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늦게 인사동에 갔다.
지난 번 오프닝 때 못 갔던 김석주씨 전시도 보아야하지만, 시나리오 작가 최근모씨와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동거리에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가 있었는지, 전경들의 행군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인사동에 중요한 사태라도 벌어질 것  처럼, 주말의 복잡한 거리를 휘젓고 다녔다. 

외곽 길을 두고 복잡한 길로 버젓이 활보하는 것은, 시민들이나 관광객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일종의 위압감을 조성한다.

    


 

전시가 열리는 나무화랑부터 들렸더니, 김석주씨를 비롯하여 춘천의 김윤기씨와 설치미술 하는 이혜련씨가 함께 있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몽따쥬와 꼴라쥬 기법을 통해 서로 어울리고 결합하는 뜻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수 없이 많은 손가락의 단절된 형상은 현 상황의 비유이자 단절을 넘어 통일에 대한 얽힘과 연대의

중요한 고리라고 작가는 말했다. 또한 사물과 지도의 병치를 통해 지역갈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작품들을 둘러보고 나니, 김석주씨가 술 마시러가자며 서둘렀다.

이혜련씨와 함께 두대문집으로 옮겼는데, 좀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석주씨는 물론 화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이혜련씨 까지 농아작가였기 때문이다.

수화라고는 술 마시는 흉내 정도이니, 사사건건 종이에 메모해 생각을 주고받은 것이다.

 

그런데, 김석주씨의 주량은 소주 다섯 병이라 했다.

얼마나 빨리 마셔대는지, 덩달아 취해버렸다.

















최근모씨로 부터 전화가 와 먼저 일어났으나, 약속장소인 유목민은 문이 잠겨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그 날이 휴일이었다.










최근모씨와 포도나무집’으로 옮겨 한 잔 더했다.


최근모씨는 인사동에 관한 시나리오를 준비한다며 자문의 자리를 만들었으나,

이미 인사동 사람들블로그를 통해 인사동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훤히 알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몰랐던 은평구 청소년들의 오래된 사진아카이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을 약속하고 헤어졌으나, 그가 내게 보여 준 책을 가져 와 버렸다.

술이 깨어 자세히 볼 작정이었으나, 아마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 같다.

 

사진,/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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