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 주말의 인사동은 몹씨 추웠다.
지난 밤 내린 눈이 곳곳에 쌓여있었으나 젊은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북인사마당에서는 비누방울 날리는 버스킹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고,

구세군 자선남비에 지갑을 여는 온정도 아름다웠다.

길바닥에는 처음 보는 서예가가 등장해 고행하듯 붓을 휘두르고 있었다.
눈을 쓸어낸 찬 바닥에 종이 몇 장 깔고 앉았으나 아무도 관심주지 않았다.
마치 나를 나무라듯 “言行一致”를 써 주며 가져가라지만,

카메라 잡은 손엔 장애물일 뿐이었다.

이 날은 한정식선생과의 오찬약속으로 나왔지만,

1월21일로 예정된 사진전을 위해 대관 신청까지 했다.
”아라아트‘에서 일을 마치고 목판화가 김준권씨가 전시 중인 3층에 들렸더니,

입구를 마치 개인 작업실처럼 꾸며 놓았었다.
마침 30년 전 제자를 전시장에서 만났다기에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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