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은 어린이공원이라기보다 주민들의 만남의 자리고 소통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가끔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고, 주말엔 빵을 나누어주는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해지지만, 나눔 행사는 계속 이어진다.

때로는 땅바닥에 자리를 펴고 예배를 보는 극성맞은 분도 계시다, 그렇게 기도할 자리가 없는지 모르겠다.

몇일 전에는 어느 교회에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공원에서 음식을 나누어주며 예배를 보고 있었다.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이라도 가난한 빈민들에게 대접하는 것이야 좋지만,

추운 장소에서 웅크려 먹는 모습들이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주변에 있는 교회나 회관 같은 공간을 빌릴 수 없다면, 차라리 도시락을 나누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누는 마음이야 고맙기 그지없지만, 추운데서 떨며 먹는 사람들의 고충도 좀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

난 아무리 배고파도 마음에 없는 기도와 찬송 부르며, 그렇게 밥을 얻어먹지는 않는다.

빈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목적인지, 전도가 목적인지, 좀 분명했으면 좋겠다.

자칫 베풀고도 욕먹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진,글 / 조문호













 

지난 토요일은 마음이 바빴다.
아침 열시에는 동네 청소도 해야하고, 오후에는 박근혜 끌어내리려 광화문에도 가야하기 때문이다.
열시에 ‘동자동 사랑방’으로 갔더니, 다들 청소하러 뿔뿔이 흩어지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만 몇 개 남아 있었다.

난, 청소하는 사진을 찍고 싶어 카메라까지 가져왔었는데, 부끄러운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기 동네 청소하는 걸, 자랑하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배낭 속에 집어 넣고, 나도 청소하러 따라 나섰다.

골목에서 청소하는 박정아씨를 만났지만, 인사만 나눈 채, 열심히 청소를 했다.

왜, 사람들이 담배 꽁초를 그냥 버리면 청소하기 쉬울 텐데, 꺼내기 힘든 맨홀에 집어넣는지 모르겠다.

사람들 심리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한 두어 시간, 청소하고 돌아오니, 다들 돌아와 있었다.
동자동 주민들이 시위 나갈 시간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아있어, 카메라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마침, 토요일이라 공원에서 빵을 나누어 주고 있었는데, 날씨가 추워서인지 나온 사람들이 적었다,

덕분에, 나도 빵 한 봉지 얻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그 정도의 빵이면 시위장에서 하루 종일 먹고 남을 분량이었다.

그런데, 반갑게도 첫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어린애처럼 좋아하며 나온 이기영씨를 만나 사진을 찍기도하고, 동네사람들도 여럿 찍었다.
더디어, ‘동자동 사랑방’ 앞에는 전쟁터에 출정하려는 동네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늘의 출정 화두는 “박근혜 방 빼~‘였다. 모두들 피켓 들고 눈길 행진을 시작했다.
집결지인 인사동 ‘남인사마당’으로 떠나며, 모두들 전의를 다졌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8일 저녁무렵, 새로 가입한 동자동사랑방 공제협동조합원의 교육이 있었다.
교육의 자리라기보다 동자동 협동조합의 소개와 권리, 의무 등을 알려주며,
새로 들어 온 조합원들을 소개하는 친목의 자리였다.

박정아, 선동수, 차재설씨, 세 분이 차례대로 조합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대략은 알았지만, 5년 동안 엄청 좋은 일을 많이 했더라.
4백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은 푼돈이 출자금 1억 8천 만 원을 넘기고 있었다.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금씩이나마 저축하며, 서로 힘을 나누는 유익한 단체였다.

그날, 이배식, 허미라씨 같은 아는 분도 계셨지만, 강희숙, 최윤정, 강현경, 김병홍, 남일우씨 등 여러 명과 얼굴을 익혔다.

술은 없었지만, 조합에서 근사한 만찬자리를 ‘식도락’에 마련했는데, 밥상에 닭도리탕까지 올라왔다. 간만에 맛보는 별미였다.

집에서 먹으라며 싸준 밀감 봉다리를 달랑거리며 돌아오다, 구멍가게를 기웃거렸다.
각자 유언장을 써 두라는 이야기에 술 생각이 났는데, 도저히 맨 정신에는 유서를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할 말이 없어, 다음에 쓰기로 했다.


혼자서 절대 술 마시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핑게삼아...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7일 오전10시 무렵, ‘서울역쪽방촌상담소‘에서 동자동 빈민들에게 김치를 나누어 주었다.

이 “사랑의 김장 나눔”은 ‘어린이재단’이 주관하고, 산업은행 계열인 ‘KDB생명’에서 후원하는 행사로,

평소 밑반찬 지원을 받는 주민을 제외한, 모든 가구에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김치를 나누어 주는 “새꿈 나눔터”에는 일찍부터 주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웃 사람 몫까지 손수레에 끌고 가는 분도 계셨고, 힘들어 낑낑거리며 들고 가는 노인도 있었다.

