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태,cats cradle_oil on canvas_130.3x162.2cm_2015 2015-09-11

인사동 선화랑서 30번째 개인전
'관계'에 대한 이야기 70점 전시


【서울=뉴시스】박현주기자

문형태 작가(40)의 30번째 전시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열리고 있다.

'실뜨기'(Cat's Cradle)를 주제로 작가가 늘 찾아 헤매는 그리움의 대상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회화작품과 오브제 작품 70여점에 담아냈다. ‘Cat's cradle’은 직역 하면 고양이의 요람이지만 실을 얽어 만들어진 모양이 마치 고양이의 요람과 유사하여 유래된 서양의 실뜨기 놀이의 명칭이다.

이번 전시는 '실뜨기'의 다음 차례를 관람자에게 건네며 얽히고 설킨 관계를 풀어 놓고 있다.

작가는 "매듭 하나 연결된 단순한 실을 엮고 상대에게 건네는 일. 고양이 요람(실뜨기) 위의 즐겁지만 아슬아슬한 게임처럼 관계는 내가 만드는 복잡한 삶을 교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뜨기'를 주제로한 문형태 개인전이 10월3일까지 열린다. 2015-09-11



 그동안 작가가 주고받으며 맺어졌던 온갖 물건들(종이박스, 봉투, 끈 등)로 만들어진 오브제 작품도 눈길을 끈다. 물건들은 작가의 표상들로 "정리되지 못한 관계를 꺼내놓고 정돈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서랍을 정리하는 방법이란 게 있더군요. 서랍을 열어보기 전 눈을 감고 내게 필요한 것을 기억해 낸 다음 그 밖의 모든 것을 버리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관계라고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수많은 전화와 문자 메세지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연락처 목록을 더듬어보면 당장 샤워하고 보고싶어 달려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작업실을 벗어나 미국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삶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회, 그 속에서 누구든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 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결국 사람이든 물건이든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줍니다. 저는 항상 작업만큼 쉬운 것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음악가에게 음악이, 무용수에게 춤이, 작가에게 글쓰기가, 화가에게 그림만큼 쉬운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건 너와 나의 관계 아닐까요?" 전시는 10월 3일까지. 02-734-0458

hyun@newsis.com



몇 일전 아내의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찍혔다.
작업실에 한 번 놀러오라는 화가 정복수씨의 문자였다.
벼루고 벼루다 지난 7일, 작업실 있는 안성으로 찾아 갔다.
양지IC에서 시골길로 한참 들어갔으나, 길을 못 찾아 헤맸다.
정화백이 찾아 나서야 할 만큼 깊은 곳이었다.

산 아래 외 딴 곳에 자리 잡은 정복수씨 작업실은 마치 정신 병동 같아 보였다.
40여 년 전 대마초 피우다 끌려간 부산 대연동의 ‘마약중독자 진료소’처럼 음습했다.
현관으로 들어가니 정신병원이 아니라 종합병원이었다.
사방에 가죽이 벗기고 사지가 잘린 육신들이 너덜거렸고,
각종 공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짐작은 했으나, 그의 작업을 보며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연상했다.
작품들은 폭력과 야만을 가린 인간들의 위선을 조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의한, 인간성 상실에 대한 비판은 그의 평생 화두였다.

그는 경남 의령의 대갓집 자손으로 태어나 부산에서 중 고등학교를 다녔다.
당시에 그렸던 스케치북에도 사람의 형상들이 그려졌는데, 일찍부터 인간에 집착 했다.
그 이후 홍익대에 진학하면서 잠재적 문제의식이 고개를 들고 일어 난 것 같았다.
70년대 후반에는 충격적인 그로테스크로 화단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40년 동안 줄기차게 자기만의 세계를 고집했기에,
오늘 날 한국현대형상회화에 중요한 획을 긋게 된 것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는 미쳐야 한다지만, 정복수씨는 미쳐도 제대로 미친 사람이다.
정말 미치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아무도 없는 그 외딴 곳에서 온 종일 인간 육신과
씨름 한다는 게 말처럼 쉽겠는가? 그의 말처럼 그는 그림으로 통곡하는 사람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몸부림치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많아야 한다. 너무 사이비들이 판친다.

