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의 정선아리랑시장은 간헐적으로 가랑비가 내리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난장에서 화롯불을 에워싸고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정겨웠답니다.

요즘은 김장철이라 배추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정선장에는 배추가 보이지 않습니다.
특산물이 나는 장에 특산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지요. 대추로 유명한 보은장에 대추가 나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그 지역에서는 흔한 농산품이라 모두 외지로 빠져 나가기 때문인데, 정선의 배추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관광객들이 대부분인 정선장에 배추가 팔릴 리가 있겠습니까?

장터 공연장에는 주연보다 조연이 더 빛나는 하루였습니다.
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아리랑 공연에 나와 춤을 춘 최성월씨가 더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귀로는 구성진 정선아리랑을 듣고, 눈으로는 최성월씨의 춤에 흠뻑 빠졌습니다.
로봇 춤과 공옥진씨의 문둥이 춤을 접목시킨 최성월씨만의 독창적인 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답니다.

사진,글 / 조문호

 

 

 

 

 

 

 

 

 

 

 

 

 

 

 

 

 

 

 

 

 

 

 

 

 

 

 

 

 

 

 

 

 

 

 

 



지난 8월17일의 정선아리랑시장은 막바지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서둘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왕래해 소통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장터에는 군데군데 돌배(신배)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돌배는 술을 담기도 하지만, 기관지 질환, 혈압조절효능이 띄어난 해열, 폐결핵, 건위,
지갈, 이뇨, 항당뇨 등의 효능이 있어 민간약으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길거리에는 추억 속의 달고나(뽑기과자) 좌판이 펼쳐져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문화장터에선 새로 등장한 품바의 유모어가 웃음꽃을 피우게했고,
연희단 '팔산대'의 신명난 판 굿으로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오후 한 때 간간이 비가 내려 장터를 적시기도 했으나
사람들의 분주한 발길과 문화장터의 흥을 거스러지는 못했다.

 

 

 

 

 

 

 

 

 

 

 

 

 

 

 

 

 

 

 

 

 

 

 

 

 

 

 

 

 

 

 

 

 

 

 



지난 7월12일의 정선장은 찰옥수가 가장 인기가 좋았습니다.
접으로 사가는 분들도 많았지만, 직접 삶아 파는 가게는 옥수수 까기가 바빴답니다.
쫀득쫀득한 정선 옥수수 맛에 반해, 길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마다 옥수수를 먹더군요.

문화장터에서는 기존 공연이나 놀이 외에도 '통기타리듬회'에서 특별출연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날이 갈수록 춤 잘 추는 손님이나 노래 잘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 옵니다.
그리고 구경 나온 할머니의 유모차 가방에는 갖가지 먹거리가 담겨있었어요.

 

 

 

 

 

 

 

 

 

 

 

 

 

 

 

 

 

 

 

 

 

 

 

 

 

 

 

 

 

 

 

 

 

 

 

 

 



 

 

 

A. 아이구! 이기 누고? 얼마만이고, 어데 아푼데는 없나?
B. 와 아푼데가 없건노. 인자 허리가 아파서 마이 댕기지도 몬한다.
A. 여 좀 안자봐라.
B. 조카넘이 차에 기다려 호메이 사가지고 퍼뜩 가야된다.
A. 쯔쯔.. 인자 언제 보것노이?
B. 그래, 사는기 뭐라고...

8월29일 경북 고령장에서 만난 두 어머니의 짧은 대화

 

사진,글 / 조문호



 

 

장터의 “양반전” 마지막 공연이 지난 8월 31일 오후3시30분부터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열렸다.

 

2주전 ‘아라리 촌’에서 '양반전'사진은 찍었으나 시장 바닥에서 공연하는 모습이 더 마당극 다울 거라는 생각과

신들린 듯 연기하는 최진실씨의 모습이 눈에 밟혀, 하던 일을 미룬 채 정선으로 향했다.
피서철이 끝 난 직후라 그런지 관객들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출연진들의 연기는 물이 올라 한 껏 신명을 풀어내고 있었다.

최진실씨는 마치 ‘양반전’의 배역을 맡기 위해 태어난 배우같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소리와 춤, 연기의 삼박자가 딱 들어맞는데다, 그 광대적 끼가 여간 아니었다.
특히 영감을 붙들고 우는 대목에서는 그 배역에 몰입되어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2분 가까이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려 카메라 화인더를 적셨다.
아! 이게 진짜 감동 아닌가?

 

집으로 돌아와 그의 상세 이력을 조회해 보았더니 이미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최진실씨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었다.

유명세에 질려 이력은 무슨 이력이냐며 컴퓨터를 접었지만 ‘양반전’의 최진실은 진짜 진실했다.
머지않아 정선을 대표하는 배우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광대로 거듭 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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