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제8차 정기총회가 지난 3월24일 성민교회에서 열렸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조합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총회도 조합원 384명 중 128명이 참석하여, 간신히 1/3의 정족수 채웠다.





조합원의 신규가입보다 탈퇴가 늘어나고, 외부 후원이 감소하는 등, 재정 운영에서 11,309,088원의 손실이 생겼다. 
지난 해 행방불명된 조합장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 같다.
운영하는 리드의 능력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 그 중심축이 무너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합에 대한 악성루머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임 이사장 해임과 함께 유영기씨를 이사장으로 추대하고,
조직연대이사에 양정애씨와 교육이사에 김정호씨를 선임하는 등 일부 임원개편을 했다.
새 집행부가 전임 이사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선동수간사장이 있는 한, 배가 산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여긴다.






2018년도 예산안 승인에서 다소 불협화음도 따랐다.
2017년 운영이 적자인데도, 예산안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도 화를 내며 퇴장하거나 회의장을 소란스럽게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문제점을 지적하며 답변을 들어야 한다.
집행부도 소란을 무마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했어야 했다.






오늘의 위기도 그동안 조합원들에게 운영의 전모를 상세하게 알리지 못한 것이 불신을 키운 요인이다.
앞으로는 임원선출에 대한 진행과정은 물론, 조합운영에 대한 사소한 것 까지 알려 좀 더 투명한 조합이 되어야 한다.



 


이제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동자동 사랑방을 다시 일으키는  일만 남았다.
 
지금은 동자동 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갈 데 없는 우리가 쫓겨나지 않으려면 똘똘 뭉쳐 협력하는 일 뿐이다.

어쩌면 동자동사랑방을 음해하는 불순한 소문도 그들이 퍼트린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주민단체란 재개발 장애물에 불과하니, 없어지는 것이 유리할테니까...






그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등 개인적인 일로 바빠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지 못했지만.
SNS에 올려 온 동자동이야기에 “왜 우리가 동자동 일을 알아야 하냐?”는 말도 들었다.
관심 없으면 보지 않으면 된다고 답했으나, 다소 의기소침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다시 열심히 일하겠으니,

동자동 사랑방을 중심으로 다 같이 뭉치길 간절히 바란다.
힘내자! “동자동 사랑방, 화이팅”



시진, 글 / 조문호
























2017년 12월 26일 (화) 17:19:06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누가 패자인 홈리스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지난 22일의 동지 날은 해마다 서울역에서 홈리스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날이다. ‘홈리스 행동’을 비롯하여 ‘동자동 사랑방’등 40개 반빈곤인권사회단체가 연대한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에서 추진한 행사로, 무연고 홈리스 사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문화제다.

▲무연고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어 서울역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이 헌화하기도 했다. 인간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죽음에 이른 무연고 사망자들의 죽음을 알려 추모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하는 홈리스의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거리나 쪽방에서 죽은 무 연고자를 추모하는 자리지만, 무관심한 사람이 더 많았다. 국민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고는 하나, 말뿐이다.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얼마 전 친구에게 지하도에서 연명하는 홈리스 이야기를 꺼냈더니, 핀잔을 주었다. 게으르고 술만 마시는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다. 너무 열 받아 한 마디 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마라. 네가 그 사람들 사정이나 한 번 들어 봤나? 돈이 사람을 망치는 세상의, 한 희생자일 뿐이다. 어쩌면 돈에 길이든 네가 더 잘 못 산 것인지 모른다.“

▲사망한 홈리스의 이름 위에 국화가 놓여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논리에 순응하지 못해 비참하게 죽었는데, 누가 그들의 죽음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추모제가 열린 날은 다른 날에 비해 덜 추웠지만, 홈리스의 삶은 일 년 내내 혹한의 겨울이다.

매년, 거리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나 쪽방 촌 빈민들이 300여명이나 된다, 그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절실하지만, 편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장례라도 제대로 치루어 주어야 한다.