옆방에 사는 정선덕씨가 김치를 받아가며 한마디 던졌다. “빨리 가져가 김치 익기 전에 양념을 다시 해야지!”

해마다 나누어주는 김장김치지만, 늘 양념이 부족해 다시 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그 많은 김치를 제대로 양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빈민들을 위해 김장김치를 나누어 주는 것만도 고맙기 그지없다. 그러나 김치 량이 너무 많았다.

식구가 많으면 모르겠지만, 대개 한 평 남짓의 좁은 방에서 혼자 사는 분들이다.

김치보관 할 장소도 마땅치 않지만, 많은 량의 김치는 필요 없는 듯 했다. 

혼자 사는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 ‘양을 반으로 줄이는 대신 양념을 제대로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얻어먹는 주제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고 나무랄지 모르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듯 주민들의 바램도

고려했으면 좋겠다. 이젠 량의 시대가 아니라 질의 시대니까...


사진, 글 / 조문호


























12일 있었던 '민중 총궐기'대회 이후 심신이 편치 않다.
토요일엔 잠도 한 숨 못 잤지만, 일요일은 애인과 데이트하느라 바빴다.
피로가 덜 풀린 몸으로 일어 나 컴퓨터를 켜니, 또 울화가 치민다.


박근혜의 나쁜 짓거리야 말 할 것도 없지만, 반성은커녕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인간으로서 한 가닥 양심도 없는, 저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둔 게 너무 분했다.
국민을 우습게 본, 그 대가는 곧 치루게 될 것이다.





이제 강제로 끌어내릴려면, 우리가 더 강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먹는 것보다 잠을 더 자고 싶었으나, 그냥 일어났다. 싸우려면 좀 먹어 둬야했다.
아침 겸 점심 먹으러, ‘식도락’으로 내려갔다.

다들 식사 한 후라, 밥 한 그릇만 달랑 남아 있었다.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맛있게 먹었으나,
우건일씨와 뒤늦게 온 분들은 밥이 없었다.

큰 솥에다 라면 몇 개를 한꺼번에 끓였는데,
옛날 군에서 먹던 라면이 생각나, 군침 돌았다.
“라면 좀 먹어 보라”, “수급자 신청은 했냐”는 등
살가운 인사들에 답답한 가슴이 좀 풀렸다.






커피 한 잔하러 ‘동자동사랑방에 갔더니, 김정오씨가 김치 한 박스를 안겨 주었다.
올 겨울에 라면이라도 끓어 먹으려면, 김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받아 놓았다.
적십자사에서 동자동 빈민들을 위해 보낸 김치였으나, 좁은 방에 둘 자리가 없었다.

틈나면 조금씩 나누어 주려고 옥상에 보관시켜 두었다.








오후에는 동자동 쪽방 촌을 한 바퀴 돌았다.
사람 때 묻은 옛날 건물들과 빤질빤질한 빌딩들이 모여 있는

우리 동네는 돈과 가난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요즘 노숙자로 전전하는 라흥주씨를 거리에서 만났다.
막걸리 두 병 사들고는, 따라 오라며 눈짓한다.
아래 공원 모퉁이에 자리 잡아, 한 잔 얻어마셨다.
술 마시며 했던, 그의 사연도 가슴 아팠다.

돈 벌러 서울 올라 온지가 30여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가족들에 연락마저 할 수 없는 사정이란다.
마지막 남은 4백만원 마저 잘 아는 사람에게 도둑맞아,
이젠 완전 개털되어 노숙자로 전전한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사연들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눈물겨운데,
대통령자리 도적질한 박근혜는 국민들의 피 같은 돈까지 도적질했다.

더 이상, 자격 없는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정의감보다 눈치나 보며 명령에 끌려 다니는 섞어 빠진 검사들도 많지만,
정의감에 피 끓는 검사들도 분명 살아있다.

죄상은 명명백백히 밝혀 질 것이고, 박근혜는 그 죄 값을 받으면 될 것이다.

"그 걸 피하려 잔머리 쓰면, 너 네 아버지처럼 총 맞는다.
순리대로 풀어라!  국민이 살아있고, 역사가 지켜본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2일 오후2시 무렵, 민중총궐기에 함께하기 위해 남영역으로 갔다.
내가 사는 동자동 빈민들과 ‘용산시민연대’가 함께 하는 자리였다.
“먹은 거 다 토해내라”, “이제 그마해라”, “이게 나라냐?‘ 등 갖가지 피켓을 들고 나와 퇴진을 외쳤다.


남영역에서 청계광장까지의 행진이 이어졌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던 거리 풍경은, 암울한 시국과 달리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마치 주민들과 가을 소풍 떠나는 듯, 즐거웠다.


농민대회가 열리는 남대문에 도착하니, 엄청난 군중이 모여 있었다.
상여행렬을 찍다보니, 함께하던 행열에서 그만 이탈해 버렸는데,
서울시청 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전진 할 수도 없었다.


