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거리가 태극기 물결로 넘쳤다.

청소년들의 태극기 춤도 신났다.

 

거리에서 '통인가게' 김완규, 이계선 내외분을,

늦게는 조준영, 조경석, 주 은씨도 만났다.

 

 

 

 

 

 

 

 

 

 

 

 

 

 

 

 

 

 

 

 

 

 

 

 


지난 토요일, 인사동에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전시한 액자들을 묶어두고 거리로 나가보니 
지나치는 우산 행열이 울긋불긋 정겹더라.
젖은 길바닥도 거리의 연인들도, 봄날처럼 포근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기에 '통인가게'로 올라갔다. 
사진찍으러 간  옥상에는 주인장 관우가 있었는데, 
느닷없는 카메라맨 출현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 촉촉한 날 마신 와인 한 잔에  벌써 봄이 와부렀네.

 

사진,글 / 조문호

 

 

 

 

 

 

 

 

 

 

 

 

 

 

 

 

 

 

 

 

 

 

오전의 인사동은 늘 헹하다.
나목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워 적막감만 감돈다.
곧 몰려 올 인파를 향한 전운처럼 비장하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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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이어진 전시로 매일같이 인사동을 들락거렸지만,
정작 내 눈에는 인사동이 보이지 않았다.

온 종일 전시장에 갇혀 관람객들 초상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거리에 나갈 틈도 없었지만, 간혹 일이 생겨 나가도 마음이 바빠

눈여겨 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지나치며 찍는다는 것 자체가 안 된다는 말인데,

작심하고 사냥꾼의 눈으로 살펴야 이야기거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마침 방송국에서 인사동 촬영장면을 찍자는데,

얼씨구나 하며 카메라를 챙겨 나갔으나 그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를 주시하는 방송카메라에 신경 쓰여  집중이 되지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는 것 만큼 보이고 노력한 만큼 얻는다는데,

방송 카메라맨의 무료함을 염려해,

찍을 것이 없는데도 빈 셔터를 누르는 지랄을 한 것이다.

제기랄!

 

사진,글 / 조문호

 

 

 

 

 

 

 

 

 

 

 

 

 

 

 

 

 

 

 

 

 

 

 

 

 

 

 

 

 

 

 

 

 

 


지난 14일 밤, 아내가 의식을 잃고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그것도 모두가 잠든 사이 일어 난 일이라 손 쓸 틈도 없었다.
갑자기 의식을 잃은 채 얼굴을 바닥에 찧었다는 것이다.
차거운 타일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단다.
아내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이마는 터지고 코에는 피가 흘러 마치 누구에게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

오랜 작업의 강행군으로 몸에 무리가 따르기도 했겠지만,
눈앞에 닥친 전시 준비나 경비조달에 대한 심한 스트레스가 결정적인 원인인 것 같았다.
이틑 날 병원에 들려, 평소 200이나 나왔던 협압을 비롯해
심장 검사, 뇌파검사까지 했으나 결과는 20일쯤에야 알 수 있단다.

아내는 죽다 살아났으니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지만,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이미 벌여 놓았으니, 접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병원에서 인사동부터 나가야 했다.

전시할 액자 주문을 비롯해 기자와의 인터뷰 약속까지 겹쳐 어쩔 수 없었다.

‘허리우드’ 2층에서 인터뷰를 가졌으나, 기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간간이 날리는 창밖의 눈보라를 쳐다보며 대꾸를 하긴 했으나,
동문서답을 한다며 아내에게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그 날의 인사동 날씨도 내 마음처럼 흐렸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이 잔뜩 지푸렸지만, 거리는 여전히 흥청댔다.
챨리 차프린 패션을 한 젊은이가 웃기기도 했고, 비누방울 거리공연에 모두들 즐거워했다.
오찬 모임을 가진듯한 아낙들의 부산한 모습도 보였다.

 

도대체 뭣 때문에 사는 것인지 회의감이 드는 하루였다.

 

사진,글/ 조문호

 

 

 

 

 

 

 

 

 


지난 31일의 인사동 거리 풍경입니다.


한 해를 떠나보내는 날이지만, 거리는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모두들 조용한 세말을 보내나 봅니다.

 

2015년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운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요즘 인사동은 불경기 탓인지 크리스마스나 년 말 분위기가 통 나지 않는다.
예년 같았으면 크리스마스 캐롤도 들리고 흥청대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외국 관광객들이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을 뿐, 너무 쓸쓸했다.
최백호의 노래 ‘낭만’처럼 뭔가 잃어버린 듯, 헛헛함이 밀려왔다.

 

점심과 저녁모임이 있었던 26일은 세 시간 가량 인사동을 떠돌아야 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채 한과를 만드는 친절한 아주머니도 만나고,

인사동에 건물이 두채나 있어도 온 가족이 장사하느라 메달리는

옛 사무실 건물주인 이기웅씨 내외도 만났다.


마음이 텅빈 기분을 아는듯 인사동거리에 요상한 십자가가 나타났다.
두 사람이 등에 짊어진 괴상한 벽보판은 그냥 지나칠 수 있었으나,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는 심각한 소음공해를 일어키고 있었다.
누가 이런 꼴을 보고 예수를 믿고 싶겠는가?

사진,글/ 조문호

 

 

 

 

 

 

 

 

 

 

 

 

 

 

 

 

 

 

 

 

 

 

 

12월20일, 주말의 인사동은 몹씨 추웠다.
지난 밤 내린 눈이 곳곳에 쌓여있었으나 젊은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북인사마당에서는 비누방울 날리는 버스킹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고,

구세군 자선남비에 지갑을 여는 온정도 아름다웠다.

길바닥에는 처음 보는 서예가가 등장해 고행하듯 붓을 휘두르고 있었다.
눈을 쓸어낸 찬 바닥에 종이 몇 장 깔고 앉았으나 아무도 관심주지 않았다.
마치 나를 나무라듯 “言行一致”를 써 주며 가져가라지만,

카메라 잡은 손엔 장애물일 뿐이었다.

이 날은 한정식선생과의 오찬약속으로 나왔지만,

1월21일로 예정된 사진전을 위해 대관 신청까지 했다.
”아라아트‘에서 일을 마치고 목판화가 김준권씨가 전시 중인 3층에 들렸더니,

입구를 마치 개인 작업실처럼 꾸며 놓았었다.
마침 30년 전 제자를 전시장에서 만났다기에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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