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실종"으로 독자들에게 감동만 주고 실종해 버린 소설가 구중관씨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칠순의 노총각 구중관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데, 그에게 얻어먹는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지 염려되었다.
그 가난한 작가가 저녁을 사겠다는 이유는 오래 전 아내가 펴낸 '한국의 장터'사진집을 보내 드린 적이 있는데,
그게 마음의 빚으로 남았던지 만날 때마다 저녁 한 번 사겠다는 이야기를 하드니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6시, 강고은시인이 운영하는 안국동의 '무다헌'에서 그를 만나기로 하였다.
약속 장소에는 시인 김명지씨와 화가 장춘씨도 있었는데, 평소 마음에 빚진 사람들을 싸잡아 초대한 것 같았다.
'무다헌'부근의 해산물전문 식당에서 물메기에다 세꼬시회와 가자미식혜까지 시켜, 촌사람 주눅들게 만들었으나
다들 맛있게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 너무 과용하셔서 어쩌지요?"라는 아내의 걱정어린 말에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며 웃으신다.
아무튼, 한 끼 잘 먹느라 한 달 굶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 '무다헌'으로 자리를 옮겨 술판을 벌였다.
오랫만에 소설가 배평모씨가 시골에서 상경하였고, 옆 자리에는 시인 정희성씨 일행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채현국선생님을 비롯하여 최혁배변호사, 재미사업가 이태주씨 등 반가운 분들의 등장으로 술값 걱정없이
늦은 시간까지 '무다헌'의 술을 축낼 수 있었다.
201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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