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2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쓴 날이다.
국민의 힘이 총 결집되는, 역사적 현장을 연출한 것이다.


전국 100만 국민의 단합은, 서울을 발 디딜 틈 없게 만들었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하야하라!”란 구호가 북악 산천에 메아리쳤다.

그러나 청와대를 향해 밤새도록 이어진 함성을, 모르쇠로 일관했다.


무식한 주제에 똥 배짱까지 가져, 대통령 자격이 아니라 사람 자격도 없다. 

인성이 잘 못 형성된 저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둔 것이 너무 치욕스럽다.


한 인간으로는 불쌍한 생각도 들지만, 한 가닥 양심마저 없어 더 분한 것이다.

국민을 위한 마음이 털끝 만큼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귀 막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만 두어야 할 판인데, 잔 머리 굴려 보았자 소용없다.


그 날, 청와대 문 열고 나와, 잘 못 빌며 하야를 선언해야 했다.

최순실의 지시가 없어, 결정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국민들의 성난 외침이 환호로 바뀌는 순간적 에너지를 한 번 상상해 보라.

국민 총화에 기여할 마지막 기회까지 외면하고 말았던 것이다.


국민을 향해 마지막으로 아량 베풀기를 바랬던,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권력에 눈 먼 그는, 더 이상 존재할 가치조차 없다. 


하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젠 끌어내려 구속시켜야 한다.
교도소에서 참회하고, 속죄할 일만 남은 것이다.

검찰은 세월호 일곱시간 증발까지, 한 줌 의혹 없이 투명하게 밝혀내야 한다.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날, 동자동 사람들과 남영역에서 시작된 궐기대회는 광화문까지 이어졌다.


어둠이 몰려와 촛불이 하나 둘 켜지니, 거리는 온통 축제장으로 변해갔다.

곳곳에서 하야해 하야해라는 노래가 불려 졌고, 박근혜를 풍자한 갖가지 피켓들이 춤추었다.

세종대왕동상 앞에서는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졌고,

이순신동상 앞에는 사물놀이 패가 흥겨운 풍악을 울려댔다.

 

블렉리스트 예술가 캠핑촌 옆에는 술자리도 만들어졌다.

류연복, 류충렬, 장경호, 박세라씨 등 10여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는데신학철, 김준권, 정재안

이태호, 이강군, 김명지, 강고운, 서정춘, 장순향, 하태웅씨 등 많은 분들이 차례대로 모여 들었다. 

군중 속에서 남 준, 김창규씨를 만나기도 했고, 새벽 네시무렵에는 곽대원, 박불똥씨도 만났다.

이산가족 만나듯이 우연히 만난 분들의 기념사진을 찍었으나, 플레쉬에 이상이 생겨 그만 망쳐버렸다.

 

자정이 가까워 오니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가며, 쓰레기들이 말끔히 치워졌고,

남은 사람들은 경찰 방어벽을 친 내자동으로 가세했다.

밤새도록 방어벽을 두드리며 하야를 외쳤으나, 답은 없었다.


새벽 4시가 되니 경찰들이 강제 해산시키기 시작했다. 

그 당시, 경찰을 향한 어린 소년의 외침이 유달리 귀에 박혔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대통령부터 잡아가라"


해산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은 있었으나, 평화로운 집회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평화로운 집회가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박근혜를 더 오만불손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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