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농민들의 삶을 기록해 둔 정영신씨 사진집 출판을 타진하는 자리에 따라 갔는데, 그날따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여지 것 갈 때마다 승용차를 끌고 갔으나 이번에는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였더니, 같은 건물인데도 들어가는 입구를 몰라 한참을 헤매는 촌극이 벌어졌다. 세 차례나 사무실에 전화를 걸고 여기 저기 물어보는 등 완전 시골 노인 행세를 단단히 한 것이다.
어렵사리 구멍을 찾아 올라갔더니 이규상씨가 입구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해 간 사진파일을 검토하는 동안 책상위에 늘린 사진집들을 살펴보았는데, 유독 눈에 띄는 사진집이 가 편집된 양승우의 ‘나의 다큐사진 분투기’였다. 미처 글은 읽어 보지 못했지만, 강열한 사진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한정식선생께서 준비하는 포토에세이에 들어 갈 사진원고도 보여 주었는데, 여지 것 보지 못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기회도 얻었다.
‘눈빛출판사’ 이규상, 안미숙씨 내외와 성윤미씨, 그리고 정영신씨와 점심식사를 하러 갔는데, 담배 피우러 간 자리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성매매를 반대한다는 어느 단체에서 ‘청량리 588’사진집을 두고 시비를 걸더라는 것이다. 이미 40여년이 지난 사진이고, 본인의 동의하에 찍은 사진이라며 설득하였다고 한다. 미투가 사회쟁점화 되니 별 것으로 다 시비를 건다. “책도 팔리지 않는데, 문제 한 번 만들어 책이나 좀 팔자”는 농담을 했으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평소 이규상씨와 술자리만 하다 모처럼 커피 마시는 오붓한 시간도 가졌다. 그이의 구수한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뜻밖의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SNS가 성행한 10여 년 전부터 책보는 사람이 줄어들어 책이 팔리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니 책보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진집이 아니라 주로 인문서적이 잘 팔린다지만... 코로나가 세상질서를 많이 바꾸고 있었다.
이제 정영신씨만 바빠지게 되었다. 지금도 하는 일이 많아 얼굴보기 힘든데, 오래된 필름사진 수정하랴 그 당시 이야기 풀어 쓰랴 똥오줌 못 가리게 되었다. 늙어가며 편하게 살 생각은 않고 계속 일만 만드는 그가 안쓰럽지만, 어쩌겠는가? 죽고 나면 돈도 명예도 아무 짝에 쓸모없다는 내 말은 한 낱 메아리에 불과했다.
한국전쟁 중 영동 노근리 양민학살 현장을 기록한 ‘그해 여름 노근리’전이 지난 17일 후암동 ‘K.P Gallery’에서 개막되었다.
이 전시는 불행한 과거사와 진실을 쫒아 작업 해온 사진가 김은주씨와 만화가 박건웅씨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KP갤러리'는 동자동과 가까워 전시 개막일만 피해 가려했으나, 미안한 생각이 들어 미루어졌다. 며칠 전 정영신씨를 통해 제안해 온 초대전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동사무소에서 마스크 얻어 오는 길에 잠시 들렸는데, 전시 기획자를 만나 거절한 이유라도 변명하려 했으나 만나보지 못했다.
사진가 김은주씨가 기록한 노근리 쌍굴 다리의 흰 동그라미 표식들은 당시 숨져간 원혼들의 비명인 냥 가슴에 내려 꽂혔다. 인물의 장소성에 초점을 맞춘 사진에서 그 날의 참상을 떠올리며, 전쟁과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다. 피해자 증언으로 현장을 묘사한 만화가 박건웅씨의 그림도 당시 상황재현에 일조했다.
노근리 사건은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고통스러운 기억이고 증언이었다.
전시된 작품에서 아픈 기억들이 되 살아났는데. 전시장 모퉁이에서 상영되고 있는 피해자의 증언을 듣다보니 재차 분노가 치밀었다.
