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균사진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고 우리나라 다큐멘터리사진의 현 단계를 진단하는

‘한국사진과 권태균사진’이란 주제의 특강이 지난21일 오후4시 강남에 있는 ‘스페이스22’에서 열렸다.


그동안 이광수교수의 특강을 기다려 왔으나, 먹고 사는 일로 40여분이나 늦어버렸다.

30여명의 사진인들이 듣고 있었는데, 강의 중간에 들어가기가 좀 창피했다. 


이광수교수의 많은 이야기를 놓쳤지만, 강의의 요지는 가장 한국적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권태균씨의 작품세계를 놓고, 과연 한국적 다큐멘터리란 어떤 사진이냐에 모아졌다.

대개 우리의 전통적 생활관습이나 한국적 정서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교수는 우리의 두레문화에 의미를 두었다.

끈끈한 정과 한으로 뭉친 우리민족의 정체성이란 공동체적 삶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즉 대동 문화를 말한 것이다. 88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에서부터 광주항쟁 등의 정치적 투쟁에 이르기 까지

다른 나라와는 또 다른 끈끈한 결집력을 보여 왔다는 점을 들었다.

다큐멘터리사진이란 주제나 소재가 정해지면 접근 방법, 즉 어떻게 찍을 것이냐에 많은 작가들이 고민하는데,

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 즉 문제의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권태균씨의 80년대 작품 ‘노마드’는 그 방법론에서 갈등의 흔적이 역역하다고 말했다.

강운구선생께 체득했을 법한 자연스럽고 정갈한 구도였던, 평소의 접근방법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갑철씨 사진처럼 카메라앵글을 의도적으로 비뚤게 한다든지, 사람의 몸을 과감하게 잘라내는 등

서구스타일의 사진들도 뒤 섞인 걸 보면, 전통과 외래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 했을거라는 거다.


결국 그의 사진적 관심은 우리의 삶의 자취가 사라져가는 아쉬움에 모아져 있었다.

“시간과 겨루기에서 슬프지 않은 것이 없다“는 강운구선생의 말처럼...

그러나 우리가 여지 것 본 권태균씨의 사진들은 대부분 80년대에 한정되어 있다.

그 이후의 작품세계가 어떤지는 앞으로 더 지켜보고, 연구할 문제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특강에서 김문호, 김봉규씨 등 여러 사진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강의가 끝난 후 ‘북촌’으로 자리를 옮겨 이광수교수 표현대로, 또 한 잔 꺾었다.

그 자리에는 전시와 특강을 주관한 ‘눈빛출판사’ 이규상, 안미숙 내외를 비롯하여 이광수, 김문호, 엄상빈,

김남진, 정진호, 윤승준, 이은숙, 이유홍, 김 원, 마동욱, 장수진, 고정남, 노형석, 이규철, 성남훈씨가 함께했다.

사진, 글/ 조문호










































정초부터 좋은 사진과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스페이스22’에서 개막된 권태균씨의 유작전에서다.

 

기다린 전시였으나 인사동에서 강 민 선생님을 만나 지체되었다.

부리나케 달려갔으나 30분이나 늦었다.

    



생전의 약속 따라 첫 유고사진집을 펴낸 눈빛출판사이규상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이 많아 운신이 어려웠지만, 곳곳에 반가운 사람들이었다.

    







몇 번이고 전시된 사진들을 돌아보았다.

보았던 작품도 몇 장 있었으나, 대부분 처음 보는 사진이었다.

잊고 있던 80년대 추억들을 얼마나 끌어내는지 가슴이 애렸다.

나른한 자세로 앉아있는 세 가족의 모습에서, 그 시절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 땐 몸은 피곤했지만, 곳곳에 화롯불 같은 온정이 있어 행복했다.






어찌할꼬! 이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이건 곡마단 광고판에 적힌 문구다.

우린 그런 기구한 삶을 보며 웃고, 울었다.

행여 누가 볼가, 곁눈질하며 눈물도 훔쳤다.






사진들이 너무 좋았다.

난 권태균씨가 의령 촌놈이라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맛을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이런 맛을 낼 수 없다.

우연히 한 두 컷이면 모를까모든 사진에 특유의 애수가 묻어 있었다.

시골다방에서 담배피우는 남정네 표정이나 다방분위기 한 번 보라.



집에서 자판기를 두드리다, 또 열불이 터졌다.

