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문진우, 정남준의 다른 시선, 28일까지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려  


2018년 07월 25일 (수) 17:32:16 조문호 사진가 press@sctoday.co.kr



이 무슨 날벼락인가? 전시리뷰를 작성하려 컴퓨터를 열어보니, 노희찬 의원 자살 소식이 떴다. 눈을 의심했으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현실이었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있더냐?

지난 일요일은 여야 원내대표 다섯 명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다.

미국을 방문한 원내대표들이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연예인들처럼 뜀박질하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연출시킨 사진기자 탓으로, 여기며 잘 다녀오기만 바랬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겼더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온 종일 밖에 나가 공원을 싸돌아다녔으나, 도저히 슬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어찌 좋은 사람은 먼저 데려가고, 나쁜 놈들이 잘살게 할 수 있는가? 세상을 원망하며 분노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난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노회찬씨를 정치인으로 보지 않고 지도자로 본다.

정치하는 장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기에, 인간적으로 가슴이 따뜻한 그들은 그러질 못한다.

이제 그 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이 기회에 정치자금법의 대수술과 함께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야 한다.

슬픔은 뒤로하고 우리 모두 냉정을 찾자.


당신이 추구해온 가치가 꼭 실현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 <부산사견록> 전시장에서 왼쪽부터 정남준, 문진우, 김동준 (사진=조문호)



‘부산 사(思)견록’전이 지난 20일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개막되었다.

부산의 중견 사진가 김동준, 문진우, 정남준씨 등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의 시선으로 바라 본 부산이다.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범5동 매축지의 골목풍경을 찍은 문진우의 ‘매축지’는 마치 죽음의 그림자처럼 짙은 어둠이 깔려 있다.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노동의 의미을 일깨운다.

삶의 본질을 비틀지 않고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김동진의 ‘해운대’는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자기만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각기 다른 삼색의 ‘부산사견록“은‘갤러리 브레송’ 3-3시리즈 두 번째 기획전이다.



    


▲ 사진-정남준



‘부산사견록’이란 제목 차체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추진한 '부산참견錄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참견錄'은 매년 중견사진가 한 명을 선정해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작가선정으로 결과가 들죽 날 죽 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의 사진가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은 지역작가들의 소외감을 살 수도 있지만,

자칫 뿌리 없는 사진이 될 수도 있다.



    

▲ 사진-김동진



때로는 외지인의 낯선 시선이 필요할지 모르나 바닥에 뿌리내린 자의 익숙한 눈빛에 따르지 못한다.

문진우의 ,매축지의 소시민들과 해변에서 잡아 낸 김동진의 부조리한 장면,

정남준이 찍은 조선소 노동자의 정면 사진은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이다.

각기 사진들이 갖는 의미나 우열은 풀이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일단은 ‘부산참견록’을 의식한 전시라는 느낌도 든다.

전시 기획자는 사견록의 ‘사’자가 생각 사(思)자라 했다.

생각하고 보고 기록한다는 의미로 세 사람의 작품 성격을 한 마디로 나타내고 있다.



    

▲ 사진-문진우



“문진우의 사진은 부산의 아주 오래된 마을, 아직도 그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매축지라는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문진우가 기록한 그 장소성은 사람이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하는 슬픔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그림자 안에 있거나 온전치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사진가의 슬픔이 배어 있으니 슬픔으로 읽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그 읽기는 과학적 읽기가 아닌 문학적 읽기다. 정남준은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 인간은 일 하는 기계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하는 전형적인 사회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되지 않은 이 세상에서 사는 노동자의 모습을 어둡게 그리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거나 그들이 세계의 주체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김동진의 사진은 역사 인식이 강한 사진이다. 세상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니고 개별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보편이란 과학성을 숭모하다 보니 사람이 소외되고 세계가 비정상이 되어 감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세계를 그렇게 보지만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의 사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진의 문법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은 바로 그런 그의 역사 인식 때문이다.”고 사진비평가 아광수교수가 서문에 적고 있다.