그는 인간의 골수로 그림을 그린다지만, 그 날 우리는 인간의 피로 술을 마셨다.
술 마시며 이야기하다 보니, 사는 게 걱정되었다. ‘그림은 좀 팔리는 기요?’라고 물었더니.
파는데 신경 쓰면, 마음대로 그릴 수 가 없어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작가가 그걸 모를까마는 어려운 문제다. 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아! 그놈의 돈이 도대체 뭔지? 돌아오는 내내 돈타령을 했다.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정화백이 태어나기 전인 80년전, 조부의 회갑잔치다. 의령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다.















고등학생 시절의 작업 노트다.









40대 추정 남성…높이 걸린 55만원 상당 작품 떼어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왜 그랬을까요? 그 그림이 마음에 들어 가져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갤러리가 줄지어 늘어선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대낮에 한 전시관에 걸려있던 그림이 도난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도둑으로 돌변한 관람객은 2층에서 그림을 떼어낸 뒤 1층으로 내려와 유유히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6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30분께 인사동의 한 건물 2층에 마련된 갤러리에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들어섰다.
당시 이 갤러리에는 회화 작가 최정미씨의 개인전 '시간의 기록'이 열리고 있었다.
흰색 상의에 짙은 색 바지를 입은 점잖은 차림의 이 남성은 80㎡ 넓이의 갤러리를 한 바퀴 돌며 전시된 추상화 작품 50여점을 5분 가량 둘러봤다.
그러다 출입구에서 가까운 모서리 높은 곳에 걸린 수채화 앞에서 멈춰 섰다.
꽃과 이파리를 나타내는 듯한 붉은색과 녹색이 마치 구름과 같은 모양으로 그려진 추상 작품이었다.
'꽃구름'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가로 27㎝·세로 22㎝ 크기에 가격은 55만원에 책정됐다



도난당한 작품 '꽃구름'

그런데 남성이 갑자기 머리 위로 손을 쭉 뻗어 작품을 벽에서 떼어내고는 빠른 걸음으로 갤러리 문을 나섰다.
이 장면은 갤러리 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갤러리 측은 바로 도난신고를 했다.
사라진 작품은 이미 판매돼 전시가 끝나면 구매자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최 작가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그는 "작품을 도난당하기 약 1시간 전에도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성이 갤러리를 찾아와 전시를 관람해도 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면서 "그때 미리 작품을 점찍어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작품 '꽃구름'이 없어진 자리. 작품을 걸었던 못만 남았다.

중년 남성은 왜 하필 그 그림을 훔쳐간 것일까. 작품 가격은 몰랐던 걸까.
전시장에는 가격이 더 비싼 300만∼400만원대 작품도 있고 크기가 작아 몰래 가져가기 쉬운 작품도 많았다. 더욱이 그 그림은 천장 가까이 높은 곳에 걸려 있어 벽에서 떼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최 작가는 "그림을 훔쳐간 것이지만 그도 아마 그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가져간 것 아니겠느냐"며 "당황스럽지만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의 신원과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장물로 팔아넘겼을 가능성, 동종 전과자 탐문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

comma@yna.co.kr




도시인의 일상과 고독, 불안한 감정을 마치 ‘서스펜스 드라마’처럼 담아내온 공성훈씨의

‘어스름’전이 지난 4일 오후5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막되었다.


그의 그림들은 사진처럼 세밀하게 그렸지만, 현실을 현실적이게 담아내지는 않았다.

일상적인 친숙한 동네 풍경을 낯설고 불안한 이미지로 전환하고 있다.

낮과 밤의 경계이자 푸른빛과 붉은 빛이 공존하는 어스름한 찰나적 순간을 묘사한 작품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만 같은 미묘한 복선이 깔려있다.

