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인 지난 17일의 인사동은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오죽하면, 사람에 걸려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을 정도였다.

초 저녁부터 장경호씨를 만났으나 ‘유목민’ 문이 닫혔다고 했다.
거리에 사람은 많지만, 골목에 숨은 술집들은 오히려 손님이 없다.
인사동 술꾼들이 사람 많은 휴일은 인사동 출입을 삼가하기 때문이다.

인사동에 그렇게 술집이 많지만, 입맛에 맞는 술집이 별로 없었다.
비싸지 않고, 안주가 맛있으며, 분위기까지 있는 그런 술집 말이다.
술꾼들만 모이면 새로운 술집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술집도 돈 안 되는 작가들의 술타령 보다 매상 오르는 젊은 사람을 좋아하는 건 당연하다.
한 푼이라도 더 남는 것이 장사의 속성이 아니던가.

사람 많은 거리를 피해, 돌고 돌아 피맛골의 ‘불타는 소금구이’까지 갔다.
거리에서 김노암씨 가족을 만나기도 했고,

술집에 도착해서는 주인장 완기씨를 비롯하여, 김기영, 김대웅씨 등 여러 명을 만났다.
인사동의 술집을 골라 다니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반가운 벗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옆 좌석의 노래소리 들으며, 주량만큼 딱 막걸리 네 병만 마시고 일어났다.
그 사이 인사동거리에 많았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조용했다.
얼마나 거리를 밟았으면, 길이 빤질빤질했다.
버스킹 나선 젊은이들의 처량한 노래소리만, 길 위로 미끄러졌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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