이 전시는 28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02-2269-2613)에서 열린다.
 
  

28일까지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려...    




['오마이뉴스'에서 스크랩]

노회찬의원 장례식장에서 침통한 표정의 심상정의원 옆에 유시민씨가 오열하고 있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전시리뷰를 작성하려 컴퓨터를 열어보니, 노회찬의원 자살 소식이 떴다.

눈을 의심했으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사실이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과연 있었더냐?

 

지난 일요일엔 여야 원내대표 다섯 명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다.

미국을 방문한 원내대표들이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연예인들처럼 뜀박질하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연출시킨 사진기자 탓으로 여기며, 잘 다녀오기를 바랬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겼더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온 종일 밖에 나가 공원을 싸돌아다녔으나

도저히 슬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어찌 좋은 사람은 먼저 데려가고, 나쁜 놈들이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세상을 원망하며 분노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난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노회찬씨를 정치인으로 보지 않고 지도자로 본다.

정치를하는 장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기에,

인간적으로 가슴이 따뜻한 분들은 그러질 못한다.

 

이제 그 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

이 기회에 정치자금법의 대수술과 함께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야 한.

슬픔은 뒤로하고, 우리모두 냉정을 되찾자.




당신이 추구해온 가치가 꼭 실현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산사견록'에 참여한 사진가 / 좌로부터 정남준, 문진우, 김동진씨



부산 사()견록전이 지난 20일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개막되었다.

부산의 중견 사진가 김동준, 문진우, 정남준씨 등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의 시선으로 바라 본 부산이다.

 



김동진의 '해운대'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범5동 매축지의 골목풍경을 찍은 문진우의 매축지

마치 죽음의 그림자처럼 짙은 어둠이 깔려 있다.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노동의 의미을 일깨운다.

삶의 본질을 비틀지 않고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김동진의 해운대는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자기만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각기 다른 삼색의 부산사견록갤러리 브레송’ 3-3시리즈 두 번째 기획전이다.



문진우의 매축지



부산사견록이란 제목 차체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추진한 '부산참견록'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참견록'은 매년 중견사진가 한 명을 선정해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작가선정으로 결과가 들죽 날 죽 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의 사진가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은 지역작가들의 소외감을 살 수도 있지만,

자칫 뿌리 없는 사진일 수도 있다.



정남준의 노동자



때로는 외지인의 낯선 시선이 필요할지 모르나, 바닥에 뿌리내린 자의 익숙한 눈빛에 따르지 못한다.

문진우의 매축지의 소시민들과 해변에서 잡아 낸 김동진의 부조리한 장면,

정남준이 찍은 조선소 노동자 정면사진은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이다.

각기 사진들이 갖는 의미나 우열은 풀이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일단은 부산참견록을 의식한 전시라는 느낌도 든다.

전시 기획자는 사견록의 자가 생각 사()자라 했다.

생각하고 보고 기록한다는 의미로 세 사람의 작품 성격을 한 마디로 나타내고 있다.

    


김동진의 '해운대'



문진우의 사진은 부산의 아주 오래된 마을, 아직도 그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매축지라는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문진우가 기록한 그 장소성은 사람이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하는 슬픔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그림자 안에 있거나 온전치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사진가의 슬픔이 배어 있으니 슬픔으로 읽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그 읽기는 과학적 읽기가 아닌 문학적 읽기다.


정남준은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 인간은 일 하는 기계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하는 전형적인 사회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되지 않은 이 세상에서 사는 노동자의 모습을 어둡게 그리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거나 그들이 세계의 주체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김동진의 사진은 역사 인식이 강한 사진이다. 세상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니고 개별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보편이란 과학성을 숭모하다 보니 사람이 소외되고 세계가 비정상이 되어 감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세계를 그렇게 보지만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의 사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진의 문법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은 바로 그런 그의 역사 인식 때문이다.”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가 서문에 적고 있다.




