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아트의 선구자이며 민중미술의 거목인 신학철화백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전이

오는 29일까지 통의동 인디프레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굴곡의 역사가 담긴 신학철화백의 작품세계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나,

우리 현대사의 갈등과 고난을 대하드라마 형식의 포토콜라주로 제작해 왔다.

 

이번에 보여주는 작품들은 포토콜라주를 비롯하여

갑돌이와 갑순이연작 등 선생의 자전적 체험과 역사의식을 담아낸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7일 오후 네시 무렵, 모처럼 전시 개막식에 들렸다.

요즘 전시장 방문은 물론 개막식 행사는 더더욱 자제하지만, 신학철선생 전시는 안 갈 수가 없었다.

 

새로 선보일 작품도 궁금하지만, 개막식에 찾아 올 그리운 분을 뵙고 싶어서다.

특히 신학철선생 전시 때 마다 오시는 춘천의 황효창선생 내외 분을 뵐 수 있었는데, 

어쩌면 다들 살아 마지막 보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이날 전시장에는 신학철, 이효상선생 내외를 비롯하여 춘천의 황효창화백 내외와

김정대관장, 이수호, 박홍순, 정영신, 전강호, 양기환, 채원회, 이명옥씨 등 많은 분들이 와 계셨다.

 

반가운 분들과 인사 나누기도 바빴지만, 새로 선보인 작품 보느라 바빴다.

 

사랑으로 민족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까지 만들어 낸 갑돌이와 갑순이

시리즈는 볼수록 따뜻한 정감과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더러는 민중미술의 거목인 신학철선생의 작가적 무게감이나

체면에 걸맞지 않는 작품으로 여기는 분도 더러 있으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중은 사랑도 못하나?

 

"내가 생각하는 전위는 현실이다. 미술이 현실로 다가가고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을 파악해서

현실 속에서 즐겁고 비참한 것을 그림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역사화는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야 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이 뭐냐 하는 정도까지 그릴 수 있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   신학철

 

전시장에 손님이 점점 늘어나 뒤풀이 장소로 옮겨야 했다.

 

‘청하식당’에는 장경호씨를 비롯하여, 박불똥, 서인형, 이명신, 정희성, 심정수, 최석태,

김진하, 김재홍, 김 구, 김이하, 안원규, 임경일, 이명희, 조준영, 김정환, 우문명, 이재민,

이강군, 이태호, 발렌티노김, 성기준, 곽대훈씨 등 많은 분이 함께했다.

 

뒤풀이 좌석 배정까지 신경쓰는 장경호씨더러

40여년 동안 신학철선생 따까리 노릇하느라 고생한다고 했더니,

점잖게 손을 흔들며 대변인이라며 정정을 요구한다.

 

카메라전지가 방전되어 끝까지 못 찍어 그런지, 그 날은 술도 일찍 취해버렸다.

서인형씨가 어렵사리 잡은 택시에 실려 왔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네.

 

이 전시는 29일까지 열린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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