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31


의왕 사는 박완호씨는 인사동 광대이기를 자처한다.



2019, 8.


그는 시집 ‘내가 꿈꾸는 배려’를 낸바 있는 시인이다.
인사동 거리 축제만 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달려온다.
어떤 때는 가장행렬 앞줄에 서서 지휘자 행세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화려한 복장으로 지나치는 이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2019, 8.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오는 단 하나의 이유는 인사동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칭찬하는 이 없다. 여비는 커녕 차 한 잔 사주는 사람 없어도 관계없다.
행사가 없는 날도 인사동 거리를 오가며 광대 임무를 다 하지만,
마치 미친 사람 취급하듯 눈길도 주지 않는다.



2020.1.31


지난 1월31일 밤늦은 인사동 거리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울긋불긋한 화려한 복장이라 금방 알아 볼 수 있었다.
너무 반가워 카메라를 들이대니, 포즈를 취해주며 말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사동, 선생님 뿐입니다”.




인사동 무명광대가 살아 있는 한 인사동의 풍류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 글 / 조문호


2019, 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