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나라로 떠나신 김수영시인의 사모님이신 김현경선생님을 뵙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몇일 전 강민선생님과 약속이었는데,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 시간도 장소도 잊어버렸습니다.

오후에 전화드리고 나갈 작정이었으나 갑자기 장모님이 편찮아 병원부터 들렸지요.

강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늦게서야 2차로 자리를 옮긴 "인사동 사람들"로 갔습니다.

강민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대두, 김현경, 이도연, 김가배, 김순복시인께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계시더군요.

 

김현경선생님께서는 "김수영의 연인"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 중입니다. 라는 수필집을 챙겨 오셨는데,

책장을 넘겨보니 서명한 글에 "김수영 여편네 김현경"이라고 쓰여 있더군요.

말씀을 나누는 좌석이라 한 쪽만 읽어봐도, 글 맛이나 너무 솔직한 내용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분좋아 강민선생님의 인솔하에 "노마드"로 자리를 옮겨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지만, 술 자리에선 역시 젖가락 장단에 흘러간 노래가 최고지요.

술 값은 오늘 누이동생 삼은 순복씨가 냈드래요. 이름처럼 엄청 복스러워요.

좌우지간 잘 마시고, 잘 놀다 지하철 탔는데, 이름도 성도 모르는 소녀들의 미소에 반해

마지막 한 판을 눌렀습니다. 또 종로경찰서 가는 일 생길까봐 허락부터 받았고요.

 

 

20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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