그 흔한 사진상, 이런 사람한테 안주고 대체 누굴 주었나?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끼리끼리 돌려먹다, 이젠 그 제자들이 돌려 먹는다.

시류에 눈치 안보고, 초지일관 떠돌며 찍은, 이토록 진솔한 언어가

어떻게  빤짝 생각들에 밀려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제 그는 우리 곁을 떠나고 없다.

저승에서 잠시 내려와, 우리에게 말 걸고 있는 것이다.

이게 진짜 사진이라고...





다행스럽게 눈빛출판사의 이규상씨가 생전의 약속대로 근사한 책을 펴냈다.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마치 오리지널 프린트 같았다.

내 가난함을 불쌍히 여긴 한정식선생께서 책을 사 주셔서

이제 보물 상자 하나 두게 되었다.


'눈빛출판사'에서 주요작 100여점을 실어 펴낸 사진집 <노마드> 값은 70,000원

2월22일까지 서울 강남역 1번출구에 있는 '스페이스22'에서 작품들을 볼 수 있고, 사진집도  살 수 있다.






개막식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

대구서 올라 온 양성철씨와 석재현씨도 만났고,

부산의 이광수씨, 광주에 사는 오상조씨, 장흥의 마동욱씨도 만났다.

그 외에도 한정식, 전민조, 엄상빈, 김보섭, 성남훈, 김남진, 이기명, 안해룡, 이갑철, 이상엽,

장 숙, 김상현, 마기철, 강재욱, 남 준, 김동희, 이재갑, 견석기, 이한구, 정진호, 최재균, 김영호,

박종우, 김대수, 구본상, 안미숙, 이순심, 정영신, 이은숙, 성윤미, 노형석, 고정남, 권양수씨를 만났다.

마치 심봉사 딸년 잔치 집에 온 듯 기분 좋았다.

















































전시를 주관한 눈빛출판사 이규상, 안미숙 내외 따라 뒤풀이 장소로 옮겼다.

술집 북촌에서 술꾼들만 남아 더 마셨다.


! 서울 이빨과 부산 이빨이 주고받는데, 막상막하더라.

경상도와 전라도 말이 짬뽕된 이광수교수 구라도 대단했다.


술좌석에서 '사진예술'이기명씨가 이렇게 물었다.

"젊은 마누라와 살 수 있는 비결이 뭡니까?"

할 말이 없어 이렇게 말했다. "몸 안 아끼고, 최선을 다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나중엔 총알이 떨어져 사진도 찍을 수 없었지만, 김보섭씨가 먼저 가라고 눈치주네.


 

촬영 : 2016.1.4. / 사진, : 조문호






권태균씨의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왠지 애잔하고 처연한 느낌이 든다.
아름다운 꽃과 천진난만한 애기를 찍었는데, 왜 그런 느낌이 들까?
애기의 표정도 한 몫 했겠지만, 꽃이 가진 양면성도 작용한 듯 싶다.
그래서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마치 권태균씨의 자화상 같았다.

권태균씨가 세상을 떠난 지가 어저께 같은데, 벌써 일 년이 되었단다.
신이 어찌 나같이 못된 놈들은 살려두고, 착한 사람들만 데려갈까?
그래서 지옥같은 이승보다는 저승이 좋다는 걸, 눈치 챈 것이다.

그 친구는 복 받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일찍부터 사진에 입문하여 좋은 직장에서 돈 걱정 안하고

유목민처럼 떠돌며 사진만 찍지 않았나?
사랑하는 처자식과의 잠깐 이별이 아쉬울 뿐,

더 좋은 천국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일찍 준 것이다.

내일 그가 이승에 잠시 내려와 사랑하는 이들을 불러 모아 사진전을 벌인단다.
80년대에 기록했던 사람사는 모습이라기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거린다.
분명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사진들이 나를 감동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 그를 만나, 저승에 먼저 가신 분들의 소식도 들어보고,

저승사자에게 와이로 쓰는 방법은 없는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

글 / 조문호



권태균 1주기 추모전 "노마드"는 1월4일 오후6시에 개막되어 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장소는 "스페이스22" 인데, 강남역 1번출구로 나가는 미진프라자22층이다.

"눈빛출판사"에서 발행한 권태균 '노마드'사진집 출판기념회도 있다.