문진우의 매축지



지난 20일 오후630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동진, 문진우, 정남준씨 등

부산에서 상경한 사진가들을 비롯하여 많은 서울 사진가들이 함께 어울린 사진축제의 자리였다.

김남진 관장을 비롯하여 사진가 김문호, 안해룡, Area Park, 강제욱, 고정남, 권 홍, 임종선, 노은향, 오현경

이동준, 권병준, 신락선, 이수철, 박춘화, 김 헌, 남 준, 최인기, 곽명우, 곽윤섭, 이규철, 석재현씨 등이

충무로 조방낙지로 알려진 해물탕집에서 마셨고, 이차는 해나루’에서 보냈.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



이 전시는 28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02-2269-2613)에서 열린다.

 

 

사진, / 조문호

 






















































































오는 14일까지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려 
2018년 04월 09일 (월) 18:24:41 조문호 기자/사진가 sctoday@hanmail.net  
 

김동진의 ‘또 다른 도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김동진의 사진은 현대인들의 편견을 말하고 있다.

다소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면면을 찾아 기록한 사진 자체도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험상 굳게 생긴 사람이나 삐뚤어진 화면, 목이 잘린 여인 등 하나같이 낮 선 풍경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으로 규정된 고정관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김동진 作, 2016 부산, 구포동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갑자기 보호자에게 떠밀려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치자.

보호자는 그의 정신상태가 ‘비정상’이기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끌려 온 환자는 스스로가 정상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의사라도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다를 때 ‘비정상’과 ‘정상’을 명확하게 구분 짖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동진 作, 2017 서울, 금곡동


규정해놓은 정치나 법이나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도 마찬가지다.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위를 벌이는 극렬 보수단체를 대개가 비정상으로 보지만,

그들은 지극히 정상으로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자체가 다수의 판단으로 규정지어놓은 것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구속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김동진 作, 2016 서울, 광화문 광장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 모든 가치기준을 뛰어넘는 가장 중요하고도 추상적인 개념은 '유토피아'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신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통합되어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는 상태가 정상이라는 것이다.

즉 '나 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정상적인 인간일 것이다.



▲김동진 作, 2016 서울, 영등포동


정상이 비정상을 지배하는 구조로 인한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비추려 한

김동진의 사진들은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현대인의 불안과 광기와 욕망을 그만의 어법으로 담아내고 있다.

급박한 현대화로 인간성이 상실되고 급기야는 개인주의로 치닫는 오늘의 슬픈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이 다큐멘터리사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김동진 作, 2016 부산, 남포동


부산 경성대에서 사진학 석사학위를 받아 ‘버스 희망공간’ 등 몇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바 있는 사진가 김동진씨의 전시 변을 들어보자.

“나는 버스와 지하철, 열차 등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며, 도시와 시장, 해변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앞모습에 가려진 피에로처럼 포장되어 살아가는 사회의 감추어진 얼굴을 드러내고 싶었다.

가려지고 소외되고 상처 입은 세상을 비추는 작업으로 사회에 전염병처럼 만연해 있는

비정상의 모습에 관심을 두면서 정상이라고 말하는 세상의 이면을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전시작 앞에 선 사진가 김동진 ⓒ조문호


전시는 14일까지 ‘갤러리 브레송’(02-2269-2613)에서 열린다.

  





지난 23일 정오 무렵, 사진가 이정환씨의 ‘우연한 의도’가 열리는 '갤러리 브레송‘을 찾았다.
이정환씨의 사진은 처음이라 궁금하기도 했지만,

‘우연한 의도’라는 상반된 제목과 함께 페북에 올린 사진 한 장에 끌렸던 전시였다.

일이 있어 개막식엔 못 들리고, 그 이튿날 이른 시간에 찾았는데, 마침 이정환씨도 있었다.






먼저 작가노트부터 읽어 보았는데, 첫 문구에 ‘삐딱이 기질이 다분하다’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문제의식은 당연한 것이지만, 사진을 둘러보니 공감되었다.

무차별적인 도시개발에 대한 분노가 곳곳에 도사렸다.