광화문까지, 아마 한 시간은 걸렸을 게다.
정말 엄청난 군중이었다. 사람에 걸려 서진은 커녕, 발 걸음을 땔 수 없는 지경이었다.


어디선가 동자동사람들도 박근혜 퇴진을 외쳤겠지만. 나도 힘껏 외쳤다.


"쪽 팔려 못 살겠다. 박근혜는 자결하라"


사진, 글 / 조문호












































2016년 11월 12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쓴 날이다.
국민의 힘이 총 결집되는, 역사적 현장을 연출한 것이다.


전국 100만 국민의 단합은, 서울을 발 디딜 틈 없게 만들었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하야하라!”란 구호가 북악 산천에 메아리쳤다.

그러나 청와대를 향해 밤새도록 이어진 함성을, 모르쇠로 일관했다.


무식한 주제에 똥 배짱까지 가져, 대통령 자격이 아니라 사람 자격도 없다. 

인성이 잘 못 형성된 저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둔 것이 너무 치욕스럽다.


한 인간으로는 불쌍한 생각도 들지만, 한 가닥 양심마저 없어 더 분한 것이다.

국민을 위한 마음이 털끝 만큼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귀 막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만 두어야 할 판인데, 잔 머리 굴려 보았자 소용없다.


그 날, 청와대 문 열고 나와, 잘 못 빌며 하야를 선언해야 했다.

최순실의 지시가 없어, 결정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국민들의 성난 외침이 환호로 바뀌는 순간적 에너지를 한 번 상상해 보라.

국민 총화에 기여할 마지막 기회까지 외면하고 말았던 것이다.


국민을 향해 마지막으로 아량 베풀기를 바랬던,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권력에 눈 먼 그는, 더 이상 존재할 가치조차 없다. 


하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젠 끌어내려 구속시켜야 한다.
교도소에서 참회하고, 속죄할 일만 남은 것이다.

검찰은 세월호 일곱시간 증발까지, 한 줌 의혹 없이 투명하게 밝혀내야 한다.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날, 동자동 사람들과 남영역에서 시작된 궐기대회는 광화문까지 이어졌다.


어둠이 몰려와 촛불이 하나 둘 켜지니, 거리는 온통 축제장으로 변해갔다.

곳곳에서 하야해 하야해라는 노래가 불려 졌고, 박근혜를 풍자한 갖가지 피켓들이 춤추었다.

세종대왕동상 앞에서는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졌고,

이순신동상 앞에는 사물놀이 패가 흥겨운 풍악을 울려댔다.

 

블렉리스트 예술가 캠핑촌 옆에는 술자리도 만들어졌다.

류연복, 류충렬, 장경호, 박세라씨 등 10여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는데신학철, 김준권, 정재안

이태호, 이강군, 김명지, 강고운, 서정춘, 장순향, 하태웅씨 등 많은 분들이 차례대로 모여 들었다. 

군중 속에서 남 준, 김창규씨를 만나기도 했고, 새벽 네시무렵에는 곽대원, 박불똥씨도 만났다.

이산가족 만나듯이 우연히 만난 분들의 기념사진을 찍었으나, 플레쉬에 이상이 생겨 그만 망쳐버렸다.

 

자정이 가까워 오니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가며, 쓰레기들이 말끔히 치워졌고,

남은 사람들은 경찰 방어벽을 친 내자동으로 가세했다.

밤새도록 방어벽을 두드리며 하야를 외쳤으나, 답은 없었다.


새벽 4시가 되니 경찰들이 강제 해산시키기 시작했다. 

그 당시, 경찰을 향한 어린 소년의 외침이 유달리 귀에 박혔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대통령부터 잡아가라"


해산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은 있었으나, 평화로운 집회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평화로운 집회가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박근혜를 더 오만불손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에 들어와 크게 깨우친바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다들 어렵게는 살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 또아리 튼 부정적인 관념과 사회에 대한 불만이 생각처럼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지만, 난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동자동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혼자 노닥거리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겨를이 없지만,

인사동에 나가거나 일을 하다보면, 또 부정적인 관념이 꿈틀거린다.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에 괜히 심통이 도지는 것이다. 더 수행을 해야 할 것 같다.

하루의 일과처럼 동자동을 한 바퀴 도는데,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매번 보는 골목이고 쪽방들이지만, 볼 때마다 정겹게 다가온다.

가파른 시멘트계단이나 엉클어진 전선마저 친숙하고, 빨래 줄에 늘린 옷까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대개 피폐한 환경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지만, 그 곳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을 알면 사물마저 정겹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달동네가 행복한 동네인 것이다.

내일은 기다려 온 전쟁터에 출전하는 날이다.
동자동 쪽방사람들은 오후2시에 남영역에서 집결하여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행진하기로 되어있다.

오늘 밤 좋은 꿈꾸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꿈을...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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