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사진가 마동욱의 '고향의 사계'사진전이 지난 15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이었으나, 전시장엔 축하객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장흥에서 올라 온 고향 분들이었다. 대단한 고향사랑에, 대단한 인정이었다.

 

여지 것 전시장 개막식에 그리 많이 돌아다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동내 이장에서부터 방귀깨나 뀌는 분들은 다 왔더라.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이귀남씨를 비롯하여

정동영, 이종걸, 윤호중, 황주홍의원 등 국회의원만 네 명이고, 오명준 장흥 향우회장,

이금호 장흥문화원장, 장흥신문 김선욱 편집인 등 내노라하는 분들이 줄줄이 나와 전시를 축하했다.

작가가 재벌이나 권력자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개뿔도 없는 사진가에 불과하다.

이 건 고향사랑도 사랑이지만, 마동욱의 헌신적인 인간성에 매료된 것 같았다.

 

오히려 사진가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엄상빈씨를 비롯하여 이규상, 김보섭, 이기명, 김영태, 고정남,

김형진, 김남진, 남 준, 곽명우, 정영신씨 등 여러 명이 참석했으나, 고향사람들에 가려 버렸다.

 

사진가 마동욱의 고향을 사랑하는 사진작업은 30여년에 걸쳐 이어져 왔다.

그는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태어나 교도관과 소방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나,

아예 고향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가 찍는 사진은 돈벌이와 전혀 거리가 먼 사진이다.

안정된 직장 버리고, 돈 안 되는 사진가의 길을 택한 배짱이 도대체 뭘까?

그를 돈키호테라 칭한 어느 기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누군들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그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여지 것 시골을 찍어 고향이란 주제로 책을 만들거나 전시회를 한 사진가는 더러 있지만,

자신의 고향에 30 여 년 동안 메 달려 온 사진가는 처음이다,

마동욱의 작업이 높게 평가받는 것도 일회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지속성에 있는 것이다.

그게 다큐멘터리사진의 가치다.

 

장흥댐 건설로 수몰될 수밖에 없었던 유치면 일대도 샅샅이 기록해 두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삶의 터전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의 한이 응축된 사진들이다.

그 뿐 아니라 삶의 터전이나, 그 곳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기록해 왔다.

그의 사진 자체가 장흥의 역사나 다름없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묵묵히 해 온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향으로, 시골 들판이나 정겨운 마을들이 마치 도면처럼 펼쳐져 있다.

드론(Drone) 을 이용해 찍은 300여개 마을 사진을 이어 붙인다면, 한 편의 장흥여지도나 다름없다.

그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전경을 담으려 수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새처럼 날아 조감도를 찍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드론장비가 나오자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가난한 사진가의 형편으론 버거운 일이었으나,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조종이 쉽지 않아 바다 속으로 빠지거나 추락해 파손된 드론만 네 대나 된다고 했으니,

그 경제적 어려움이야 보나마나다.

 

전시된 마동욱 사진은 많은 사진인 들에게 사진하는 의미를 되묻게 했다.

사실적인 현실이 배제된 채, 제대로 소통되지 않는 사진들이 판치고 있다.

예술이란 이름에 포장되어 허구의 이미지만 양산하는 세태라,

작가는 많지만 정작 사진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본질에 대한 사실적 관찰을 중시하는 마동욱의 사진은 정직하다.

스트레이트 사진의 정수를 보여주는 그의 사진들은 연출이나 트릭이라고는 전혀 없다.

있는 그대로의 직관과 정확한 기록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작가적 권위나 개인의 주장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작가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마동욱의 남을 배려하는 인간성이다.

작품에 앞서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선배들로 부터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싸늘한 가슴으로 머리만 굴리는 작가들이 득실대는 현실이라, 따뜻한 심성을 가진 마동욱이 더 돋보이는 것이다.

일례로, 장흥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어딘데, 전시마다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며 알아차렸다.

이건 단지 돈과 시간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이번에 펴낸 하늘에서 본 고향마을고향사진집 두 권을 비롯하여 ! 물에 잠긴 내고향”,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 “그리운 추억의 고향마을”, “탐진강의 속살등 아홉 권의 사진집을 펴냈다.

가난한 살림에 잘 팔리지도 않는 사진집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한 애향심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명감이었다. 그래서 2012전남문화상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동욱이 사진으로 애써 남기려고 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잊고 있는 마음의 고향 이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며 시골마을의 공동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점점 사라져 가고 변해가는

시골마을을 되살려야 하는 사회적 운동이 절실한 때다.

만약 사진인 들이 힘을 모아 각자의 고향을 찍는다면, 신판 대동여지도도 가능할 것이다.

마동욱의 고향 사진전을 계기로 모든 국민들의 애향심에 불이 붙었으면 좋겠다.



   



전시와 함께 눈빛출판사에서 '고향의 사계‘ -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하늘에서 본 장흥’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두 권의 사진집도 나왔다.

'고향의 사계'256, 6만원. '하늘에서 본 장흥'4484만원이다.

 

전시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 조문호



-전시 개막식 사진과 '사동집' 뒤풀이 사진들인데, 무려 180여장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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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빠션 죽입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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