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자주 나가는 것은 대부분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전시가 아니라도 대부분의 약속을 인사동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30일에는 조준영 시인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인사동 ‘유목민’에 나갔더니, 일하러 간 아내가 먼저 와 있었다.

조준영씨와 공윤희, 정영신, 김형진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박인식, 김명성, 이상훈, 전인경, 허미자, 황인호, 전인미씨도 옆자리에 있었다.
우연히 반가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래서 인사동에 미련을 떨치지 못 하는 걸까?

이 날은 공윤희씨가 즐기는 고량주를 마셨더니, 취하는 감이 달랐다.
조준영씨는 내 생일날, 가까운 분들과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했으나 손사래 쳤다.
챙겨주는 마음이야 고맙기 그지없으나, 내가 나서는 자리는 싫어하니 양해하기 바란다.
예전에는 생일을 잊어버릴 때가 많았지만, 아내를 만나고부터 간단한 생일치레를 해 왔다.

이번에는 칠순이라는 아내의 성화에, 8월초로 예정한 창원전시를 생일이 있는 9월로 미루어버렸다.
어차피 전시 뒤풀이에서 한 잔 해야 하니, 그 자리에 붙여 넘어 갈 작정이다.

김형진씨는 아내에게 동영상 메카니즘에 관한 많은 정보와 활용방법을 가르쳐 주며,
동영상 찍는 무거운 삼각대까지 빌려주었다.

고랑주 빈 병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보니, 다들 술이 거나했다.
그 날은 고량주만 마셔 술값이 꽤 많이 나왔을 텐데, 조준영씨가 내버렸다.
매번 얻어먹다보니 습관이 되었는데, 사기를 쳐서라도 한 번 갚아야지.
멋지게 쏘려면 도대체 얼마나 사기 쳐야할까? 참 걱정도 팔자다.

그 날은 무거운 삼각대 핑계대고, 택시 타는 호강까지 했다.


사진: 김형진, 조문호 / 글: 조문호





 김형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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