▲홈리스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역 야경

그 날 서울역광장에서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빈민들을 추모하며, 살아남은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했다. 그들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죽어서나마 영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추모제에 참여할 기력도 없는 홈리스가 주변에 웅크려 있다

그 많은 무연고 사망자 중에 영정사진이라고는 세 사람 밖에 없었고, 다들 이름만 적혀 있었다. 무슨 놈의 팔자가 그토록 기구하여, 죽어가면서도 자기 얼굴 한 장 남기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홈리스 서정철씨가 촛불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추모제에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법률상담, 홈리스 사진관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소리 없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 ‘홈리스 생애기록’이란 책도 출판하여 나누어 주었다. 홈리스들은 책 자체도 짐일 뿐인지라, 책보다는 ‘동자동 사랑방’에서 끓여 준 동지팥죽을 더 찾았다.

▲홈리스 김지은씨가 '동자동사랑방'에서 준비한 동지팥죽을 받고 있다

오후7시부터 시작된 추모제 본 행사에는 다들 촛불을 들고 무연고 사망자들을 넋을 기렸는데, '동자동 사랑방' 차재설씨가 나와 안타까운 추모사를 낭독했다. 노동가수 박준씨와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씨의 노래도 있었지만, 마음에 불을 지핀 건 김가영씨의 추모노래였다. ‘새로운 선택’이란 노래도 마음 아팠지만,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라고 열창한 노래에 피가 끓었다.

▲가수 김가영씨가 '새로운 선택'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추모공연이 끝난 후 죽은 홈리스의 은신처이기도 했던 서울역 구내를 비롯한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추모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쳤다. “홈리스 차별을 철폐하라”, “홈리스 인권을 보장하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세라지만, 홈리스의 평균수명은 48세라는 걸 잊지 말자.

▲'홈리스 차별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빈민들

홈리스의 죽음은 스스로 택한 죽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방치한 죽음이다. 그들도 인간답게 죽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빈소도 빌리지 못한 채, 냉동 보관되다 화장터로 직행한다. 더 이상 홈리스의 죽음을 방치하지마라.









지난 22일 동지 날은 해마다 서울역에서 홈리스 추모제가 열리는 날이다.

‘홈리스 행동’을 비롯하여 ‘동자동 사랑방’등 40개 반빈곤인권사회단체가 연대한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에서 추진한 행사로,

무연고 홈리스 사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문화제다.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어 서울역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이 헌화하기도 했다.

인간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죽음에 이른 무연고 사망자들의 죽음을 사회에 알려 추모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하는 홈리스의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거리나 쪽방에서 외롭게 죽은자를 추모하는 자리지만, 무관심한 사람이 더 많았다.

국민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는 말들은 하나, 말 뿐이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지하도에서 연명하는 홈리스 이야기를 꺼냈더니, 한 친구가 핀잔을 주었다.

게으르고 술만 마시는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다. 너무 열 받아 한 마디했다.

“눈에 비는 거로 판단하지마라. 니가 그 사람들 사정이나 한 번 들어 봤나?

돈이 사람을 망치는 세상의, 한 희생자일 뿐이다. 어쩌면 돈에 길던 니가 더 잘 못 산긴지 모른다.“






세상이 정해놓은 논리에 순응하지 못해 비참하게 죽었는데, 누가 그들의 죽음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추모제가 열린 날은 다른 날에 비해 덜 추웠지만, 홈리스의 삶은 일 년 내내 혹한의 겨울이다.






매년, 거리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나 쪽방 촌 빈민들이 300여명이나 된다,

그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절실하지만,

편안히 눈감을 수 있는 장례라도 제대로 치루어 주어야 한다.






그 날 서울역광장에서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빈민들을 추모하며, 살아남은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했다.

그들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죽어서나마 영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 많은 무연고 사망자 중에 영정사진이라고는 세 사람 밖에 없었고, 다들 이름만 적혀 있었다.

무슨 놈의 팔자가 그토록 기구하여, 죽어가면서도 자기 얼굴 한 장 남기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추모제에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법률상담, 홈리스 사진관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소리 없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 ‘홈리스 생애기록’이란 책도 출판해 나누어 주었다.

