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에서 김신용시인을 만나, 인사동에 들렸다.
추석연휴가 끝나는 날이라 거리는 번잡했다.
건들거리기 좋은 날씨까지 받혀 줘,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한복들을 곱게 차려입은 학생들의 행렬은 들녘에 핀 코스모스 같았다.
외국관광객들의 눈길이 내려 꽂혔다.

부처를 밟고 서서 “깨어나라”는 피켓을 든 사나이도 있었다.
사람들이 많으니 인사동에 별의 별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 화려한 거리풍경 속에는 가난한 이들의 안타까운 삶도 숨어있다.
빈 깡통을 줍는 노인도 있고, 막걸리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도 있다.
더위가 물러나 잘 팔리지 않는다는, 부채 파는 노인의 한숨이 내려앉는다.

거리는 펄럭이지만, 인사동은 외롭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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