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서 웃고 있는 차장섭교수 -신창섭 사진-



지난 18, 아내 정영신의 장터사진전전시 일정 잡으려 인사동에 나갔다.

그동안 춘천전시를 비롯한 일들이 많아,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우선 인사동 초입의 가나아트스페이스부터 들렸다.

지난 주 한정식선생으로부터 차장섭씨 전시에 오라는 연락은 받았으나,

춘천 전시 오프닝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들어가니 뜻밖에도 육명심선생이 계셨다.

뵌 지가 오래되어 너무 반가웠는데, 안색이 더 좋아지신 것 같았다.

특유의 잔잔한 웃음을 흘리시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초대전을

말씀 하셨다. 6개월 간 이어진 대장정의 전시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틈틈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니시느라 힘드셨지만, 큰 보람을 느끼신 것 같았다.

 

이야기 도중 전시된 사진은 누가 프린트 했습니꺼?라고 여쭈었더니,

대전에 있는 제자 조인상씨가 했다는 것이다. 그 제자도 일가견이 있는 프로인데,

한 번 맡기면 일체 간섭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선정에서부터 모든 것을 맡겼다는 것이다.

하기야! 그 많은 작품을 같이 하지 않을 밖에야, 감 놓아라 콩 놓아라 하면 될 일도 안 될 것이다.

그만큼 제자를 믿으니 가능했는데, 좀 더 눌렀으면 하는 아쉬움은 비록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차장섭씨 사진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보니 금방 시간이 흘렀다.

약속 시간이 지나 일어서려는데, 차장섭씨가 한옥의 벽”(열화당) 사진집을 한 권 주었다.

슬쩍 나오려다 들킨 것 같은 민망함을 느꼈으나, 지갑이 비어 고맙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밤늦게 돌아와 사진집을 꼼꼼히 살펴보다 깜짝 놀란 것이다.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은 익히 보아왔지만, 벽의 공간구성이나 선들이 너무 멋졌다.

10여년 동안 전국 고택400여 곳을 돌아다니며 찾아 낸 대단한 작업이었다.


자유분방한 벽면의 면 분활에서 한옥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은 것이다.

서까래나 대들보, 문틀과 문지방들이 곧고 똑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비대칭의 균형이 주는 긴장감과 그 조화가 일품이었다.

 

83일부터 23일까지 서촌의 건축갤러리 온그라운드에서 재 전시된다니,

다시 한 번 작품들을 살펴 볼 작정이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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