홈리스들은 책 자체도 짐일 뿐인지라, 책보다는 ‘동자동 사랑방’에서 끓여 준 동지팥죽을 더 찾았다.






오후7시부터 시작된 추모제 본 행사에는 다들 촛불을 들고 무연고 사망자들을 넋을 기렸는데,

'동자동 사랑방' 차재설씨가 나와 안타까운 추모사를 낭독했다.

쟁가수 박준씨와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씨의 노래도 있었지만, 마음에 불을 지핀 건 김가영씨의 추모노래였다.

‘새로운 선택’이란 노래도 마음 아팠지만,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라고 열창한 노래에 피가 끓었다.






추모공연이 끝난 후 죽은 홈리스의 은신처이기도 했던 서울역 구내를 비롯한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추모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쳤다.

홈리스 차별을 철폐하라”, “홈리스 인권을 보장하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세라지만, 홈리스의 평균수명은 48세라는 걸 잊지 말자.

홈리스의 죽음은 스스로 택한 죽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방치한 죽음이다.

그들도 인간답게 죽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빈소도 빌리지 못한 채 냉동 보관되다 화장터로 직행한다. 

더 이상 홈리스의 죽음을 방치하면 천벌 받는다.






이 날 추모제에는 '동자동사랑방'의 선동수간사를 비롯하여  김장수, 조두선, 김정호, 차재설, 김호태, 이난순, 유한수,

윤용주,, 박희봉, 홍홍임, 조인형, 유영기씨 등 많은 동자동주민들이 나와 팥죽을 나누어 주는 등 일 손을 도왔다.


우연히 행사장에서 옛 사우 박옥수씨를 만났는데, 요즘은 충무로에서 철수하고 집에서 지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글 / 조문호





















































2017년 12월 04일 (월) 19:34:54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두 발 없는 지체 장애인 윤용주(54세)씨의 한국화전이 지난 3일 후암동 천주교회에서 개최되었다.

이 전시는 절망의 늪에서 다시 일어 선 흔치 않은 전시라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 윤용주, '산하' 73x 53cm (국제장애인미술대전 특선작)



동자동 쪽방촌에 들어 온지가 13년 된 한국화가 윤용주씨의 인생은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진 세월이었다.

전시장마다 좋은 전시가 한 둘이 아니지만,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결실이라 더 아름다웠다.



    

▲ '포도' 45x53cm



아름다운 진경산수를 먹물로 풀었는데, 대부분 화려한 꽃이 어우러진 채색화가 주를 이루었다.

그가 그려낸 붉은 꽃이 핏빛인양 처연하게 보이는 것은 그림 한 점 한 점에 다시 일어서려는 결기가 서렸기 때문일 것이다.



    

▲ '만추' 59x56cm



그는 IMF가 만들어 낸 희생양이다. 전주에서 건설회사 하청업체를 운영하다 부도가 나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술로 한탄의 세월을 보내다 가족에게 버림당했고, 서울의 고시촌과 쪽방 촌을 전전하며 죽지 못해 연명해 온 것이다.



    

▲ '단풍' 45X35cm



기나 긴 체념의 세월은 건강을 돌 볼 여유조차 없었다.

천식과 고혈압, 신장질환, 뇌전증, 폐기종, 당뇨 등 그의 종합병원 수준인데,

몇 년 전 합병증에 의해 혈관이 막혀 다리가 썩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해 볼 때만 해도 오른쪽 다리만 절단하였으나, 이젠 두 다리를 모두 잃은 1급 지체장애인이 되어 있었다.



    
▲ 전시작품 앞의 작가 윤용주씨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그에게도 한 가닥 희망이 생겨났다.

30대에 화가로 활동한 이력을 알게 된 사진가 김원씨가 그림을 그려보라며 사준 화구가 용기를 내게 했다.

20여년 중단되었던 한국화였지만, 그의 집념은 단숨에 세월을 되돌렸다.

