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에 등장한 전봇대집. 허름한 외관이지만 운치가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술과 참 잘 어울린다. 러닝타임 내내 등장인물들이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북촌방향>에서 오랜만에 상경한 주인공(유준상)은 홀로 종로 피맛골에 위치한 막걸리집을 찾는다. 노트를 꺼내 뭔가를 끄적이던 그는, 자신을 알아본 영화감독 지망생들과 동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인사동 전봇대집은 홍상수 영화에도 두 번 등장한 종로의 유명한 막걸리집이다. ‘전봇대집’은 가게의 정식 상호는 아니다.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터라 이 술집은 고갈비집, 전봇대집 따위의 이름으로 불리곤 한다. 자리를 잡으면 주인 할머니가 바로 포천에서 받아온다는 막걸리 한 되와 소금에 찍어먹는 임연수어구이를 기본으로 내준다. 

임연수어의 맛이 고등어와 비슷해 이 막걸리집을 ‘고갈비집’이라고 착각해 부르기도 한다. 임연수는 조선시대 사람 이름이다. 생선(임연수어)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 생선 이름이 ‘임연수어’가 됐다는 설이 있다. 

막걸리 한되와 임연수구이는 합쳐서 13,000원이다. 인사동 사거리에서 종로 방향으로 20m, 동양한지필방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02-723-9046).

 


                           ▲전봇대집의 메뉴들, 두부,오징어볶음, 임연수어구이


 

 


인사동 쌈지길에 문을 연 ‘트릭아트뮤지엄’은 명화를 패러디한 눈속임 작품들을 선보인다.
인사동 쌈지길에 문을 연 관객참여형 미술관 ‘트릭아트뮤지엄’도 추석 당일인 19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내내 ‘박물관은 살아있다’ 전을 연다.
고전 명화를 패러디한 트릭아트 작품과 김창열, 고영훈, 김강용, 고영훈, 배준성의 작품과 패트릭 휴, 장샤오강, 위에민준 등 국내외 유명 현대미술가들이 진짜 그림이 전시됐다. 관람료 성인 9000원, 어린이 7000원. (02)6933-0011.

 

 

안국동 사비나미술관도 추석 연휴내내 문을 연다. 세계적인 무용수들이 중력의 법칙으로부터 해방되는 1천분의 1초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을 해온 사진가 조던 매터의 전시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이 전시중이다. 연휴기간 미술관을 찾는 외국인 관람객은 입장료 1천원을 할인해주고 4인 이상인 가족 관람객들도 입장료를 1000원씩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 (02)736-4371.


     



 

 

 

서울 인사동길 골목 안에 있는 '인사동게판'은 상호에서 풍기듯 묵직함과 가격 부담을 탈피했다. 주 고객은 20~30대로 다소 무거운 간장게장에 대한 가격저항선을 낮추고 접근성은 높였다.

테이블 7개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 고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일 평균 5회전. 많을 때는 7회전도 했다.

오픈 초기에는 밀려오는 손님에 게장이 다 떨어져 오후 4시에 문을 닫은 적도 수차례였다. 점심 때 30분씩 줄서서 기다렸다 먹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광고나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오픈 3개월 만에 이룬 결과다.

◇ 박리다매 원칙으로 고객 끌어당겨, 1일 5회전
'인사동게판'은 홍기용 대표가 '정선할매곤드레밥'집을 운영하면서 인기가 높았던 게장과 곤드레밥을 특화시켜 맞은 편에 따로 오픈한 곳이다. 부담 없는 가격과 푸짐한 양이 특히 젊은 고객에게 어필했다.

간장게장(1마리)이 2만원. 간장게장(1마리)과 양념게장(작은 게 7마리)으로 구성한 세트인 커플게장(3만원)은 현재 2만6000원으로 할인하고 있다. 워낙 푸짐해 세 명이 와서 먹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손님의 60%가 찾는 인기 메뉴다. 양념게장(1만2000원)도 8000원에 맛볼 수 있게 당분간 가격을 내렸다.

무엇보다 이 집만의 푸짐함은 밥에 있다. 곤드레를 넣고 지은 밥을 무한대로 제공하는 것. 홍 대표는 “게장이 밥도둑이라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할 것이라 판단했다”며 “원가가 45~50% 정도 차지하는데 수익을 덜 남기더라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한다.

