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10시 무렵, ‘서울역쪽방촌상담소‘에서 동자동 빈민들에게 김치를 나누어 주었다.

이 “사랑의 김장 나눔”은 ‘어린이재단’이 주관하고, 산업은행 계열인 ‘KDB생명’에서 후원하는 행사로,

평소 밑반찬 지원을 받는 주민을 제외한, 모든 가구에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김치를 나누어 주는 “새꿈 나눔터”에는 일찍부터 주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웃 사람 몫까지 손수레에 끌고 가는 분도 계셨고, 힘들어 낑낑거리며 들고 가는 노인도 있었다.

옆방에 사는 정선덕씨가 김치를 받아가며 한마디 던졌다. “빨리 가져가 김치 익기 전에 양념을 다시 해야지!”

해마다 나누어주는 김장김치지만, 늘 양념이 부족해 다시 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그 많은 김치를 제대로 양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빈민들을 위해 김장김치를 나누어 주는 것만도 고맙기 그지없다. 그러나 김치 량이 너무 많았다.

식구가 많으면 모르겠지만, 대개 한 평 남짓의 좁은 방에서 혼자 사는 분들이다.

김치보관 할 장소도 마땅치 않지만, 많은 량의 김치는 필요 없는 듯 했다. 

혼자 사는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 ‘양을 반으로 줄이는 대신 양념을 제대로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얻어먹는 주제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고 나무랄지 모르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듯 주민들의 바램도

고려했으면 좋겠다. 이젠 량의 시대가 아니라 질의 시대니까...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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