이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미군들이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로와 쌍굴다리에 폭격과 기관총을 무차별 난사하며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7월 25일 밤부터 7월29일 까지 자행되었다. 기밀 해제된 미국문서에 의하면 전선을 넘는 피난민까지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물론 피난민 속에 북한군이 숨어있을 것을 우려했겠지만, 아무런 방비도 없이 무리지어 피난을 떠나는 양민을 학살한 사건이라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1999년 9월 미국 AP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비밀 해제된 미 제1기병사단 군 작전명령에는 "미군의 방어선을 넘어서는 자들은 적이므로 사살하라. 여성과 어린이는 재량에 맡긴다."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참전병사 조지 얼리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소대장이 미친놈처럼 소리 질렀다고 한다. "총을 쏴라. 모두 쏴 죽여라." 총을 겨누는 곳에 어린이도 있다고 했으나, "목표물이 뭐든지 상관없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장애인이든." 아무리 전쟁 통에 눈알이 뒤집혔다 해도 어찌 이처럼 짐승만도 못한 만행을 저지를 수 있는가?
당시의 폭격과 기관총 난사로 사망자 135명, 부상자 47명 등 모두 182명의 희생자가 확인되었는데, 400여명의 희생자 대부분이 무고한 양민이었다. 지금은 겨우 20여명이 살아남았으나, 그 마저도 눈을 잃었거나 온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긴 분들이다.
무차별 사격에 가족을 잃은 정은용 노근리사건 대책위원장이 펴낸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1994,4)와 학살사건을 고발한 영화 “작은 연못”(2010,4)이 제작되어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는데, 전쟁 기록 문서를 찾아 전 세계에 알린 세 명의 AP기자는 2000년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건 피해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2004년에는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법안인 노근리 사건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유족들은 미국정부와 상 하원, 그리고 한국정부와 국회에 손해배상과 공개사과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어떤 배상이나 보상도 받지 못했다, 당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의례적인 ‘깊은 유감’ 이란 말만 들었을 뿐이다.
미군들의 만행은 노근리에 끝나지 않았다.
1950년 8월, 여수 남면 '이야포'와 '두룩여' 에서도 노근리와 비슷한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부산에서 피난민 수백 명을 태운 피난선이 여수 안도에 도착했는데, 당시 미군이 피난선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해 150여명이 숨졌고, 당시 해상에 있던 어부들 까지 숨진 것이다.
그리고 1951년 1월에는 미군들의 네이팜탄 폭격과·기총사격으로 민간인 360명이 희생된 단양 곡계굴 폭격 사건도 빼 놓을 수 없다. 당시 미 전투기 10여대가 영춘면 느티마을 일대와 곡계굴을 집중 폭격한 것이다. 곡계굴에 피신해 있던 피난민들은 네이팜탄 공격에 대부분 불에 타거나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필사적으로 탈출한 사람마저 총을 난사해 사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이 밖에도 순천, 광양, 곡성 등 전남 10여 곳에서도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다수가 숨졌지만, 기록이 부족해 인정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때죽음이었지만, 비극의 진상은 오랜 시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유가족들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 살았지만, 한 통속인 이승만정권과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날의 진실을 입에 올릴 수도 없었다.
‘진실화해위’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했으나, 유가족이 원하는 보상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참하게 양민을 학살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해 여름 노근리’전은 오는 8월1일까지 열린다. 다시 한 번 그날의 참상을 기억하며,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자.
그리고 오는 7월29일 오전 10시부터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원혼들을 추모하는 기념식도 열린다. 당초 한국전쟁 70주년의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젤리스톤갤러리는 인테리어 전문회사 (주)계선의 아이덴티티를 비주얼 아트로 표현하고자 설립한 All-Around 예술공간입니다. 젤리스톤은 인테리어에 있어 높은 품질과 기술을 선보여 온 (주)계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의 작품과 그에 맞는 공간 컨셉 스타일링을 동시에 제안합니다. 2020년 7월 17일 시작하는 개관전은 스트릿패션 포토그래퍼 남현범과 함께합니다. 『What a Coincidence.』에서는 기존에 해외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패션위크 사진 뿐 아니라,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공간을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작가의 신작도 공개됩니다. 우리의 일상적 풍경 속에서 남현범 작가가 찾아낸 우연한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을 재현한 전시공간에서 작가의 시선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전시기간 중에는 남현범 작가의 폴라로이드 사진촬영 이벤트 및 사인회가 진행됩니다. 신청방법 및 일정은 추후 젤리스톤갤러리 인스타그램(@jellystonegallery)에 공지 예정입니다. ■ 젤리스톤갤러리
남현범이 포착한 계획된 우연 ● 작가가 카메라 렌즈 너머로 거리를 구경하던 중, 빨간색 간판 상점 앞을 바쁘게 걸어가는 한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셔터를 누를 것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까지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작가도 여자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러나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일어나도록 정해져 있던 계획된 우연은 그렇게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겨졌다. ● 이렇게 사진가가 각자의 계획을 가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우연히 한 자리에 모인 장면을 포착하게 된다면 그 사진 속 상황은 그저 우연일까, 아니면 정해져 있던 일일까.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는 말처럼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작가의 습관이 좋은 사진을 남기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많은 준비가 갖춰질수록 좋은 우연이 발생할 확률도 증가하는 것일까. 