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사동 거리에 참 보기 좋은 노점상들이 등장했다.
할머니들이 거리에 앉아 조각보나 민예품을 직접 만들어 팔고 있다.
잘 팔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사동에 잘 어울리는 모습들이다.

 

 

요즘 인사동은 연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주로 팔리는 것이 조그만 공예품이나 악세사리 등 기념품 만 팔린다.
그도 값 싼 중국산이 더 많다.

인사동의 정체성이라 자부하던 전통문화와 예술, 그리고 인사동 낭만이 사라지고 있다.
길거리에 그렇게 사람이 많아도 갤러리는 텅텅 비어있다.
인사동에 돈 내고 입장하는 미술관도 없다. 공짜인데도 그 기회를 마다한단 말인가?
이건 분명 문제가 있다.

매일 매일 인사동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내용들을 모두 알게 하는 홍보성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벌이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 거리는 물론, 풍문여고를 거쳐 삼청동에 이르는 골목골목들은 젊은이들로 연일 만원이다.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가는 화창한 가을 날씨에 아련한 낭만의 거리를 걷는 것만도 행복할진데, 거기다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까지 즐긴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삼청동으로 향하는 골목에는 예스러움을 간직한 한옥과 예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도시풍경을 만들어 준다. 골목 안팎으로 뒤섞인 다양한 분위기의 가게와 카페들... 그리고 그 길을 걷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어울려 독특한 북촌만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요즘 인사동엔 규모나 외형만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러한 건물들이 거리를 점령해 버린다면 이곳도 도심의 다른 삭막한 공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결국에는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인사동을 비롯한 북촌에 작업실을 둔 가난한 예술가들이 상업화에 밀려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동과 삼청동 길이 추억과 낭만의 거리로 오래도록 남으려면 이곳을 지키는 지역민보다 관련 예술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사동과 북촌마을에 다시 문화 예술인들을 수용하여 우리문화를 꽃피워 나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2014,10,24 인사동
사진,글 / 조문호

 

 

 

 

 

 

 

 

 

 

 

 



비가 왔다 갔다 한다.
추위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사람들 옷차림은 한여름 같다.

날씨도 사람도 제 정신이 아니다.

 

2014.10.2 / 인사동

사진,글 /조문호

 

 

 

 

 

 



인사동은 밤이 저물어도 번잡하다.

 

쌀쌀한 날씨라 포장마차가 정겹다.
술꾼들의 웃음소리가 세어 나오는 술집들... 
 
쓰레기통 뒤지는 노파 모습은 안쓰럽다.
도대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2014,10,1 인사동

사진,글/조문호

 

 

 

 

 

 

 

 

 

 

 

 

 




지난 일요일은 천리 물길 따라 아리랑의 흔적을 더듬는 우리 시대 최고의 소리여행 ‘아리랑로드’가 마무리되는 날이다.

풍물단과 소리꾼으로 구성된 순례단 100여명이 정선 아우라지를 출발한 2박3일의 긴 여정을 끝내고, 오후5시 무렵 경복궁에 도착하게 되어 있었다.

 

일행들을 맞을 작정으로 경복궁으로 향했는데, 이미 도착 공연까지 모두 끝나버렸다. 아마 물살이 좋아 배가 예정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던가보다. 몇몇 사람들만 남아 몇 일만에 재회한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고, 진옥섭 감독이 그의 아내를 만나 반가워하는 모습이 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옛날 뗏꾼들 같으면 반가워도 이렇게 솔직한 애정표현은 못하고, “밥 먹게, 빨리 씻고 방에 들어가유~”라고 은근슬쩍 말했을 거다.

 

“저분이 우리 결혼식 때 사진작품 선물했잖아”라는 진옥섭씨의 소개말에 함박웃음으로 맞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떠날 채비를 하는 진옥섭 감독에게 이번 소리여행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이 땅의 등골에서 우러난 노래였다”고 잘라 말한다.
“짙푸른 청룡 꿈을 꾸나니, 어화청춘 벗이여 가자스라”란 그의 카피가 머리에 떠오른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물길은 ‘목계나루’라고도 말했다.

