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브레송갤러리‘에서 전시한 ’사람이다‘전에 반가운 분이 찾아 오셨더라.


‘포토 트래블 인’의 노은향씨 였는데, 쪽방촌 사람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내의 스물 한 벌과 양말 네 박스를 가져오셨다.

일전에 빈민들을 돕고 싶다는 전화는 받았으나, 전시장 오는 김에 직접 가져 오신 것이다.


전시가 끝난 후, 동자동으로 옮겨 놓았으나 하루라도 빨리 전해주고 싶었다, 

방을 차지한 짐도 짐이지만, 추위에 떠는 주민들을 생각해서다.
‘서울역 쪽방촌상담소’나 ‘동자동 사랑방’같은 단체에 넘겨 줄 수도 있었으나 많은 량이 아닌데다,

사이즈가 대개 커서 체형에 맞는 분들을 찾아, 직접 전해 주고 싶어서다.






'홈리스추모제'가 열린 지난 21일, 배낭에 몇 개 들어가지 않아 두 차례나 짐을 옮겼으나, 약간은 조심스러웠다.

누군 주고, 누군 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체형이 맞는 분들을 불러내어 전달했는데, 다들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다.

이제 남아 있는 여섯벌은 외부 출입을 잘 하지 않고, 은둔하는 분들을 찾아 주고 싶었다.



그런데, 마을에 뜻밖의 잔치가 열린 것이다.

동자동에 사는 다섯 쌍의 합동결혼식이 지난 25일 오후4시 동자동 성민교회에서 있었다.

다들 노숙에서 탈출하여 함께 살고 있으나, 여지 것 결혼식을 못 올린 늙은 부부들이다.

박소영 신부는 지난 번 전해주었지만, 내의가 모자라 세 쌍은 한 벌씩 밖에 전해주지 못했다.

대신 신혼여행 같다오면, 멋진 결혼사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다들 얼굴은 모르지만, 노은향씨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