과연 좋은 우연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하는 것이 인생이긴 하지만 어떤 우연을 만나든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서 어떤 기회로 만들어 낼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역할에 달려 있기 마련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0년 스트리트 패션 사진작가로 데뷔한 순간부터 남현범의 작업방식은 늘 우연한 상황을 순간포착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모든 사진은 작가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자칫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작가 스스로도 어느 시점에 어느 장소에 가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은 결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재미있는 점은 작가가 만족하는 사진들이 대부분 뜻하지 않게 일어난 우연들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음에도 그것들이 소위 업계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작가는 그저 보기에 재미있는 우연이 포착되면 셔터를 누를 뿐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우연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넘어간다. 그렇게 꾸준히 쌓아온 우연들이 모여 성공적인 결과로 드러난 상황조차 작가에게는 하나의 우연에 불과하다. 어쩌면, 무언가가 시선을 잡아 끌기 직전까지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큐레이터한테 또 잔소리 듣지 않으려면 오늘은 사진 좀 찍어야 되는데"정도가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남현범에게 아무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존 크럼볼츠(John D. Krumboltz, 1929~2019)의 계획된 우연 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에 의하면, 예기치 못한 우연적 요인들은 인간의 진로형성에 있어 80%의 영향을 끼치며,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에게 다가온 우연을 기회로 만든 사람들이다. 크롬볼츠는 우연적 사건이 기회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단순히 우연이 아닌 계획된 우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우연들을 자신에게 유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호기심, 인내심, 유연성, 낙관성, 위험감수성의 5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는 호기심, 셔터를 누를 타이밍을 기다리는 인내심, 피사체를 제한하지 않는 유연성, 일의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낙관성,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패션계를 벗어나는 위험감수성이 내가 인지한 남현범 작가의 강점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어쩌면 그의 성공은 애초에 계획된 우연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남현범이 사진작가의 길을 걸은 지도 올해로 만 10년이 되었다.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며 만나는 무수한 우연을 대하는 가치관이 작가의 오늘을 만들었다. 사람, 사물, 현장에 대한 기억, 선입견, 무지, 사건정보 등 그의 사진에는 하나의 우연이 완성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요소들이 들어 있다. 결국 그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란 계속해서 맞닥뜨리는 우연의 순간들을 그저 살아내는 것, 그래서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것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게끔 인과관계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사실 사전적 의미의 우연이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이 일어난 일을 의미하기 때문에 남현범의 사진은 엄밀히 말하면 우연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남현범의 사진이 우연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포착해낸 것이라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우연이라는 단어를 통해 전해지는 일종의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지난 4월, 5년 만에 남 작가를 만났던 날, 그는 이왕 학동역 사거리까지 나왔으니 근처 거리를 돌아보고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사용하는 바람에 여기저기 흠집투성이인 카메라를 목에 건 채였다. 인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던 중, 나도 모르게 가을방학의 '속아도 꿈결' 노래를 흥얼대고 있었다. ●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 놓고 가야만 하는 것" ● 언제나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상인 우리네 삶에서 정해진 목적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가는 일은 비생산적이라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매 순간 끌리는 것에 충실하며 취사선택을 반복하는 것 또한 하나의 살아가는 방법이기에, 앞으로의 작가의 행보에 가능한 걸림이 없기를 빌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전시를 준비하며 작가와 내가 마주칠 우연들에 대해,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면 그것이 어떤 계획으로 완성되어 있을지에 대해 예상해 보았다. 'What a coincidence!'는 젤리스톤의 개관전임과 동시에 작가의 신작이 첫 선을 보이는 중요한 자리이다. 내심 이번 전시가 작가의 커리어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획된 우연이기를 바라기도 했다. 어쩌면 그리 특별할 것 없이 그저 각자의 인생을 구성하는 수많은 우연들 중 하나로 남고 말겠거니 싶기도 했다.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 장서윤
Planned Happenstance Captured by Nam Hyun Bum ● While the photographer browsing the street through the camera lens, he spotted a woman scurrying while passing by a store with red signage. It took him less than one second to decide to shoot and to click the shutter. Neither the photographer nor the woman expected the encounter. However, it was planned happenstance that meant to happen at that time at the place. The moment is now left as a photo. ● Is it a coincidence or a destiny when a photographer captures a group of people in a photo who are in one place coincidently but at each scheduled plan of their own? As the saying "All things come to those who wait," the photographer's habit of bringing cameras everywhere obviously greatly assisted him in seizing those