시립미술관', '갤러리 드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 액스포' 등지에서 자연을 주제로 한, 시적 작품 세계를 펼쳐 온 열혈작가다.


 

그는 80년대 서울미술관을 운영했던 화가 임세택씨 부인으로, 영화배우 신성일씨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지금은 파리와 제주에 화실을 두고 바람처럼 떠다니는 여류작가다.



전시된 강명희씨 작품은 세계 여행 중에 접한 사막이나 오지에서 만난 자연의 형상을 추상적으로 재현했다.

이번에 방문한 도미니크 드 빌팽씨와는 자연과 인간현상에 대한 단상을 담은 시화전을 중국과 한국에서 같이 열기도 했




그의 작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눈 밭에서 사물들이 스물 스물 기어 나오는 것 같다.

아니, 안개 속에서 시가 들리는 것 같았다. 어떤 작품에서는 슬픔이 왈칵 밀려왔다.

화폭 위에 번진 색들의 날숨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기도 했다.


 

북녘 정원이란 뜻의 대형 작품 북원앞에 서 있으니, 그 황홀함에 가슴이 벅찼다.

대자연을 노래한 시어들이 물안개처럼 아롱거리는 장관은, 감동 그 자체였다.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신학철, 민정기씨와 술 한 잔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으니,

작가 강명희, 임세택 부부와 도미니크 드 발팽씨 일행들이 밀어 닥쳤다.



도미니크 드 빌팽씨는 주미 프랑스대사, 외무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내무부장관을 거쳐

총리에 오른 인물로 문학평론과 정치수상록 등 많은 책을 펴냈다.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주제로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한데,

강명희 작가와는 절친한 친구이자 그림과 시로 소통하는 오랜 동료이기도 하다.


 

그날 도미니크 드 빌팽씨의 축하인사에 이어 강명희씨와 서울대 미대 동문이었던 화가 김정헌씨,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관장, 미술평론가 성완경씨가 차례대로 나와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나누며 전시를 축하했다.


 

노벨상 단골후보 시인 아도니스가 강명희씨 작품에 바친 시다. 

"이 신기한 색채 속을 여행하면서/ 두 눈은 파리의 가을에 취하고/ 두 손은 몽골의 얼굴을 만지는 듯하네/

본래 대자연을 읽어온 나지만/ 화가의 그림은 만물을 꿈속으로부터 불러내네."



강명희 작품전은 216일까지 통의동 인디프레스에서 열린다.

 

사진, / 조문호






























































































 




지난 9월2일 오후6시, '인디프레스'에서 ‘한국현대 형상회화 2016’전이 열렸다.


이 전시는 화가 장경호가 인사동 ‘관훈미술관장’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열어 온 전시다.

한 푼 없는 가난한 화가 입장에서 매년 치룬 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아직까지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형상미술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그의 고집이 아닌가 생각된다.

형상미술은 80년대 초반, 민주화가 진행 중인 시대에 격렬한 예술로서 시대적 위기에 맞선

인간과 삶의 문제를 풀어가던 우리 미술의 한 축이기도 하다.

그 무렵 세상 밖으로 밀려나온 민중미술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그 당시 한강미술관장으로 있을 때, 젊은 에너지를 일으켜 장경호를 민중작가로 보는데, 그 건 아니다.

민중미술보다 형상미술이 삶과 시대현실에 더 강하게 다가가게 했다는 점을 그는 간과하지 않았다.

그래서 장경호는 화가이기에 앞서 이론가이고 기획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통해 잘 못된 세상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진정한 형상미술 작가가 얼마나 될까?

그 해답으로 장경호가 끌어낸 작가가 이번에 출품한 작가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술을 제대로 모르는 내가 보아도 참신하고 신선했다.

지난 해와 달리 박불똥에서 정복수로 일부 선수가 교체되었지만, 모두가 말하려는 개성이 뚜렷했다

공성훈, 성병희, 이샛별, 이세현, 이흥덕, 장경호, 정복수, 차혜림, 최경선, 최경태, 황세준씨 등 열 한명의 작품이 걸렸는데,

내가 몰랐던 또 다른 가치를 일깨우게 한 전시였다.

장비처럼 호방하게 생긴 장경호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 그림이 많지 않다.