 

 

 

권태균씨는 그동안 “룩스”갤러리에서 네 차례에 걸쳐 “노마드(변화하는 한국인 삶에 대한 작은 기록)”전시를 가져왔다. 그 전시된 사진 한 장 한 장은 우리들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었다. 짚단을 싫은 경운기에 올라 신기한 듯 작가를 쳐다보는 어린이들의 집중된 시선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틋한 향수와 함께 그 시절로 향하게 하는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었다. 때가 반질반질한 마루, 하늘을 치솟은 가로수와 자갈길, 순박하기만 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들은 급속한 현대문명의 물결에 밀려 잊어버렸던 소중한 우리 삶의 기록이자 정서였다. 다시 한 번 다큐멘터리 사진의 중요함을 인식하는 시간이었다.

다큐사진가 권태균씨의 작품들을 보면 먼저 사진가 강운구씨가 생각나고, 강운구씨를 생각하면 지금은 없어진 잡지 "뿌리 깊은 나무"가 생각난다. 많은 사진가들이 아름다운 풍경만을 찾던 시절에 '뿌리 깊은 나무"의 강운구씨가 주축이 된 젊은 사진가들이 이 땅의 기록을 위해 방방곡곡을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그동안 예술이란 미명의 순수사진에 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그 삶의 기록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 영원히 빛날 것이다.

지난 12월 4일 오후5시 무렵, 관훈동 “룩스”갤러리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 권태균씨의 “노마드4” 사진전 오프닝이 있었다. 전시장에는 권태균씨를 비롯하여 강운구, 한정식, 황규태, 김대수, 한옥란, 김광수, 이갑철, 김선민, 정영신, 이상엽, 안해룡, 육상수, 곽명우씨 등 많은 사진가들이 참석하여 전시를 축하하며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전시는 12월 16일까지 계속된다.

 

 

 

 

 

 

 

 

 

 

 

 

 

 

 

 

 

 

 

 

 

 

 




노마드 NOMAD 4

변화하는 1980년대의 한국인의 삶에 대한 작은 기록 - 4



권태균展 / KWONTAEGYUN / 權泰鈞 / photography

2013_1204 ▶ 2013_1216

 

 

 


권태균_경운기위의아이들-경남 의령_198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1204b | 권태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20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1:00am~07:00pm / 마지막 화요일 12시까지


갤러리 룩스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한국인의 얼굴과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고, 나의 카메라에 담아졌습니다. '노마드'는 내가 좋아하고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고, 나를 표현하는 말이면 좋겠다고 생각 합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던 나의 모습 그리고 나의 마음속 사진에 대한 느낌들, 그리고 사진 속의 노마드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20여년전 우리 삶의 모습이지만 그 사이 잊어버린 모습이 많습니다. 삶이 역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일상의 다양한 편린입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삶의 얼굴을 묶었습니다. 사람이 어떤 모양을 하고 살아가는가에 대한 관심, 단순히 외양이 아닌 사람들의 어떤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이 그 주변의 상황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입니다. 낱장의 사진이 묶여 기록이 되는 과정을 탐구해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역시 사진 속 박제가 될 우리의 삶을 성찰해 보자는 의미입니다. ■ 권태균

 


권태균_아이와창-경남의령_1980

 

 

권태균_얼씨구나-경남고성_1983

 

 

권태균_결혼식가는 부부-전남구례_1988

 

 

권태균_미류나무길-경북청송_1989

 

 

권태균_집으로-경북상주_1983

갤러리룩스는 2013년12월 4일(수)부터 12월 16일(월)까지 권태균의 개인전 『노마드』를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다큐멘터리분야로 30여년 간 작업해온 사진작가 권태균의 「변화하는 1980년대의 한국인의 삶에 대한 작은 기록」이라는 연작시리즈로서 2010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2013년 올해, 네번째를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개인전이다. 네 번의 개인전으로 풀어 낼 만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며 1980년대를 담아낸 방대한 권태균의 사진은 한국사의 생생한 역사이며 소중한 기록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역사를 바꾸는 커다란 사건이나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생활 속에서 「미루나무 길(1989)」 처럼 시대를 따라 걷는 「의관을 정제한 노인(1988)」을 볼 수 있고 「가을 걷이 (1985)」 후 「경운기 위에 아이들(1981)」을 태우고 「집으로(1983)」가는 내 아버지를 만나 반갑게 과거를회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 갤러리 룩스

Vol.20131204g | 권태균展 / KWONTAEGYUN / 權泰鈞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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