한 사람 눕기도 불편한 그 비좁은 쪽방에서 틈만 있으면 붓을 잡았으니,

옛 솜씨가 다시 살아나며 한의 무게까지 실려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들



지난 8월, 제2회 국제장애인미술대전에 출품한 작품이 당당하게 특선으로 뽑히므로 자신감을 얻게 되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전시를 이틀 남긴 지난 1일 동자동 ‘새꿈공원’앞을 지나다 작가 윤용주씨를 만났다.

전시가 눈앞에 닥쳐 할 일도 많을 텐데, 자신의 발 역할을 해주는 전동휠체어가 고장 났다고 했다.

마침 봉사단체에 연락이 닿아 휠체어를 실어 보내고 있었는데,

표정도 밝지만 뚜벅 뚜벅 무릎으로 걷는 걸음에 힘이 실려 있었다.



    

▲ 전시를 앞 둔 윤용주씨가 바삐 걸어가고 있다



절망과 희망의 엄청난 차이를 실감하는 자리였다. 인간의 강한 의지 앞에는 몹쓸 병마도 무릎 꿇게 한 것이다.


지난 3일 후암동 천주교회에 마련된 전시에는 많은 쪽방 촌 이웃들이 찾아와 축하해 주고 있었는데,

작가 윤용주씨는 작품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고 필요한 이웃과 나누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삶을 사는 동자동 사람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전해주는 따뜻한 손길에는 정이 서려있었다.



▲ 축하하러 온 동자동 주민들과의 기념촬영



예술의 가치란 작품성만 논하며 구중궁궐에 갇히는 것 보다, 대중들이 같이 좋아하며 함께 나누는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

윤용주씨의 재기전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은, 그의 작품에서 예술의 위대한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2017년 11월 21일 (화) 18:43:13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동자동 쪽방촌 주민 등 300여 명 참가,신명과 봉사 한마당 펼쳐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위안잔치인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 한마당’이 지난 8일 오후1시부터 4시까지 동자동 ‘새꿈공원’에서 열렸다.

남영동과 ‘남영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마련한 이날 축제는 만추의 낙엽이 흩날리는 동자동 ‘새꿈공원’에서 열려 한층 가을의 정취를 더 했다. 주민 300여명이 나와 함께 어울린 흥겨운 잔치였다.




 ▲구인선씨를 비롯한 7인의 난타그룹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



맨 먼저 구인선씨를 비롯한 7인조 난타그룹의 춤추는 난타가 공원을 들썩이며 축제의 포문을 열었다. 사회자 이상훈씨의 내빈소개로 단상에 오른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위로하며, 도덕과 예의가 땅에 떨어진 오늘의 현실을 걱정했다. 한편으론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이들의 망동을 꾸짖기도 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만이 아니라 남영동 주민들도 더러 참석했다. 이 날은 신명나는 공연만이 아니라 다양한 봉사도 이어졌다. ‘용산보건소’에서는 어르신들의 혈압, 당뇨체크 및 건강 상담을 하며 응급체험관을 운영했고, ‘쎄아떼미용전문학원’ 봉사단들은 주민들의 머리손질하기 바빴다.



    

▲씨아떼 미용전문학원 봉사단에서 주민들의 머리 손질을 하고 있다



한쪽에선 스리랑카 음식 체험도 하고, ‘남영동새마을부녀회’에서는 우동과 녹두전의 음식 나눔도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는 인형, 매듭, 향초, 차 등 공예품을, ‘소망을 찾는이 교회’는 한지공예품과 무공해농작물을 판매하는 등 프리마켓을 열어 온 공원이 시끌벅적했다.