그의 지난 사진들은 보지 못했지만, ‘미아리 이야기’, ‘골목은 살아있다’, ‘북촌’, ‘사라지는 교남동’

등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도시재생 문제에 따른 장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진듯했다.

사진에 나타난 공간들은 대부분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지만, 늘 찾아왔던 대상이라 의도된 사진이나 마찬가지다.






추억의 공간이기도 했던 ‘동대문 운동장’ 자리에 마치 우주선같이 버틴 DDP건물 찍은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말해주었다.

이질적으로 보이는 서울시청사 역시 유령도시처럼 보였다.





어릴 때부터 살아왔다는 미아리 전경의 사진에서는 그나마 아련한 향수가 밀려났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긴 하지만, 아직은 골목골목의 정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멀리 버티고 있는 아파트 무리가 점령해 오면 그마저 끝이라는 듯 코딱지 같은 건물들이 겁먹은 듯 웅크리고 있었다.






그의 전시는 망가진 서울만 찍은 것이 아니라, ‘표석을 찾아서’, ‘기억’, 아일랜드‘ 등 네 가지로 분류되고 있었다.

그 중 제주도에서 찍은 ’아일랜드‘는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4,3의 원혼이 떠도는 듯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카메라를 잡은 사진가의 마음에서 일었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는 풍경조차 삐딱하게 보고 있으니, 타고 난 삐딱인 것 같았다.

모든 사진에서 사라짐에 따른 회한이 서려있었다.







그런데, 이정환씨의 이력을 살펴보니 유별났다.

영화제작자에서 칼럼리스트 등 다방면에 재능을 갖고 있었다.

더구나 영화에서는 컴퓨터 그래픽 1세대라고 했다. 그러니 사진적 대상을 보는 카메라아이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망가짐에 대한 아쉬움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 같다.





전시장에서 김남진관장을 비롯하여 오윤석, 강레아씨를 만나기도 했는데,

밥 먹으러 가자는 이정환씨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따라갔다.

전시장에서 와인도 몇 잔 얻어 마셨는데, 소주를 두병이나 깠으니 낮술로 좀 과하지 않나 싶었다.





밖으로 나오니, 아직 살아남은 박근혜잔당의 발악하는 스피커 소리에 귀 고막이 터질것 같았다.

너무 시끄러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를 지경이었는데, 이런 소음은 법에 걸리지 않나?

미제를 너무 좋아해, 차에 달고 다니는 성조기도 꼴볼견이었다. 분명 정신병자들 같았다.



 


액자집에서 전시 준비에 바쁜 박종우씨를 만났고,

다시 전시장에 들려 석현혜, 김동진, 이재갑씨를 차례대로 만났는데,

뜻밖에도 정영신씨가 등장했다. 일이 있으면 서로 연락할 때가 많지만,

이처럼 우연히 만날 때도 더러 있는 걸 보니 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반갑기도, 술도 거나해 빌어먹는 너스레를 좀 떨었더니, 그가 대꾸하는 애교가 정겹다.

“제발 아는 체 좀 하지 마세요” 아는데 어찌 모른 척 하리오.





그나저나 작가의 형편이 여의치 않아 팜프렛도 만들지 못했는데, 술까지 얻어먹었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뒤늦게 들은 이야기지만, 몇 점이라도 팔렸다니 다행이다 싶다.





이 전시는 31일까지 열리니, 한 번 들려보면 좋겠다.


사진, 글 / 조문호






























박춘화씨 개인전에서 사진 본지가 한참인데, 이제사 뒷북치는 사진을 올린다.
그동안 지방 다녀오느라 미처 생각 못했는데, 뒤늦게 정리 안 된 사진파일을 본 것이다.

이미 전시가 끝나버렸지만, 어쩌겠는가? 널리 양해하시길...






지난 1일 ‘갤러리브레송’에서 전시를 연 박춘화씨는 나와 연배가 비슷한 분이었다.

