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2시 무렵, 강 민선생님을 뵙기위해 인사동에 나왔습니다.
이번 '인사동 소풍, 천상병' 추모제를 치루는데 강 민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선생님께 점심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었으나, 찻집에서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인사동 사람들'에서 정영신, 장 춘씨와 함께 차 한 잔 나누는 자리에서 앞으로의 일까지 자문해 주셨습니다.
내 년에는 천상병선생님을 비롯하여 작고하신 민병산, 신동문, 박이엽선생

분들을 위한 추모제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포도나무집'에서 막걸리 한 잔 하였습니다. 

길거리에서 덕원당과 주재환선생님도 만났습니다.
2차로 들린'노마드'에는 손성근, 노현덕, 장경호씨가 자리하고 있었고,

뒤이어 김명성씨와 송상욱선생께서도 오셨습니다.
반가운 분들과 즐겁게 마시다 보니 술은 취했지만,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 모자 어떻습니까? 강민선생님 쓰시던 모자인데 저에게 주셨습니다.

(정영신사진)

 

 

 

 

 

 

 

 


 

 

 

 

 

 

 

 

 

 

4월을 보내는 마지막 날의 인사동은 분주했습니다.
모처럼 활짝 개인 날씨 때문인지, 밝은 표정의 사람들이 인사동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찻집에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는 여승의 모습이나, 길을 걸어며 사랑을 나누는 젊은이의 모습들도 아름다웠습니다.
네팔에서 돌아 온 덕원당과 서양화가 주재환선생 등 반가운 사람들도 우연히 만났답니다.
4월의 마지막 날은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하늘나라로 떠나신 김수영시인의 사모님이신 김현경선생님을 뵙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몇일 전 강민선생님과 약속이었는데,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 시간도 장소도 잊어버렸습니다.

오후에 전화드리고 나갈 작정이었으나 갑자기 장모님이 편찮아 병원부터 들렸지요.

강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늦게서야 2차로 자리를 옮긴 "인사동 사람들"로 갔습니다.

강민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대두, 김현경, 이도연, 김가배, 김순복시인께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계시더군요.

 

김현경선생님께서는 "김수영의 연인"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 중입니다. 라는 수필집을 챙겨 오셨는데,

책장을 넘겨보니 서명한 글에 "김수영 여편네 김현경"이라고 쓰여 있더군요.

말씀을 나누는 좌석이라 한 쪽만 읽어봐도, 글 맛이나 너무 솔직한 내용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분좋아 강민선생님의 인솔하에 "노마드"로 자리를 옮겨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지만, 술 자리에선 역시 젖가락 장단에 흘러간 노래가 최고지요.

술 값은 오늘 누이동생 삼은 순복씨가 냈드래요. 이름처럼 엄청 복스러워요.

좌우지간 잘 마시고, 잘 놀다 지하철 탔는데, 이름도 성도 모르는 소녀들의 미소에 반해

마지막 한 판을 눌렀습니다. 또 종로경찰서 가는 일 생길까봐 허락부터 받았고요.

 

 

2013.3.9

 

 

 

 

 

 

 

 

 

 

 

 

 

 

 

 

 

 

 

 

 

 

 

 

 

 

 

 

 

 

한 해를 떠나보내는 날, 방안에 갇혀 있자니 온 몸이 근질거렸다.

인사동에 나가려 미적거리는 걸 눈치 챈 아내가 말했다.

“길도 미끄러운데, 새 해 계획이나 세우시죠.”

못들은 척, 우편함에 들어있는 잡지를 꺼냈다.

월간문학 신년호 첫 페이지에 민영 선생님의 시가 실려 반가웠는데,

아내가 전화를 바꿔 줬다.

시인 강민선생님께서 인사동에 나오셨다는 전갈이었다.

얼씨구나! 가방을 둘러메고 선생님이 계신“인사동 사람들”로 달려갔다.

혼자 앉아 계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쓸쓸한 오늘의 인사동을 읽었다.

 

오후4시가 가까운데도, “노마드”, “푸른별 주막”,

그리고 “백련”까지도 문이 닫혀 있었다.

성탄절도 그랬지만 년 말 인사동 분위기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선생님께서 빙판에 미끄러져 가며 찾아 간 술집이 “포도나무집”이었다.

그 곳에서 사진하는 안영상, 고 헌씨, 그리고 장춘씨를 만났다.

늦게 김명성씨와 연락이 닿아 찾은 곳은 “부산식당”인데,

김철기씨 내외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만찬자리였다.

돌아오는 길에 “노마드”에서 전활철, 장 춘, 노광래, 최일순, 손성근씨를 만났고,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마지막 술잔을 나누며 새해를 맞았다.

 

새해 첫 날부터 고주망태가 되었으니, 올 한 해도 순탄치는 않으리라!

그런데, 자고 일어나 보니 ‘부산식당’과 ‘노마드’에서의 기억들이 지워져

찍은 사진들을 보며 짐작해야했다.

요즘 들어 부쩍 필름 끊기는 일이 잦은데,

강선생님께서 밤 늦은 시간에 잘 가셨는지 걱정스럽다.

 

 

20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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