    

▲동자동 정용성씨의 행복한 표정



무대에서는 은지노래와 백댄서 춤이 어우러지는 색스폰 연주로 어르신들을 흥겹게 만들었고, 김기환씨는 최백호의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를 트럼펫으로 구성지게 불어 쓸쓸한 가을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가수 한경아씨가 주민들에게 농담을 건낸다



최현선씨를 비롯한 4인조의 오카리나연주에 이어 가수 한경아, 김영남, 김시연씨가 나와 다들 좋아하는 트로트 곡으로 분위기를 잔뜩 띄웠는데, 언제나 빠지지 않는 인기곡이 ‘내 나이가 어때서’였다. 포크가수 주석렬씨의 정겨운 노래에 이어 마지막으로 등장한 노숙인밴드 ‘민들레’는 최헌의 ‘오동잎’으로 쓸쓸함을 달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노숙인밴드 '민들레'가 '오동잎'을 연주하고 있다



이 날 주민들에게 신바람을 일으켜 어께를 들썩이게 한 것은 단연 음악이지만, 한데 어우러지며 즐겁게 한 것은 가위바위보 등 다양한 게임을 벌여 주민들을 무대로 끌어들인 레크레이션이었다. 많은 경품을 준비한 효과도 있었지만, ‘신바람 나는 복지 공동체 만들기 사업’이라는 취지와 같이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정 나누고 협동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신발 차 넣는 레크레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기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정해진 공연 중간 중간에 주민들의 장기자랑을 넣어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잘 모르는 가수들의 틀에 박힌 노래를 들으며 구경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다 다소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친근한 주민들의 노래와 장기자랑도 함께 어우러진다면 금상첨화겠다.



▲주민들이 '가위 바위 보'레크레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모처럼 ‘서울역쪽방상담소’와 ‘동자동사랑방’ 등 민관이 협력하여 만든 멋진 동네잔치였다. 쪽방에 갇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겠는가?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는 동네 분들의 모습에서 진득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하루였다.








‘동자동 사랑방’에서는 한 달에 두 번씩 마을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 무렵의 ‘동자동 사랑방’사무실 앞에는
김정길, 김정심, 김정호, 김호태, 선동수, 유영기, 조인형씨 등 12명의 이웃들이 나와 있었다.
이번이 69회째인 마을 대청소는 강요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나서는 일이라 그런지,
매번 20여명의 적극적인 주민들만 활동하고 있다.

나 역시 늦잠 자는 게으른 탓으로 14개월 만에 두 번째 참여한 것이다.
이 날은 서둘러 나갔으나, 다들 빗자루로 완전무장 한 채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기념사진부터 찍고,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물론 구석에 감추어진 쓰레기들을 쓸어 담았는데,
문제는 맨홀 밑으로 밀어 넣은 담배 꽁초였다.
차라리 그냥 버리지, 왜 맨홀 틈으로 집어넣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지저분한 것을 감추고 싶은 본능인지 모르지만, 흡연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기어히 맨홀에 버릴려면, 차라리 자기 코 구멍에나 쑤셔 넣어라.


사진,글 / 조문호


































 

지난 18일 오후 무렵 동자동 새꿈 공원 주변을 한 바퀴 돌았는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만남의 집에서는 독감예방접종을 하고 있었고, 한 쪽에는 술자리가 벌어졌더라.

한 아주머니는 예방접종에 선물 준다는데, 이미 맞았다며 아쉬워했다.


 

공원에서 술 담배를 못하게 되어있지만, 그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름만 새꿈 어린이공원이지 사실상 노인들 공원이다.

그 날도 공원 술자리에 경찰이 슬며시 다가가 술병을 옮겨 주겠다고 하니,

다들 공원 밖으로 옮겨갔다.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긴다.


 

길바닥에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합리적인 방법도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이재화씨는 어디에 다녀 올 때가 있는지 구두를 반질반질하게 닦아 오고,

김정호씨는 골목을 걸어 나오며, 소보로빵 한 개를 전해준다.

어디서 생겼는지 모르지만, 빵 좋아하는 나에게 자기 몫을 내놓은 것이다.

어떤 이는 술 좋아하는 용성이 더러 술 값하라며 돈을 준다.


 

다들 돈은 없지만, 사람 냄새나는 곳이 동자동이다.

때로는 세상 풍파에 달라붙은 욕설이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소통 없는 요즘 세상에, 시시콜콜 속내 털어 놓으며, 서로 사는 것을 확인한다,

술이나 담배, 심지어 돈까지도 나눈다.

어쩔 수 없어 돈을 체념했는지 모르지만, 욕심을 버렸으니 사람다워지는 것이다.


