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미국계신 매형이 귀국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귀국모임에는 사정에 의해 만날 수 없었지만,
지난 6일 어머니를 모신 일산 추모공원 ‘하늘문’에서 만난 것이다.
누님 조미희는 암에 걸려 8년 전 세상을 떠나셨다.
누님 생전에, 미국으로 이민가기 위해 모든 가산을 정리한 적도 있었다.
당시 '중앙정보부'에 근무하던 매형께서 직장까지 그만두고 준비를 했으나,
출국장에서 제동이 걸려 이민을 포기해야하는 불상사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몇 년 뒤 다시 이민 길에 올라 외로운 이국생활에 적응해 갔으나,
느닷없는 병마를 만나 오랜 세월 키워 온 행복의 꿈이 풍비박산 난 것이다.
혼자 미국에 남게 된 매형은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직장에 나갔으나, 팔순을 맞은 올해부터 일손을 놓았단다.
누님께서 세상을 떠날 때와 3년 전 귀국 때 뵙고 처음인데, 건강은 여전하셨다.
나보다 두 살이나 많은데도, 내가 더 늙어보였다.
매형과 일산 사는 동생 조창호를 추모공원에서 만나
납골당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뵈며, 오랜만의 해후를 풀었다.
인근에 있는 식당 ‘강강수월래’로 옮겨 회덮밥에 소주 한잔 했다.
5년 후에 살아 있다면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받았으나, 아무래도 마지막인사가 될 것 같았다.
부디 건강하시길 빕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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