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거리는 물론, 풍문여고를 거쳐 삼청동에 이르는 골목골목들은 젊은이들로 연일 만원이다.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가는 화창한 가을 날씨에 아련한 낭만의 거리를 걷는 것만도 행복할진데, 거기다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까지 즐긴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삼청동으로 향하는 골목에는 예스러움을 간직한 한옥과 예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도시풍경을 만들어 준다. 골목 안팎으로 뒤섞인 다양한 분위기의 가게와 카페들... 그리고 그 길을 걷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어울려 독특한 북촌만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요즘 인사동엔 규모나 외형만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러한 건물들이 거리를 점령해 버린다면 이곳도 도심의 다른 삭막한 공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결국에는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인사동을 비롯한 북촌에 작업실을 둔 가난한 예술가들이 상업화에 밀려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동과 삼청동 길이 추억과 낭만의 거리로 오래도록 남으려면 이곳을 지키는 지역민보다 관련 예술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사동과 북촌마을에 다시 문화 예술인들을 수용하여 우리문화를 꽃피워 나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2014,10,24 인사동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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