오래전 ‘민사협’ 인천전시에서 만난 적 있다고 했는데, 잘 어울리지 않고 혼자 열심히 작업하는 분 같았다.

20년 넘게 카메라를 만졌으나 전시는 처음 열었는데, 사진에는 작가의 고집스러움이 묻어났다.





“닿음 내림”이란 제목의 사진은 말라비틀어진 나목이 음산하게 허공을 메우고 있었다.

더러 뿌리나 조형물이 메우기도 했으나 비슷비슷한 이미지의 반복이었다.

작가의 속내는 잘 읽을 수 없었으나, 사진이 주는 분위기가 좀 그로테스크했다.






그 날 사진전 오프닝에는 작가가 초대한 손님은 없고, ‘브레송’의 김남진관장이 불러 모은 몇몇 뿐이었다.

박춘화씨와 김남진 관장, 사진가 김문호, 성남훈, 정영신, 강레아, 이윤기, 정용도씨가 어울렸다.

뒤풀이로 찾아 간 집은 ‘포토랜드’ 앞의 고기집인데, 옛날 카메라점이 술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덕분에 반가운 분들 만나 즐겁게 술 한 잔 했으나, 그리 많이 마시지 않은 편인데 어질어질했다.

허망하게 느껴지는 사진 때문인가? 아니면 내 몸이 맛이 간 건가?

사진 글 / 조문호


























김준호의 ‘애오개’ 사진전이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다.

전시된 사진들은 마치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잔해더미 같았다.

집들은 폭격 맡은 것처럼 산산히 부서져 버렸고, 유령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틴 것도 있었다.

멀리 버티고 있는 아파트 숲은 마치 점령군 무리처럼 보였다.






이미 전쟁의 판세는 정해졌으며, 앞으로도 백전백패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문명의 속성을 어쩌겠는가마는,

최소한 흔적마저 지워버리는 무차별적이라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옛 것을 허물고 새로 만들기는 쉽지만, 옛 것을 보전하고 그 것을 다시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기억하고 보존할 역사가 없거나 지워버리는 국가는 미래 역시 오래가지 않는 법이라 했다.






김준호가 찍은 ‘애오개’사진은 속삭임이 아니라 아우성에 가까웠다.

대개 사진가들이 즐겨찾는 그리움에 대한 향수보다 사회비판적인 시각이 앞서 있었다.

세월의 변화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분노가 곳곳에 똬리 틀고 있었다.

지금 애오개는 재개발에 의해 모든 것이 사라졌다.

김준호의 사진 속에서만 잔재가 남아 그렇게 사라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애오개’는 아현동과 만리재 사이에 있는 작은 고개로,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 지역이었다.
아기고개에서 유래되었다는 애오개 일대는 마포에서 청량리를 잇던 전철이 지나가던 지역이었다.

자그마한 집들이 모여있는 고개 마루의 달동내로 서민들의 진득한 삶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향상을 내세우는 재개발은 동전의 앞뒤 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사라진 후에는 항상 그리워하기 마련이지만, 돈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몇몇은 철거되기 이전의 모습도 남아 있었다.

빗물이 새지 않도록 천막을 뒤덮어 놓은 지붕, 행여 바람에 날아갈까 돌이나 기왓장을 올려놓은 궁상맞은 풍경들,

가파른 골목 계단과  터져 나온 시멘트벽들이 마치 복잡한 우리네 인생처럼 굽이져 있었다.

그 속에서 일어났던 사연 또한 얼마나 많겠는가?

그 곳에 살았던 사람이면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사연들이 다 있을 것이다.

옆집 순이와 연애 걸며 가슴조린 사연에서 친구와 코가 깨지도록 싸웠던 이야기까지 다들 절절할 것이다.





잘 모르는 재개발지역을 촬영하는 것과 자신이 어릴 적 살아 온 마을의 흔적을 찍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김준호의 비판적 시각 속에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 차곡차곡 녹아 있는 것이다.


“그리움은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고, 서러움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다”는 싯귀가 떠오르는 그런 쓸쓸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사라지는 사물처럼, 사람 또한 차례차례 사라질 것이다.