 

 

 

 

 

 

 

취재원을 모두 놓친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버렸다.
마침 그 날은 무세중선생의 난장굿 ‘지랄발광’이 막을 내리는 날이라 인사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주말의 번잡한 인사동거리를 헤집고 간 공연장도 이미 파장이었다.
관객들로 가득 메운 좁은 공연장에서 무세중선생의 뒷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 곳에서 연극연출가 김혜련씨와 안성으로 이사 간 사진가 문순우씨를 만났다.

친구 문순우씨도 흐르는 세월은 말릴 수 없는지 나처럼 늙어가고 있었다.
술 집 찾아 가던 ‘나무갤러리’ 앞에서 서양화가 장경호씨도 만났다.

‘국토 유토피아니즘’ 목판화전을 열고 있는 판화가 김억씨를 비롯하여 서양화가 박불똥,

문승영씨와 어울려 ‘푸른별’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 했다.

그날의 술 안주로 3년전 세상을 떠난 사진가 김영수씨가 올랐다.

모두 절친했지만, 서로 마음을 다쳐 한동안 등을 돌리고 살았기에 김영수씨에 대한 연민의 정이 누구보다 깊었을 것이다.

49제때 마음의 짐은 풀었다지만...

 

‘아리랑가든’에 계시는 무세중선생을 뵙기 위해 먼저 일어나야 했다.

가는 길에 잠시들린 '유목민'에서 최혁배 변호사 내외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 '푸른별'주막에서 사라졌던 장경호씨가 있었다.

 

 

 

 

 

 

 

 

 

 

공연 팀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무세중선생은 관객들의 호응에 고양되어서인지, 표정이 밝아보였다.

그러나 술기운에 마음이 약해졌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갑자기 눈물을 흘리셨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스스로의 삶을 뒤 돌아본다면 어찌 눈물이 없겠는가?

이제 그 힘든 작업일랑 아내와 제자들에게 모두 넘기고 편안한 여생을 지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지만,

무선생 기질로 보아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을 거다.

무선생의 그 사그라들지 않는 뜨거운 예술혼을 위해 다 같이 술잔을 들었다.

 

 

 

 

 

 

 

 

 






지난 25일은 인사동 ‘3.1갤러리’에 도깨비들이 나타났다.

도깨비 구경하러 갔다가 음유시인 송상욱선생을 만났다.
도깨비 나올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출출한데 어디 가서 막걸리나 한 잔 하자는 것이다.
송선생님에 끌려 ‘툇마루’로 갔으나 앉을 자리가 없었다.
입구 쪽마루에 걸터앉아 마시는 막걸리 맛도 괜찮았다.

돌아오다 남해에서 올라 온 조각가 김동환씨를 만났다.
마침 무세중선생 공연보러 간다기에 함께했다. 
굿판에서 김명성, 김상훈, 유재만, 신현수씨 등 여럿 만났다.

무세중파 도깨비들은 썩어가는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카메라 들고 그들의 못 짓 따라 다니다보니 금방 끝나버렸다.

모두들 뒤풀이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인사동 거리에는 묘기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매직으로 행인들의 발길을 잡는 사람도 있었다.

초상화를 그리는 아가씨는 손님이 없어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안국역으로 가는 길목에서 휠체어를 미는 공윤희씨와 최혁배씨를 만나기도 했다.

 

 

 

 

 

 

 

 

 

 

 

 

 

 

 

지난 23일 늦은 오후, 인사동 ‘툇마루’에서 있었던 ‘인사모’ 모임에서 술을 마셨다.
그날따라 소주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 너무 급하게 마셨던지, 소주 한 병 남짓에 그만 취해버렸다.
모임이 끝나 술집을 나올 즈음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렸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어야 했다.
개가 보는 눈높이에서 찍는다는 핑계로 길바닥에 퍼져 앉아 찍기도 하고,

삼인조 유랑악단의 신나는 음악에 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정다운 연인들의 모습을 훔쳐보기도 했다.

‘툇마루’에서 안국동 버스정류소까지는 불과 300미터에 불과하지만, 사진 찍으며 걷다보니 한 시간이나 걸렸다.

물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이 ‘유목민’ 정류소에 잠시 들려 쉬긴 했지만...


 

‘유목민’에서는 유진오씨를 비롯하여 최혁배 변호사, 이세희 치과원장 등 몇 명을 만나 술잔을 건네받기도 했으나

더 마실 형편이 아니었다.
간신히 탈출하여 버스에 올라탔으나, 이내 잠들어버려 종점까지 끌려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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