 

살 부대끼며, 이렇게 정 나누는 달동네가 요즘 어디 있나?

, 그래서 동자동이 좋다.

 

 

사진, / 조문호
















 






가난한 이들의 춥고 힘들어 하는 목소리가 서울 장안에 울려 퍼졌다.


‘빈곤과 불평등의 도시를 고발한다! 빈곤을 철폐하자!’는 빈곤철폐 퍼레이드가

지난14일 오후1시부터 4시까지 동대문에서 출발하여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건강세상 네트워크’를 포함여여 50여개 민간단체들이 참여한

‘2017 빈곤 철페의 날 조직위원회’에서 빈민들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DDP에서 종로와 광화문사거리를 지나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행진하며 장애등급제 폐지,

노점상 강제철거 중단, 공공주택 확충과 전·월세 상한선 도입 등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시종일관 빈곤을 철폐하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쿨레칸의 신나는 춤판도 벌어졌.






목적지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쿨레칸의 춤 외에도 민중가수 안상호씨의 ‘청계천8가’도 들었다.
발언자로 나선 이는 ‘노점상연합’ 중부지역장 우종숙씨, 용산지역장 백화영씨, 권익옹호활동가 권영은씨, ‘홈리스야학’ 림보,

‘성소수자인권연대’ 김수환씨, ‘민노총’ 위원장직무대행 최종진씨,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의장, ‘전국빈민연합’ 심호섭 의장,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씨 등 많은 분들이 나와 부당한 사례를 고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날 홈리스야학 학생회장 김종언씨 발언문 일부를 한 번 들어보라.


“2011년부터 서울역은 홈리스들을 내 쫓고 있다. 보증금 없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쪽방은 계속 철거되거나,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로 바뀌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마저 서울역 고가를 서울로라는 공원을 만들면서, 홈리스들이 공원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노숙행위’를 제한하도록 조례를 내놓기도 했다. 반발에 부딪혀 삭제하였지만, 여전히 그 조례는 ‘악취’, ‘혐오감’ 등을 제한하기로 한 조항이 남아있어 언제든 홈리스는 서울로에서 퇴거될 수 있다. 서울시의 조례는 홈리스를 마치 범죄자나 문제아로 취급해 사회에서 따돌려 버리기에 심각한 문제라는 거다. 홈리스 문제는 이렇게 분리시킨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억누른다고 해결될 가난이었으면, 가난 때문에 목숨 끊고, 가난 때문에 고독사하는 일은 애초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홈리스를 분리하는 정책을 당장 중단하고, 홈리스 복지를 강화하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서민들의 삶부터 챙길 것으로 여겼으나, 아직 감감소식이다.
적폐청산도 중요하지만, 사람부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빨리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챙겨주길 바란다.


복지제도 자체를 바꿀 일이 한 둘은 아니지만, 최소한 집에서, 거리에서,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는 세상부터 만들어 다오.
그리고 더 시급한 문제는 거리에 내 몰린 홈리스 문제다. 당장 날씨가 추워졌지만, 그들은 대처할 능력조차 없다.






파지 박스 한두 장에 몸을 맡기고, 거리에서 벌벌 떨며 잠 못 드는 노숙인부터 먼저 생각하라.
물론 ‘노숙인 쉼터’란 걸 만들어 놓았으나, 통제나 내부규칙 때문에 외면하는 이들이 더 많다.
수용이란 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자유롭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냥 일인용 침낭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그 걸 맡길 수 있는 보관함부터 만들어 다오.
이 일은 어렵지 않은 문제로 생각하니, 빨리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이 날은 ‘동자동 사랑방’에서도 많은 분들이 나왔더라.
김호태씨를 비롯하여 김원호, 선동수, 김정호, 강병국, 조인형씨와 사진하는 후배 최인기씨도 만났다. 


최인기씨는 노동과 세계사진기자로 일하는 변백선씨를 소개해 주며, 광화문 고깃 집으로 안내했다.

덕분에 소주 한 잔 나누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좋은 자리가 되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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