왼 만하면 내 놓아도 될 텐데, 쪽팔리기 싫어 지우기를 반복하니, 그림이 남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 출품한,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좋지만, 오래전 본 최시형의 초상화가 더 강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올 해 중에 열릴 ‘나무화랑’ 초대전이 벌써 기다려지는데, 이 친구가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타,

술 자리를 넘보아 그게 맘에 걸리지만, 살아남기 위해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

‘한국현대 형상 회원전’에 장경호이야기가 많은 것은 그가 주도하는 전시이기도 하지만,

형상미술하면 그를 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날 작가들 외에도 김세균 정의당 공동대표인 김세균선생, 미술평론가 최석태씨, 사진가 정영신, 강고운시인,

김정대 관장, 노광래 관장, '아라리오 서울'의 박선영씨, 배성일씨 등 많은 분들과 어울려 ‘청하’에서 취했다.


이 전시는 통인동에 있는 '인디프레스'(010-7397-8498)에서 2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글 / 조문호





























































‘인디프레스 서울’의 개관 2주년을 기념하는 신학철, 장경호, 박불똥 3인 초대전 개막식이

 지난 8일 오후6시, 통의동, 경복궁 영춘문 맡은 편으로 이전한 신관에서열렸다.

개막식에는 권력에 저항하는 민중작가들이 총 출동했다.

그 것도 청와대 바로 앞에 있는 전시장이 아니던가.

오프닝 세레모니로 펼쳐진 장순향교수의 춤이 퍽 인상적이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춤이라 애잔하고 슬펐다.
80년대에 민중춤꾼 이애주교수가 있었다면, 지금은 장순향교수가 있다.
시위나 집회때 마다 춤으로 저항하는 투사다.


초대된 세 사람은 80년대 민주화운동과 맥을 같이해 온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선두주자들이다.

특히 신학철씨는 1987모내기그림 사건으로 표현의 자유와 검열 문제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가로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리고 장경호씨는 암울한 시절 한강미술관관장으로 민중미술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박불똥씨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폭력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정권에 대항하는 메시지가 매서웠기 때문이다.

기존의 그림에서 벗어나 사진 오브제를 이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현실감을 더해준다.

 

전시되는 작가들 작품이 민중미술의 신작들이라 관심이 컷지만,

장경호씨의 작품은 마치 그의 복귀전이나 다름없다잘 만날 수 없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독재, 군사정권, 서구 자본주의 등 사회 기득권층에 저항한 민중미술이 뜨고 있다.

신학철씨의 작품은 그리기가 무섭도록 고가에 팔려 나간다.

 

전시된 그림들은 편히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이 아니라 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해서 촉각적 한기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들이지만, 사회를 향한 강한 메시지들은 예술이 갖는 존재 이유로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회현상을 꼬집고 비웃는 현실발언에 통쾌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전시장엔 참여 작가를 비롯하여 백기완, 김세균, 이수호, 황효창, 박재동, 임진택, 박 철,

조준영, 송경동, 최석태, 윤병기, 천호석, 이인철, 최경태, 박흥순, 곽대원, 이도윤, 김태서,

장순향, 강고은, 김명지, 정영신, 이지하, 김경일, 이명희, 마문호, 김영중, 배인석, 조경연,

이재민, 정재안, 강기욱, 손병주, 김갑빈, 곽명우, 노광래, 김정대. 전활철, 김 구, 배성일씨 등

백여 명의 축하객이 모여들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인근 뒤풀이집에서 마시고 놀다, 인사동 ‘유목민’으로 넘어왔더니 김명성, 박인식, 김기덕,

황세준, 황예숙, 최일순씨 등  많은 분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가 더위를 먹었는지, 더 이상 작동되지 않았다.

그만 찍고  집에 가라는 신호인 것 같았으나, 걱정스러웠다.

몇 일전부터 후레쉬도 작동되지 않으며 수시로 애를 먹이더니, 결국 문을 닫아버렸다.


이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글/ 조문호



-신학철 작-




-장경호작-






-박불똥작-


















































































































































































































































지난 24일 화가 장경호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안동서 신학철선생과 한 잔하고 무다헌에 넘어 왔으니 빨리 나오소~”

이미 술에 취해 목소리는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어제 마신 술로 주독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내일도 마실일도 걱정인데, 가만 두질 않았다.

소 도살장에 끌려가듯 인사동에 나갔더니, 일찍부터 술집이 부산했다.

 

신학철선생은 반가워하셨으나, 장경호씨는 김정대씨와 입씨름하느라 아는 척도 안 했다.

금방 한 판 할 것 같은 기세였으나, 술 취하면 부르는 그의 행복한 노래쯤으로 생각하고 앉았다.

그다음엔 나한데 시비를 건다. “어찌 알고 왔어요?” 자기가 전화해놓고도 매사 이런 식이다.

