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은 과거와 만나는 곳이다. 그 오랜 향수를 맛볼 수 있는 날이 2일과 7일에 서는 오일장이다.
두메산골에서 자란 산더덕,·곤드레를 비롯한 갖가지 산채도 구경하고 덤으로 구성진 정선아리랑도 들을 수 있다.
오일장이 서는 장날이면 흥겨운 잔치마당도 열려 관광객들의 신명을 끌어낸다.

정선 장에 가면 꼭 맛봐야 할 향토음식도 많다.
메밀전병과 수수부꾸미, 이름도 재미있는 콧등치기국수와 올챙이국수가 그것이다.
콧등치기국수는 메밀을 껍질째 갈아 거뭇머뭇한 가루를 물에 넣어 손으로 치대어 칼로 썰어 내놓는 메밀국수다.
굵기는 거짓말 좀 보태 손가락만 한데, 옛날에 뗏목을 타던 떼꾼들이 주막에 들려 장국에 말아먹었다고 한다.
굵은 면발을 후루룩 먹으면 면발이 콧등을 쳐서 콧등치기국수라고 불린다.
이에 비해 올챙이국수는 옥수수를 묵으로 쑤어서 구멍 뚫린 틀에 내리면 큰 물그릇에 떨어지는 국수가락이
올챙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콧등치기나 올챙이 국수를 처음 먹는 사람들은 그 진맛을 잘 모르지만 먹을수록 당기는 음식이다.

메밀전병에다 황기막걸리를 한 병마셨지만 곤드레밥을 먹지 않고 어찌 그냥 떠날 수 있겠는가.
이름만 들어도 입맛을 돋우는 곤드레 나물밥. 된장을 넣어서 비벼도 좋고, 양념장으로 비벼 먹어도 되지만
그 각 각의 맛이 다르니 골고루 먹을 수 밖에 없다. 그 맛에 끌려 곤드레 만드레가 될지라도...

정선아리랑시장에서는 토요일을 맞는 9월28일부터 네차례에 걸쳐 장아찌와 효소 담는 법도 가르쳐 준다고 한다.
모든 것이 공짜인데, 자기가 담근 장아찌까지 준다니 귀가 솔깃해진다. 잘 배워두웠다가 아내에게 점수 좀 따야지...
그리고 10월2일부터 나흘동안 '대한민국 아리랑대축제'가 정선에서 열리지 않는가.
님도 보고 뽕도 딸 겸, 올 가을엔 정선에서 지낼 작정을 했다.

떠나오는 발길 뒤로 들리는 밥집 아낙의 인사도 정겹더라.
"담에 또 오시드래요"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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