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조형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정하응 작가.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정하응 ‘사운딩’.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정하응, ‘전파 거울’.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정하응, ‘ssaeng, 쌩, 生’.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설치작가 정하응이 최근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ssaeng, 쌩, 生’전을 오는 12월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3에서 연다.

지금까지 꾸준히 폐자재와 소리를 결합하는 작업을 선보여온 정하응은 이번 전시에서 삶의 찰라적인 순간들을 채집해 우리의 눈 앞에 재현하는 설치 작업과 이 작업이 나오기까지 밑바탕이 된 드로잉들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가장 핵심이 되는 작업은 전시 타이틀로 사용된 ‘ssaeng, 쌩, 生”이다. 커다란 박스 형태의 구조물 양쪽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전시장 밖에 CCTV를 달아 전시장 밖에서 벌어지는 풍경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나도록 했다. 구조물에 부착된 스피커에서는 자동차 소음을 비롯한 일상의 소음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하응은 “우리 삶에서 느껴지는 일상적이고 찰라적인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품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찰라적 현상들이 나타난다. 삶이라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담았기 때문에 ‘ssaeng, 쌩, 生”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일상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듯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것을 잊는다. 그렇게 흘러가는 일상을 사람들이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업에서 자동차 소리, 자동차 이미지 등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빠르게 지나가는 속도의 시대에 대한 반성의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도 자동차 소음을 통해 현기증 나는 현대인의 삶을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낡은 폐자재를 주로 사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시간의 흔적이 담겨있는 낡은 폐자재를 통해 새 것만을 쫓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이같은 작업을 통해 결국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소통이다. 아찔한 속도의 시대에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걸음을 잠시 멈춰 서서 자신과, 혹은 타자와 소통해보라”는 메시지를 타전하고있다.

이같은 정하응의 작업에 대해 미술평론가 변종필은 “사물에 내재돼있는 소리를 작가적 시각에서 재생하는 정하응의 작업은 우리가 무심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킨다. 지껄임같기도 하고 소음같기도 한 파편화된 소리와 폐품들의 조합은 태어났다 소멸하는 삶과 유기적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소리와 조각을 연결하는 시도를 꾸준히 지속해온 정하응은 “내게 소리는 하나의 오브제다. 형태가 없는 오브제라고 할 수 있다. 조형과 소리를 연결하면 둘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며 “앞으로는 사람의 언어를 이용해 시각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하고 소리 자체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02)730-5322

[스포츠 서울]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