“이미지는 자신이 의미하고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언어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미지는 또한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에게 낯설게 남아 있어야 한다.

매체로서 비춰지지 말아야하고, 하나의 이미지로 이해되지 말아야 한다.

그 자체가 하나의 허구로, 우화로 남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사건이라는 풀리지 않는 허구에 공명해야 한다,

자기 고유의 덫에 잡히지 말아야 하고, 이미지의 이미지의 이미지로 한 없이 이어지는 이미지재생 속에 갇히지도 말아야 한다.”는

장 보드리야르의 ‘사라짐에 대하여’ 한 단락을 여기 옮겨본다.



전시와 함께 ‘눈밫사진가선’ 38호 ‘애오개’ 김준호사진집(12,000원)도 발간되었다.



전시개막식에서는 주인공 김준호씨를 비롯하여 ‘브레송’ 김남진관장, ‘눈빛출판사’의 이규상대표,

엄상빈, 김문호, 곽윤섭, 정영신, 남 준, 김 원, 제이안, 나떠구씨 등 여러 사진가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 글 / 조문호










































‘브레송갤러리’의 기획전 ‘사진인을 찾아서“ 마지막 전시를 잘 마쳤습니다.
‘사람이다’전은 갑작스레 치루 게 된 전시라, 솔직히 보여드리기 부끄러운 전시였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반성하며 자책한 계기는 된 것 같습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는 동안 사람답게 찍어보고 싶습니다.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사진인을 찾아서’라는 기획전 자체의 의미는 말할 것도 없지만,  많은 사진가들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지역민들이나 친구 위주로 전시회를 열었기에 사진판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페북을 알고부터 달라졌습니다. 몰라도 될 것을 알아 열 받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것도 많았습니다.

 

정치판은 물론 사진판도 예나 지금이나 개판이었습니다.

특히 ‘최민식사진상’ 사건에 뚜껑 열렸습니다. 결국 모든 게 도루묵 되었지만, 그런 상은 없는 것만 못합니다.

저승에 계신 선생님께서는 시원섭섭하게 여길지 모르나 섭섭해 마십시오.

돈보다 선생의 정신이 제대로 이어지는 훌륭한 사진상이 분명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치러 진 ‘사진인을 찾아서’란 기획전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사진으로 갑질하는 시대도 끝내야 합니다.
좋은 사진가들을 만나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려다 삼천포로 빠졌네요.

 

이 전시를 어렵게 추진한 김남진관장은 물론이고, 멀리 부산에서 오르내리며 애쓰신 이광수교주님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과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아, 이 전시를 준비한 정영신씨도 애 썼습니다.

손해 보지 않고, 병원비나마 조금 보탤 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눈빛출판사’에서 책이 출간되는 삼월경에 열 두명의 사진가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가 있다니,

그 때 이 기획전의 의미도 분명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진전을 알리는 엽서는 물론, 개인적 안내가 전혀 없이 폐북에만 알렸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SNS 시대를 실감했습니다.

 

오픈 다음 날부터 들린 분으로는 정복수, 강 민, 김승환, 문성식, 한금선, 이치환, 정중근, 장경호, 장순향, 김진호, 엄상빈, 양시영, 임경일, 노연덕, 정은하, 이지숙, 유용예, 주용성, 장진영, 윤성광, 윤가현, 석현혜, 이민주, 이기명, 이경자. 김주영, 박희철, 이은숙, 이인철, 최 열, 송주원, 권은경, 모종현, 신락선, 손은영, 고경대, 조수빈, 박찬원, 정병수, 조병철, 윤철규, 오세인, 이병진, 구자호, 김문호, 김승현, 방종모, 임종두, 이민, 이명재, 이수철, 김광수, 김주혁, 정길채, 김태형, 박찬호, 신현림, 고은경, 조남수, 이상설, 김상배, 류연복, 임금희, 하재은, 조임환, 안해룡, 한만인, 이승준, 조충식, 오현경, 노은향, 이용철, 강필선, 이규철, 강재준, 조성균, 정동용, 유경희, 박태정, 곽대원, 전활철, 정재안, 박세라, 서정길, 이관우, 홍은경, 조건숙, 김선영, 장재순, 이희인, 유병용, 이주용, 김상현, 김명성, 마동욱, 고 헌, 류상열, 김대현, 박 건, 정정엽, 전상덕, Pere와 Caleigh, 이창수, 윤명희, 최근모씨 등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네요.