술 취하면 부르는 그의 시비성 노래는 익히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좌불안석이다.

나중엔 나죽으면 형이 가마니때기라도 한 장 덮어주소라기에 가마니는 구하기 힘들고

카시미롱 이불은 덮어 줄게라고 말했다.

 

신학철선생께서 처음보는 류제홍박사를 소개했다.

모내기그림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꽤 오랜 교분 같은데, 너무 젊어 보였다.

내가 여자라면, 한 번 꼬셔보고 싶을 정도로 핸섬했다.

명함을 주고 받았는데, 너무 다양하게 바쁜 사람이더라.

사회경제를 통솔한다는 뜻도 가진 ‘planner’라는 글자아래 공공공간연구소 공간력소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바닥에 깨알같이 적힌 글을 보니 정신이 없었다.

문화학박사, 정책컨설턴트, 전통시장전략가, 도시마을계획가, 청년도시메이커, 세계대회기획사라 적혔는데,

사짜는 아닌 것 같았다. 점잖았고, 이야기도 진솔했다.

오죽하면 술 취한 장경호씨의 거친 말투가 류박사와 연결되면 곧 바로 공손해 지겠는가?

    















옆 자리에는 요즘 몸이 불편해 잘 나오지 않는 주임마담 강고운시인도 보였다.

언제 왔는지, ‘관객모독을 연출한 기국서씨도 있었다. 그도 한 가닥 하는 주당이다.

말은 별 없지만, 거슬리면 여지없다. 한 때 서정춘시인이 그의 헤딩 한 방에 날아가는 것도 보았고,

도예가 한봉림씨를 향해 늑대처럼 튀어 올라 얼굴을 활키는 것도 봤다.


작은 거인 기국서씨가 반가웠지만, 일행이 있어 인사만 나누었다.

뒤늦게는 미술평론하는 김준기씨가 등장해, 술자리 대화가 갈리기도 했다.

장경호씨의 십팔번 뒷동산 아지랑이~”를 뒤로하며 먼저 도망쳤다.
















돌아오다 습관적으로 유목민에 들렸다. 안국역 옆에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주인장 전활철씨와 박혜영씨는 손님받느라 정신없고,

인사동에서 풍요로움이란 회사를 운영하는 조원희씨가 같은 일가라며 엄청 반가워했다.

김기영씨와 함께 앉았지만, 술을 더 마실 수 없었다.

퓨전피아니스트 윤강욱씨와 노래하는 신현수씨도 있었고, 나오는 길에 노광래씨를 만나기도 했으나

이로서 모두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인사동 술 방랑은 끝났다.

 

씰데없는 술주정 듣느라 고생했슴니더.”

 

사진,/ 조문호










































 


 


'인디프레스 서울'(대표:김정대) 개관 기념전으로 열린 구본주, 신학철, 박불똥, 장경호 4인전 개막식이 지난 8월1일 오후6시 무렵, 효자동 전시실에서 열렸다.
아담한 전시장을 대가들의 거작으로 꽉 채운 것도 모자라, 박불똥씨의 작품은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프닝에 참석한 인사들도 만만찮았다. 좀 늦게 도착해 백기완선생은 만나지 못했지만, 작년에 결혼한 미술평론가 성완경씨와 소설가 공선옥씨 부부를 비롯하여 민미협 그림쟁이들이 총 출동했다. 그러나 많은 지인들이 전시를 축하해 준 건 고맙지만, 가난한 작가들의 뒤풀이에 짐을 지우지나 않았는지 마음이 편치 않다.

구본주의 유작 '칼춤'과 신학철의 '관동대지진'은 이미 보았던 작품이었지만, 장경호씨의 신작은 귀가 번쩍 뜨이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네오록 광고에 소개된 신학철선생의 작품, 풀밭에서 소변보는 여인네 엉덩이가 무척 보고 싶었으나 검열에 걸렸는지 광고에서도 사라지고 전시장에도 걸리지 않았다. 물방아 도는 내력 후속 탄인 모양인데, 선정적이기보다는 오랜 향수를 끌어내는 눈이 번쩍 뜨이는 작품이었다.

참석한 분은 신학철, 장경호, 박불똥씨 등 출품 작가들을 비롯하여 백기완, 임진택, 성완경, 이강군, 문영태, 김태서, 최석태, 김명성, 조준영, 공선옥, 정영신, 김정대, 황정아, 정유정, 전인미, 배성일씨 등 5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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