6m에 달하는 ‘버드나무’연작을 비롯하여 총16점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11월8일까지 이어진다.


공성훈씨는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지난해부터 아라리오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글 / 조문호

















 

 

'민족미술인협회' 창립30주년과 광복7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역사의 거울전’이

지난8월22일부터 31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렸다.

60년도 이후에 태어난 작가 100여명이나 참여한 대규모 기획전이었으나, 관객동원에 실패했다.

지난 30일 오후2시 무렵 들린 전시장에는 이 전시를 기획한 백창흠씨와 송아영작가 등 관련자만

전시장을 지킬 뿐, 관객이라고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었다.
주말을 맞아 아래층의 입장료 받는 김영갑 사진전에는 관객들이 많았는데,

이 전시만 관객이 없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전시작들이 80년대 초기의 작품에 비해 열정이 식은 건, 아마 시대적 배경 탓일 것이다.
많은 회원이 참여해야하는 회원전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한 작가의 연작들이 궁금했고,

그 넓은 ‘아라아트’ 4,5층을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작품들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독립된 지면에 실린 도록을 꼼꼼히 살펴보며, 작가의 창의적 언어와 의식의 자유로움을 읽은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기획이 좋고 좋은 작품도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림만 걸어놓고 홍보에 무관심한 건, 자식 낳아놓고 팽개친 부모나 마찬가지다.
어느 작가가 관객 끌어들이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과연 최선을 다 했는지 궁금하다.

'뉴시스'에서 보도자료대로 글만 소개되었을 뿐, 다른 언론매체는 입도 뻥긋 안 했다.

이제는 신문매체에서 나팔 불어줘도 그 효과가 미미할 뿐이다.

오로지 많은 회원들 자체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회원들 각자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관객을 끌어드리려는 노력은 해 보았는가?

그래도 안 된 다면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비싼 돈 들여가며 전시장에서 잔치벌일 것이 아니라, 대중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 나서자.

예를 들어 주말 이틀만이라도 전 회원들이 작품들을 들고 나와 인사동 거리전을 펼치면 안 될까?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잘만 하면 도록은 물론 작품도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음에 걸리는 개인적 아쉬움 한 가지를 말하려 한다.
‘민미협’ 창립30주년에 즈음한 ‘역사의 거울’이라는 포괄적 주제보다는 한국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민미협’의 어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단체 역사 전이었다면 더 가슴에 와 닿았겠다.


-참여 작가-
강경근, 공성원, 곽영화, 권 산, 길종갑, 김경희, 김계용, 김규표, 김기용, 김덕진, 김두성, 김미경, 김미련, 김미화, 김병택,

김선동, 김수범, 김순기, 김연이, 김연정, 김영아, 김영중, 김은숙, 김천일, 김푸르나, 김형대, 김호원, 김화순, 김효영, 노경호,

류성환, 박경효, 박나리, 박미란, 박새해, 박영균, 박 용, 박은태, 박임숙, 박현효, 배미정, 배인석, 변대섭, 서수경, 성낙중,

성병희, 성춘석, 손희순, 송대성, 송맹석, 송아영, 송용민, 신미란, 신희경, 안만욱, 양미경, 양상용, 양은영, 엄경근, 엄순미,

오치근, 원민규, 위종만, 유병득, 유진숙, 유창환, 윤경아, 윤은숙, 이경미, 이광영, 이구영, 이동주, 이상권, 이상호, 이선일,

이성륙, 이성헌, 이영학, 이오연, 이재칠, 이정순, 이종희, 이진석, 이철재, 이충열, 이태호, 이 하, 이혜숙, 이호훈, 임승환,

임연기, 장 창, 전기학, 전영주, 전정권, 정용성, 정희승, 조선미, 조신호, 진창윤, 최민지, 최병수, 최선희, 최수환, 최연택,

최재덕, 최호철, 탁영호, 허강일, 허보은, 현용안, 홍덕표, 황세준.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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