 

전시장을 오가며 찍은 사진들을 올리오니, 그 날을 추억하세요.
관람한 모든 분을 찍었어야 하는데, 빠진 분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다들 고마웠습니다. 특히 사진을 구입해 준 여러분들,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글 / 조문호

 

 

 






갑작스런 전시 준비로 보름 가까이 똥 오줌 못 가렸다.

갤러리 앞에 서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담배 한 대 피워 물었다.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가지며, 지난 시간을 돌아 본 것이다.
그동안 동자동에선 두 분이나 돌아가셨다는데,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
어제 밤에는 일주일 만에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꺼내보며,
그걸 정리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이번 전시는 느닷없이 코가 꿰인, 억지춘향격의 전시였다.
오래전 만들어 둔 포토포트폴리오에서 사진은 골라 썼지만,
초창기사진들은 필름 수정하느라 어깨가 빠질 것 같다.

돈도 시간도 없어, 전시를 안내하는 엽서도 만들지 못했다.
별도의 연락과 우편물은 보내지 않고 SNS만 알렸더니, 주위에서 말들이 많다.
왜 연락을 안했냐며, 삐친 친구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젠 그런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처음엔 전시 비용을 걱정했으나, 다들 주변에서 도와주셨다.
고향의 후배사진가 하재은씨가 도와주었고, 이광수교수는 뒤풀이 비용까지 내 주셨다.
사는 것 자체가 빚지고 사는 인생이었으니 어쩌겠는가? 저승에서라도 갚을 날이 있을지...
애써, ‘사진인을 찾아서’ 기획 자체가 갖는 사진적 의미로 위안한다.
남는 장사인지, 손해 보는 장사인지, 그런 걱정마저도 정영신에게 떠 넘겨버렸다.

전시 디피는 일본에 사는 사진가 양승우와 시나리오작가 최근모가 도와주었다.
그들이 일복이 많은지, 내가 인복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오픈 날은 광화문광장으로 가야 하는 토요일이라
가능하면 평일에 오라고 알렸으나, 많은 분들이 찾아 오셨다.

한정식선생을 비롯하여 이광수, 이규상, 김남진, 강제훈, 정진호, 윤철중, 양재문, 김준호,

권 홍, 이경희, 오윤석, 장경호, 김문호, 김 구, 김보섭, 임계재, 조준영, 나떠구, 김주혁,
박병문, 채재웅, 고정남, 고광석, 마기철, 박진호, 김봉규, 이윤기, 이은영, 황일환, 이정환,
이석필, 김 원, 김성규, 최근모, 조햇님, 유진오, 오윤택, 노광래, 정영신, 문진우,
박영환, 강제욱, 윤진원, 양승우씨등 전시를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갑자기 끄집어 낸 사진들을 펼쳐보이니 부끄럽기 짝이없었다.
박근혜 말처럼 ‘이럴라고 사진을 했는지 자괴감마저 든다.’
반 평생 동안 사진 사진 노래를 불렀는데, 겨우 이건가 싶다.
어쩌면 이것조차 아무 쓸모없는 쓰레기일지 모른다.

아무튼, 돈 한 푼 없는 개털 주제에 전시까지 열며 기분 좋게 놀고있다.
모두들, 고맙고 고맙다.

이제 즐겁게 여생을 보낼 동자동으로 돌아갈 때가 닥아오고있다.
전시 오픈에서 찍은 이런 저런 모습을 기념으로 펼쳐 놓는다.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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