욕심을 버린 것. 그것이 바로 1일 평균 5회전하는 '인사동게판'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 저염과 원재료 중시하는 풍미가 기본 콘셉트
보통 게장은 염도가 높은데 반해 '인사동게판' 음식은 전반적으로 심심하다. 간이 약해 저장성이 낮기 때문에 게장을 한 번 담그면 2일 내에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곳은 매장에서 게장을 직접 담그는데 3~4가지 재료를 넣은 소스를 하루 정도 뒀다가 게를 넣은 뒤 또 하루 동안 숙성해 낸다.

'인사동게판' 게장은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 강점이 있다. 또 조리 시 양념재료를 많이 쓰지 않고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소금이 간을 내는 주요 재료고 부가적으로는 참기름과 깨를 곁들여 고소한 맛을 더하는 정도다. 오이무침, 감자볶음, 콩나물 무침 등 10여 가지의 반찬과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도 마찬가지. 보통 손님은 게장에 쓱쓱 비빈 밥을 삶은 양배추와 마른 김에 싸먹는다고 한다.

찬은 선택과 집중을 해 개수를 줄이더라도 상품력을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임팩트 있는 상차림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뉴스투데이=김시원 기자)

서울 종로의 전통과 예술의 거리 인사동에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인사동 전통 명가전'을 개최한다.
현대미술을 비롯 고미술, 공예품, 표구사(장황사), 필방, 지업사까지 인사동 특유의 멋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와 행사가 마련된다.
이번 축제에는 31갤러리, 갤러리나우, 장은선 갤러리 외 관훈고서방, 보고사, 낙원표구사, 명신당필방, 호산붓박물관, 전주지업사, 납청놋전, 탈방, 한국서각사, 보미전통장신구 등 인사동의 명가들과 새롭게 전통을 이어가려는 젊은 문화업소 총 200여곳이 참여한다.
개막식인 28일 오후 3시에는 북인사마당에서부터 남인사놀이마당까지 어린이 대취타, 궁중의상 퍼레이드가 진행되며, 국악공연과 토요문화나눔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행사가 열린다. 그 밖에 28~29일 이틀간 북인사마당에서는 전통다례, 칠보, 유리, 천연염색, 국악악기, 김치체험 등 다채로운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신동명 (시인)

'인사동 정보 > 인사동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애진 (시인)  (0) 2013.12.16
김송희 (시인)  (0) 2013.12.16
정영신 (사진가)  (0) 2013.09.18
문 숙 (서양화가)  (0) 2013.09.02
김하은 (서양화가)  (0) 2013.09.02

 

 


정선은 과거와 만나는 곳이다. 그 오랜 향수를 맛볼 수 있는 날이 2일과 7일에 서는 오일장이다.
두메산골에서 자란 산더덕,·곤드레를 비롯한 갖가지 산채도 구경하고 덤으로 구성진 정선아리랑도 들을 수 있다.  오일장이 서는 장날이면 흥겨운 잔치마당도 열려 관광객들의 신명을 끌어낸다.

정선 장에 가면 꼭 맛봐야 할 향토음식도 많다.
메밀전병과 수수부꾸미, 이름도 재미있는 콧등치기국수와 올챙이국수가 그것이다.
콧등치기국수는 메밀을 껍질째 갈아 거뭇머뭇한 가루를 물에 넣어 손으로 치대어 칼로 썰어 내놓는 메밀국수다.  굵기는 거짓말 좀 보태 손가락만 한데, 옛날에 뗏목을 타던 떼꾼들이 주막에 들려 장국에 말아먹었다고 한다.  굵은 면발을 후루룩 먹으면 면발이 콧등을 쳐서 콧등치기국수라고 불린다.  이에 비해 올챙이국수는 옥수수를 묵으로 쑤어서 구멍 뚫린 틀에 내리면 큰 물그릇에 떨어지는 국수가락이  올챙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콧등치기나 올챙이 국수를 처음 먹는 사람들은 그 진맛을 잘 모르지만 먹을수록 당기는 음식이다.

메밀전병에다 황기막걸리를 한 병마셨지만 곤드레밥을 먹지 않고 어찌 그냥 떠날 수 있겠는가.
이름만 들어도 입맛을 돋우는 곤드레 나물밥. 된장을 넣어서 비벼도 좋고, 양념장으로 비벼 먹어도 되지만  그 각 각의 맛이 다르니 골고루 먹을 수 밖에 없다.  그 맛에 끌려 곤드레 만드레가 될지라도...

정선아리랑시장에서는 토요일을 맞는 9월28일부터 네차례에 걸쳐 장아찌와 효소 담는 법도 가르쳐 준다고 한다.  모든 것이 공짜인데, 자기가 담근 장아찌까지 준다니 귀가 솔깃해진다. 