moments in photos. That says, is it really the more you wait the greater the chance for a good happenstance? What is a good happenstance? It is needless to say that the life flows as it may wish to flow, but I think it is on the hand of each individual to accept and challenge whatever coincidences the one encounter to make it as opportunities. ● Nam Hyun Bum debuted in 2010 as a street fashion photographer. Capturing the moment of coincidence has always been Nam's work style. All the photos he takes seize a moment that no one, not even the photographer himself, anticipated. Nam says that it is impossible to predict a specific place that would give him just the right scenes to capture. The interesting thing is that most of Nam's favorite photos come from happenstance and still, the series of happenstances lead to one success and another for Nam. Nam just clicks the camera shutter when he finds interesting encounters in front of his lens and he does not give particular meaning to those scenes. He simply moves on to the next coincidence awaiting for him. All these haps stack up to be one great success but that path also is just mere coincidence. Perhaps, all Nam thinks about before he spots a scene to seize might be "I should shoot some photos today to avoid nagging of the curator." ● I am not saying the un-planning accidentally trapped Nam into a successful result. According to the Planned Happenstance Theory by John D. Krumboltz (1929-2019), unanticipated coincidences take up 80% of people's lives, and people who successfully make the coincidences as their opportunities. Krumboltz uses the term "Planned Happenstance" because of the possibility that the happenstance may turn into opportunities for some people. To make the happenstances as their own, people should face them with 5 attitudes: curiosity, patience, flexibility, optimism, and risk-taking. What I found to be Nam's strengths; the curiosity to explore the new venue, the patience before clicking the shutter, the flexibility in choosing the objects to shoot without limitation, the optimism in enjoying the course of the work and not only the result and the risk-taking by stepping out of his comfort zone, in which the field of fashion. His attitudes contributed to Nam's success as his own planned happenstance theory. ● This year is the 10th anniversary of Nam's debut as a photographer. He untied himself from his previous studies and valued every second of the happenstances. And that has led him where he is today. For a happenstance to become something tangible, it has to have various factors such as people, objects, memories of the scenes, stereotype, information of the incident, and Nam's photo contains them all. For him, taking photos means boldly facing the moment of happenstances he encounters every day endlessly. When he looks back, all the dots are connected to one complete causality. The lexical definition of happenstance is an incidence without any causality. So, Nam's photo may not be so perfect fit for the lexical meaning of happenstance. Nonetheless, we still perceive his photos as naturally seized moments because everyone expects something tangible when they hear the words happenstance. ● I met Nam in five years in April. When we were saying good-bye, he told me he would stroll around the area of Hakdong Station just because he is here while a hand-stained camera without case hanging in his neck. On my way back to the office, I was, without noticing, humming "Still Dream" by Autumn Vacation. ● "Strolling should never have a set destination. We always just walk wherever it would take us to go. We may encounter one or visit a place just b'cause. Without a plan or strings attached to it, we just move on." ● We live in a world where setting targets, making plans, and putting efforts for successes are the norms of life and where aimless walking is often perceived as unproductive. Nevertheless, there is got to be other ways to live like clicking your life on and off by only listening to your heart. That is why I only wish the best for Nam's next click. While getting ready for this exhibition, I wondered how all these happenstances will become a complete plan in the end. "What a coincidence!" is meaningful for both Jellystone and the photographer, as it is the opening exhibition of Jelleystone and the first introduction of Nam's new collection to the public. I sincerely hoped this exhibition to bring something special planned happenstance to Nam's career. But I also thought this could be just one of many passerby coincidences he encounters. Thoughts collided and I was left without a conclusion. ■ Seoyoon Chang