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길 골목 안에 있는 '인사동게판'은 상호에서 풍기듯 묵직함과 가격 부담을 탈피했다. 주 고객은 20~30대로 다소 무거운 간장게장에 대한 가격저항선을 낮추고 접근성은 높였다.

테이블 7개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 고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일 평균 5회전. 많을 때는 7회전도 했다.

오픈 초기에는 밀려오는 손님에 게장이 다 떨어져 오후 4시에 문을 닫은 적도 수차례였다. 점심 때 30분씩 줄서서 기다렸다 먹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광고나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오픈 3개월 만에 이룬 결과다.

◇ 박리다매 원칙으로 고객 끌어당겨, 1일 5회전
'인사동게판'은 홍기용 대표가 '정선할매곤드레밥'집을 운영하면서 인기가 높았던 게장과 곤드레밥을 특화시켜 맞은 편에 따로 오픈한 곳이다. 부담 없는 가격과 푸짐한 양이 특히 젊은 고객에게 어필했다.

간장게장(1마리)이 2만원. 간장게장(1마리)과 양념게장(작은 게 7마리)으로 구성한 세트인 커플게장(3만원)은 현재 2만6000원으로 할인하고 있다. 워낙 푸짐해 세 명이 와서 먹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손님의 60%가 찾는 인기 메뉴다. 양념게장(1만2000원)도 8000원에 맛볼 수 있게 당분간 가격을 내렸다.

무엇보다 이 집만의 푸짐함은 밥에 있다. 곤드레를 넣고 지은 밥을 무한대로 제공하는 것. 홍 대표는 “게장이 밥도둑이라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할 것이라 판단했다”며 “원가가 45~50% 정도 차지하는데 수익을 덜 남기더라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한다.

욕심을 버린 것. 그것이 바로 1일 평균 5회전하는 '인사동게판'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 저염과 원재료 중시하는 풍미가 기본 콘셉트
보통 게장은 염도가 높은데 반해 '인사동게판' 음식은 전반적으로 심심하다. 간이 약해 저장성이 낮기 때문에 게장을 한 번 담그면 2일 내에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곳은 매장에서 게장을 직접 담그는데 3~4가지 재료를 넣은 소스를 하루 정도 뒀다가 게를 넣은 뒤 또 하루 동안 숙성해 낸다.

'인사동게판' 게장은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 강점이 있다. 또 조리 시 양념재료를 많이 쓰지 않고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소금이 간을 내는 주요 재료고 부가적으로는 참기름과 깨를 곁들여 고소한 맛을 더하는 정도다. 오이무침, 감자볶음, 콩나물 무침 등 10여 가지의 반찬과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도 마찬가지. 보통 손님은 게장에 쓱쓱 비빈 밥을 삶은 양배추와 마른 김에 싸먹는다고 한다.

찬은 선택과 집중을 해 개수를 줄이더라도 상품력을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임팩트 있는 상차림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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