잘 배워두웠다가 아내에게 점수 좀 따야지...
그리고 10월2일부터 나흘동안 '대한민국 아리랑대축제'가 정선에서 열리지 않는가.
님도 보고 뽕도 딸 겸, 올 가을여행은 정선으로 한 번 떠나보자. 

떠나오는 발길 뒤로 들리는 밥집 아낙의 인사도 정겹더라.
"담에 또 오시드래요"

 사진,글 / 조문호

추석을 이틀 앞둔 정선시장은 단대목이라 그런지 친숙한 정선 사람들이 더 많았다.  

제수용품을 구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정겨워 보였다.  

장터를 돌아다니다 반가운 우리동네 주민들도 많이 만났다.  

혼잡했던 정선시장이 오랜만에 고향 골목에 들어선 것처럼 포근하고 정겨웠다. 

 

정선군청 직원들도 "추석제수용품은 전통시장에서 구입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최승준 정선군수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나물 등 갖가지 제수용품을 사기도 하고,  

옷가게에 들어가 어머니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선 역전에 사는 김지성(57세)씨는 장에서 술 한 잔 걸쳤는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술마실 돈이 부족했던지, 원님 소매 자락을 붙들고 늘어졌다. "한 푼만 줍쇼~" 

참 세상 많이 좋아졌다. 옛날 같으면 곤장을 쳤을텐데... 


 

 

 

 

 

 

 

 

 

 

 

 

 

 

 

 

 

 

 

 

 

 

 

 

 

 

 

 

 

 

 

 

 

 

 

 

 

 

 

 

 

 

 







 

 

 

 

 

 











 

 

 

 


 

 






 

 

 














 


 

 

 


 

중견 작가 박유아 `오르골이 있는 풍경` 展

 

결혼이라는 관습에 대한 신랄한 풍자 담아 "박태준의 딸 아닌 내 이야기 하고 싶어"

 



"오늘 참 우울하네요. 명색이 벌써 21번째 개인전을 여는 중견 작가인데 아버지의 딸로만 여전히 비춰지는 것 같아서. 제가 화단에 갓 데뷔한 20대도 아니고 이젠 50대인데요."

그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드리워졌다. 최근 인사동에서 만난 중견 작가 박유아(51)는 헛헛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개인전을 여는 작가에게 그가 말하고자 하는 작품 세계보다는 여전히 그의 사생활과 아버지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과의 관계를 캐묻는 사회적 시선이 마땅치 않은 모양이다.

작가는 "아직 제가 부족한 탓인 줄 알면서도 서운하다"며 "전시는 내가 하고픈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뜻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작년에 작정한 듯 기괴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작품 제목은 `효(孝)`였다. 서울 삼청로 옵시스아트갤러리에서 그는 부모 형제의 초상화를 죽 걸어놓고 생고기와 내장을 칼로 썰고 던지며 거울을 깨는 섬뜩한 행위예술을 펼쳤다. 사방에서 피가 튀겼다.

"제 작업에 전환점을 준 사건이었어요.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 예술가인 나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일종의 자기 선언이었죠."

그런 그가 뉴욕에서 작업한 그림 20여 점을 들고 같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오르골이 있는 풍경`으로 부부 간의 관계를 냉소적으로 풍자한 작품들을 걸었다.

태엽을 감아 틀면 감미로운 음악이 나오는 뮤직박스인 오르골은 사회관습적인 부부 간의 관계를 의미한다.

"결혼에 실패한 사람으로 궁금했어요.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매일 현충원에 가요. 그런 애틋한 관계도 있는 반면에 다양한 관계가 가능한 것이 부부더군요. 부부라는 관계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작품 속 부부는 우아하게 차려진 테이블 앞에 앉아 행복한 부부인 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치 다가올 파국을 알지 못한다는 듯이.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한 것처럼 하얗게 칠했다. 자신이 유명 변호사인 전 남편과 찍은 사진들에서 친구 부부들의 사진도 소재로 활용했다.

"얼굴을 지우면 그제서야 사람들이 옷이나 손 위치, 배경들을 보게 되죠. 누구 얼굴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정형화된 부부 간의 패턴을 보여주기 위해 얼굴을 지웠지요."

그림 속 인물들은 서로 눈을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바깥 세상을 응시하거나 남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이화여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유년 시절 이종상 화백에게 초상화 기법을 배웠으며 지금까지 인물화만 고수하고 있다. 전통 안료인 분채를 사용해 장지기법으로 제작한 채색화들이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