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은 사진가들과의 오찬 모임과 ‘로마네꽁띠’의 
저녁 약속까지 겹쳐 온 종일 인사동을 배회해야 했다.

오찬모임에는 이명동선생을 비롯하여 육명심, 황규태,
한정식, 이완교, 구자호, 전민조, 이기명, 유병용씨를
만났고, 만찬모임은 ' 박인식씨를 비롯해 한정식, 정영신,

이세기씨와 함께 했다.

그날은 날씨도 변덕스러웠다.
한동안 햇볕이 쨍쨍하다 오후 늦게는 첫 눈까지 내렸다.
맛보기로 조금 내리다 말았지만, 왠지 가슴이 설레었다.

기분 좋아  취한 건 좋았으나, 목욕탕 간 육명심선생

사진 찍다 경찰관에게 조사받는 일을 당했다.
제기랄~

사진,글 /조문호

 

 

 

 

 

 

 

 

 

 

 

 

 

 

 

 



마지막 남은 달력마저 달랑거리는 12월 10일의 수요일이었다.

 

인사동의 수요일은 언제나 예술가들의 축제날이나 다름없다.
전시장마다 새 전시가 열리고, 식당과 술집들은 뒤풀이로 부산하다.
가는 곳마다 반가운 사람들이고, 거리 곳곳에 낯익은 모습들 뿐이다.

 

12월10일은 평소 수요일과는 달리 뜨거운 열기로 인사동이 들썩였다.

한 때 민중미술가로 정치 투쟁의 선봉에 섰던 목판화가 김준권씨와
화가 박불똥씨의 전시가 열려, 옛 민주인사들로 인사동이 도배됐다.

 

그 날은 민중봉기 기념일이 아니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이었다.

이 곳 저 곳 돌아 다니며 사진 찍고 술 마시느라 혼자 바빴다.
불알에 요랑 소린지, 구세군 종소린지 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

사진,글/ 조문호

 

 

 

 

 

 

 

 

 

 

 

 

 

 

 

 

 


 

지난 9일, 늦은 오후 인사동거리를 배회하다 신나는 국악소리에 끌려 나도 모르게 ‘마루’로 향했습니다.
‘마루’에서는 매일 다양한 공연을 펼치지만, 그 날은 북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가녀린 소녀들의 신명나는 북춤을 보며 우리 전통문화의 우월성과 내일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은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놀던 고향의 놀이터 같았다.
돌이켜 생각하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지겹기도 아쉽기도 하지만,

마치 마누라 떠난 집같이 허전하다.

천상병, 박이엽, 민병산 선생을 비롯하여 김종구, 이존수, 강용대, 김영수, 최영해 등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나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남은 벗들을 만나려면 인사동으로 가야한다.

도 때도 없이 만날 수 있었던 옛날에 비해, 요즘은 가까운 사람들의 전시오프닝이나 만날 수 있다.

30여 년 전에는 예총의 '사진협회'도, 사우들이 모이는 암실도 인사동에 있었다.
그리고 천상병선생을 뵐 수 있는 찻집이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실비집'도 있어,
일 없는 날은 인사동 주변을 맴돌며 벗들과 정분을 나누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최정자선생과 김신용, 배평모, 이근우, 이점숙, 박한웅, 박광호 등 자주 어울리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지만, 젠 모두 떨어져 있어 쉽게 만날 수도 없다. 인사동에 모임이 있어도 한 두 사람 나올 뿐이다.

세월이 지난 지금의 인사동은  낭만적이라기보다 장사꾼들이 판치는 난장에 다름 아니다.
인사동 고유의 정서는 사람과 돈에 밀려 난지 오래 되었고,
쉼 없이 밀려드는 인파와 얄팍한 상혼에 주눅 들어 낯설기 그지없다.

 

그래도 인사동에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많은 갤러리들이 남아있고,
아직은 인사동 골목의 술집에서 세파에 찌든 예술가들의 한숨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인사동이란 지난 날 이산가족들을 만났던 여의도 광장처럼 안타깝다.,

아련한 그리움만 떠도는 서글픈 현장일 뿐이다.

 

사진,글 / 조문호

아래 사진은 11월 27일의 인사동 거리풍경

 

 

 

 

 

 

 

 

 

 

 

 

 

 

 

 

 

 

 

 

 

 



 

 

 

수능시험이 있던 지난 13일도 어김없이 추웠다.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산간에는 벌써 눈이 내렸단다.

인사동거리도 겨울을 재촉하는 스산한 바람이 분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을 뒤로하고 모두들 총총걸음이다.

저물어가는 늦가을의 인사동은, 임 떠난 듯 쓸쓸하다.
분주한 청소부의 빗자루 끝에 가을이 다 쓸려간다.

사진,글 / 조문호

요즘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 ‘마루’에서는 매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지난 14일 오후4시경에는 줌마밴드 ‘통노마’가 등장하여 신나는 노래들을 불렀습니다.
추억을 일깨우는 옛 노래들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신중현씨가 작곡한 ‘커피 한 잔’은 지나치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답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왠 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사진,글 / 조문호

 

 

 

 

 

 

 

 

 

 

 



지난 11월 9일, 인사동 거리에도 공중 부양하는 도사님이 나타났습니다.


지팡이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공중에서 가부좌 자세를 해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답니다.
어떻게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분명 눈을 속이는 마술이었겠지요.


이미 인터넷에는 세계 각국에서 벌어진 비슷한 공중부양 사진이 올라와 있더군요.
그러나 마지막 장면인 강기갑씨의 공중부양은 진짜랍니다.

 

 

 

 

 

 

 

 



 

 

 

인사동에 나가면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가끔은 그들의 자유분방한 생각과 적극적인 행동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인사동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젊은이들의 모습인데,
순식간에 약속이나 한 듯 재미있는 동작들을 연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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