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이틀 앞두고 용인 천주교 성당묘지에 계신 김덕순 여사를 뵈러 갔다.

명절과 기일만 되면 정동지 따라 소풍 가듯 들리던 용인 성당묘지도

이젠 몸이 편치 않아 정동지의 조카 심지윤씨 차에 편승해 갔다.

그러나 운전만 힘든 것이 아니라, 남의 차에 실려 가는 것은 더 힘들었다.

운전할 때는 운전만 신경을 써서 졸리는 것은 물론 아픈 것도 잊을 수 있지만,

뒷자리에 앉아가니 잠만 쏟아졌다. 졸다 깨기를 반복하니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묘원에는 아직 성묘객이 많지 않아 한적했다.

운해가 자욱한 주변 풍경 속에 소나무 한 그루가 유독 눈에 띄었다.

한때 장모였던 김덕순 여사는 낙락장송처럼 지조가 곧고 너그러운 인품을 갖고 계셨기에,

마치 고인이 지켜 서서 자식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묘원에는 정영신씨의 어머니 김덕순씨와 언니며 심지윤씨 어머니인 정정숙씨 유골함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챙겨간 국화를 영전에 놓고 모두의 안녕을 빌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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